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연장판? 성남시립의료원에 정신질환 범죄자 수용 안돼"

박정훈 2023. 12. 1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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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강력 반발... 시립의료원 정상화 촉구 및 범죄자 입원 시설 지정 협약 철회 촉구

[박정훈 기자]

 
 성남시립의료원 정상화를 촉구 기자회견 모습
ⓒ 이석주 후보 SNS
 
"대학병원 대신 범죄자 입원시설? 중단하라."
"시립의료원은 시민을 위한 것이다."
"성남시의 향후 이미지가 우려된다."

신상진 경기 성남시장이 지난 13일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성남시의료원 내 중증 정신질환 범죄자 치료를 위한 법무병상 설치 관련 MOU를 체결한 가운데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중원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윤창근 전 성남시의장과 이석주 전 경기도갈등조전관은 14일 시청 앞 기자회견을 통해 시립의료원 정상화를 촉구하는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윤창근 전 의장은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성남시의료원, 대학병원 대신 범죄자 입원시설? 한동훈과 신상진은 '성남시의료원 중증 정신질환 범죄자 입원 시설 지정 협약' 당장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신상진 시장의 원칙없는 행정이다. 최근까지 시민의 반대에도 성남시의료원을 민간에 위탁한다고 하지 않았던가"라며 "중증 범죄 환자 입원 시설이 있는 의료원을 누가 위탁받겠다고 나설지 의문이다. 신상진 시장은 원칙없는 오락가락 행정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집회를 함께한 이석주 전 경기도 갈등조정관도 반발했다. 그는 18일 "이재명의 정치시작점인 시립의료원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것"이라며 "이재명의 정치 이미지 부정적 때리기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당 협약은)법적으로도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해당 시설은 법무부에서 시설을 짓거나 관련 시설을 활용해야한다"며 "향후 성남시 전체의 이미지도 큰 우려가 된다. 이번 행위는 행정적행위가 아닌 아주 계산된 정치적 행태"라고 주장했다.
   
 박영기 수정구 예비후보가 성남시와 법무부의 협약과 관련 1인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 박영기 후보 SNS
 
 지난 13일 신상진 성남시장(오른쪽)과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성남시
 
해당 지역구 의원인 윤영찬 의원도 연이어 목소리를 높이며 반발하고 있다.

윤 의원은 14일 "성남시립의료원은 시민의 의료복지 향상을 위한 노력 끝에 어렵게 설립된 병원이다. 법무부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산하기관이 아니다"라며 "법무부가 수용자 정신건강 문제를 진심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법무부 산하의 수많은 교정시설 중 한 곳을 현대화해서 정신질환 치료시설로 만들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신상진 시장은 답하라. 아직도 성남시의 원도심을 낙후된 도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인가. 정권 실세 법부부장관의 요청이라 시민의 뜻은 묻지도 않고 추진하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윤 의원은 15일 재차 자신의 SNS를 통해 "대체 왜 죄를 짓고 수감된 사람들의 정신질환 치료 시설을, 성남시민들의 의사는 물어보지 않은 채 성남시립의료원에 설치한다는 것이냐"라며 "어떠한 공론화 과정도 없이 시립병원을 범죄자 정신병원으로 지정하는 일은 결단코 막아야 한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체결한 MOU를 당장 철회하라"고 날을 세웠다.

현근택 후보도 18일 "성남시립의료원은 열악한 시민들의 의료환경을 위한 것"이라며 "재소자 중에 입원치료 필요한 사람을 치료한다는 것 아닌가. 구치소 연장판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신치료 하루 이틀에 끝나는 거 아니지 않나. 신상진 시장이 지원까지 하며 추진하고 있는데 이게 민간위탁과 어떻게 매치가 되나"며 "그들에 대한 치료 시설은 필요하나 왜 시민들의 위해 만든 시립병원인가. 이건 국가에서 만들어서 운영해야하는 거다.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수정구에 출마한 박영기 예비후보도 목소리를 보탰다. 그는 14일 1인 시위를 통해 "신상진 시장과 한동훈 장관의 업무협약 내용은 법무병상이라는 말로 순화시키려 하지만, 중증정신질환자 범죄자 치료 폐쇄 정신병동을 성남시의료원 내에 설치하겠다는 것"이라며 "쉬운 표현으로 교도소의 정신질환 범죄자 치료감호시설을 성남시의료원 내에 만들겠다는 말이다. 성남시는 애매모호하고 두루뭉술한 말로 본질을 흐리려 하지 마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5일에도 "성남시의료원을 정실질환 범죄자 법무병동(치료 교도소와 다를 바 없음)으로 만드는 신상진 시장과 한동훈 장관의 성남 시민 무시행위 용납할 수 없다"며 "반드시 철회시키겠다"고 강력 반발했다.

"4개 병상만 활용, 시민 안전 위해 구체적 대책마련 예정"
 
  
 성남시청 전경
ⓒ 박정훈
 
이에 경기 성남시는 법무부와 체결한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 및 공공보건의료서비스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과 관련 시민들의 우려와 오해가 없도록 사실관계와 후속 진행 상황을 15일 공개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현재 성남시의료원에는 56병상(폐쇄병동 36병상, 개방병동 20병상)의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이 설치되어 있다"면서 "그중 폐쇄병동 36병상 가운데 4개 병상만을 수용자 치료를 위한 법무 병상으로 활용하고자 법무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법무 병상은 일반 환자와 환자 가족 등의 이동 동선 및 공간과는 철저히 분리 설치해 우려와 달리 시민들이 안전하게 의료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시민 안전을 위해 법무부와 보안 기능 확충, 환자 선별, 병동 공간구획 및 운영 세부 규칙 등은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책(계호조치: 24시간 상주 및 4교대 근무)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성남시와 법무부는 13일 '교정시설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 및 공공보건의료 서비스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성남시와 시 의료원, 법무부는 ▲ 교정시설 내 중증 정신질환 수용자의 입원 치료를 위한 공공의료기관 내 법무병상 설치와 운영 ▲ 수용자에 대한 공공의료기관 진료 지원 등 치료 연계 시스템 구축 등에 협력한다.

또 ▲ 법정신의학 분야 의료인력 충원 협력체계 구축 ▲ 이상 동기 범죄 등 강력범죄 피해 회복 및 지역사회 공공안전 관련 정보 공유 등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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