김소영 위원장 "카카오 변화 의지 있다"…준신위 본격 가동(종합)
첫 회의서 업무 범위·권한 정립
카카오 계열사 합병·주식 대량 거래
준신위 사전 검토 받아야
카카오 쇄신의 열쇠를 쥔 외부 독립 기구 ‘준법과 신뢰 위원회(이하 준신위)’가 첫 활동에서 나섰다.
준신위는 18일 오후 1시 서울 강남구 EG빌딩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준신위는 카카오 그룹의 준법 감시와 내부 통제 체계를 일신할 수 있는 강력한 집행기구다.
위원장인 김소영 전 대법관은 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카카오는 10여 년 전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혁신의 대표주자로 국민께 많은 사랑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카카오를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은 최근 몇 년 새 우려와 비판으로 바뀌었다. 안팎으로 수많은 문제가 불거지며 국민에게 실망을 안긴 결과”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원인은 카카오에 있다”며 “카카오가 만들어 낸 혁신만 강조했을 뿐 그 뒤편에서 피해를 받은 사람들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다. 외형적 성장에 치우쳐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준과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위원장직을 맡으며 가장 고민한 지점으로 카카오의 변화 의지 여부였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첫 회의 이전 김범수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고민을 나누었고 카카오 크루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여러 목소리를 들은 결과, 카카오엔 산적한 문제점들이 많이 있지만 그만큼 구성원들이 변화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 11일 카카오·카카오게임즈·카카오뱅크·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페이는 ‘카카오 공동체 동반성장 및 준법경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사회 의결을 마치게 되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까지 포함하면 총 6개 회사가 위원회 출범에 함께하게 된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은 “카카오가 변화의 문을 연 만큼, 준신위는 카카오가 진정성을 가지고 준법경영을 실천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물론 경영진, 카카오 직원들 모두가 지금까지의 관습을 끊어내고 준법과 신뢰의 가치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가 앞으로 어떠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준법과 내부통제의 틀을 잡겠다”며 준신위가 당장 눈앞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쇼맨십’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반박했다.
이날 회의에서 준신위는 카카오 협약에 참여한 계열사들의 준법 관련 정책을 살펴보고 위원회가 처음으로 살펴봐야 할 주제가 무엇인지 논의 한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경영쇄신위원장)과 최근 카카오 대표로 내정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CA협의체 사업 총괄 담당),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은 참석하지 않았다.
준신위는 앞으로 준법경영·신뢰경영 원칙이 협약사에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정립 등 준법 통제 틀 마련 ▲주요 경영 활동에 대한 사전 검토 및 의견 제시 ▲준법 프로그램의 감독 및 권고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에 대한 직접 조사 ▲핵심 의사 결정 조직에 대한 감독 등을 진행하게 된다.
사전 검토 및 의견 제시에 해당되는 주요 경영 활동에는 협약사들의 ▲회계 처리 및 주식시장 대량 거래 ▲합병, 분할, 인수 등의 조직변경 및 기업공개 ▲내부거래 및 기타 거래 등이 포함된다. 이와 함께 이용자의 이익 보호 및 업계 상생과 관련해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가 있을 경우 해당 협약사에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으며, 최고경영진·준법지원인 등의 준법의무 위반에 대해 이사회에 의견을 제시하게 된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달 3일 준신위를 설립하고 초대 위원장으로 김 전 대법관을 위촉했다. 준신위 위원은 김 위원장을 포함해 김용진 착한경영연구소장(프리챌 공동창업자),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한국 은행법학회장),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 교수(전 한국 벤처창업학회장), 이영주 경기도 사회적 경제원 이사장(전 사법연수원 부원장), 이지운 서울신문 전략기획실장(전 편집국장),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등이다. 위원 임기는 2년이다.
한편, 같은 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영회의에 참석한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쇄신 TF부터 시작해서 크루(직원)들의 얘기를 들으며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 구상을 해보도록 하겠다"며 "(쇄신방향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카카오에 시간이 많지 않은데, 주어진 시간 속에서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따로 당부한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앞으로도 카카오가 좀더 쇄신할 수 있도록 잘해보자고 말했다"고 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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