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축구리그·관종·특전사식여행…올 한해 중국 달군 신조어는
시골 동네 축구 슈퍼리그를 말하는 '춘차오'(村超), 한국의 '관종'(관심종자)과 같은 의미인 '셴옌바오'(顯眼包), 최저 비용의 최대 효과를 추구하는 여생 스타일인 '특전사식 여행'(特種兵式旅遊), 전 세계를 휩쓴 챗(Chat) GPT 열풍을 반영한 '생성형 인공지능'(生成式人工智能)…
202년 한해 중국에서 유행한 신조어들이다. 지난 16일 중국 교육부의 어언문자정보관리국과 베이징어언대가 공동 설립한 국가언어자원 모니터링 및 연구센터는 올 한해 중국에서 유행한 '10대 신조어'를 선정·발표했다.
10대 신조어에 포함된 춘차오는 올봄 중국 서남부 오지인 구이저우(貴州)성의 첸둥난(黔東南) 먀오(苗)족·둥(侗)족 자치주 룽장(榕江)현에서 주최한 축구 리그서 유래했다. 동네 축구 경기장 관중석이 유럽 프리미어리그를 방불케 할 정도로 열기에 휩싸인 모습을 보고 네티즌이 '마을 축구 리그'를 줄여 춘차오로 이름 붙였다. 올 한해 큰 인기를 끌었다.
10대 신조어엔 중국공산당 선전기구가 올해 새로 만든 단어인 '글로벌 문명 이니셔티브'(全球文明倡議), '새로운 품질 생산력'(新質生産力), '소비 진작의 해'(消費提振年) 등 체제 선전 어휘도 포함됐다. 시 주석이 지난 9월 헤이룽장을 시찰하며 처음 언급한 ‘새로운 품질 생산력’도 들어갔다.
중국 IT 기업들이 앞다퉈 출시한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의 경쟁은 ‘수백 가지 딥 러닝 모형’이라는 뜻의 ‘바이모 대전(百模大戰)’으로 이름 붙였다. 직경 2.5m의 초대형 천체 망원경 묵자순천(墨子巡天), 환경보호를 위해 올해 8월 15일 처음 제정된 ‘전국 생태의 날(全國生態日)’도 10위 권에 포함됐다.
앞서 이달 초연 중국의 교열 기자들이 펴내는 어문 잡지 『교문작자(咬文嚼字)』가 온라인 투표를 통해 선정한 10대 유행어도 발표됐다. 여기엔 파트너·메이트를 뜻하는 '다쯔'(搭子), 정서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전파하는 능력을 말하는 '정서가치'(情緖價値), 중추신경계의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XX' 등 불황에 불안한 심리를 담은 유행어가 많이 포함됐다.
올해 중국에서 히트한 제품과 서비스에엔 불황이 반영됐다. '제로 코로나' 3년 만에 다시 시작된 가수들의 ‘음악 페스티벌과 라이브’, 마오타이 라테, 마오타이 초콜릿 등 중국의 고급 바이주(白酒) 브랜드 ‘마오타이(茅台) 콜라보’, 지난 10월까지 전년 대비 53% 판매량이 급증한 각종 복권, 당국의 국산품 사용 지시 여파로 인기를 끈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 등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15일 올해 중국에서 히트한 5대 상품으로 선정했다.
내년도 소비 트렌드로는 불황을 반영한 ‘디스카운트 유통’을 선정했다. 중국에선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과 잘 팔리지 않는 일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할인점 ‘핫맥스(好特賣)’가 전국으로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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