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쏜 날, 북한 부상 만난 中 왕이 "지지와 신뢰"

18일 북한 박명호(왼쪽) 외무성 부상과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부장이 악수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사이트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18일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副相, 차관)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전략적 협력을 논의했다고 중국 외무부가 발표했다.

왕 위원은 이날 회담에서 “중·북 전통 우의는 두 당과 두 나라 원로 세대 지도자가 직접 맺고 키운 양국 공동의 귀중한 재산”이라며 “최근 몇 년간 두 당 두 나라 최고 지도자의 전략적 지도와 직접 관심 아래 중·북 전통 우호가 새로운 시대에 한층 더 빛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란이 교차하는 국제 정세에 직면해 중·북은 시종 서로 지지하고, 서로 신뢰하며 중·북 우호 협력의 전략적 의의를 보여줬다”며 “중국은 시종 전략적 높이와 장기적인 각도에서 중·북 관계를 보아왔으며 북한과 함께 소통과 협조를 강화하고 각 영역에서 교류 협력을 심화하며 양국 수교 75주년 일련의 기념 활동을 전개해 중·북 우호 협력 관계를 계속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왕 위원의 이날 “지지와 신뢰” 발언을 놓고 일각에서는 중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묵인해 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박 부상은 “두 당 두 나라 최고 지도자의 숭고한 의지와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따라 북·중 관계를 계속 심화 발전시키는 것은 북한 당과 정부의 변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했다. 또한 “북한은 중국과 함께 양국 수교 75주년을 계기로 북·중 형제의 우의를 공고히 하고 양국 관계가 끊임없이 앞으로 발전을 추동하기를 원하며, 북한은 중국과 함께 여러 협력을 강화해 공동의 이익을 수호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18일 북한 박명호(왼쪽) 외무성 부상과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부장이 회견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사이트

박 부상은 지난 2010년부터 2013년, 2017~2020년 주중 북한 대사관 공사로 근무했으며 중국주재 북한 임시 대리대사를 역임해 북한 내 ‘중국통’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외교부는 지난 15일 박 부상을 대표로 하는 북한 외무성 대표단이 내년도 수교 75주년 기념 활동과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이날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해 한미일 안보협력 등을 정세 악화의 원인으로 우회적으로 거론하며 대화를 촉구했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한반도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군사적 억제력을 통한 압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은 통하지 않으며 역효과를 내고 갈등을 더욱 격화시키며 긴장을 고조시킬 뿐"이라고 했다.

이어 "대화와 협상만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길"이라며 "관련 당사자들이 한반도 문제의 원인을 똑바로 보고 실제 행동으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추진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