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찬, 김웅 겨냥 "싸가지 없다"…비윤계 "시차적응 안 됐나"
국민의힘 내에서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비상대책위원장 추대를 두고 친윤(친윤석열)계와 비윤(비윤석열)계 간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친윤계인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추대에 반대한 비윤계 김웅(초선·서울 송파갑) 의원을 "싸가지가 없다"고 거칠게 비판하자, 비윤계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 15일 의원총회에서 한 장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에 빗대며 추대설에 반대했다. 김 의원은 당시 "우리가 국민의힘이냐, 용산의 힘이냐. 왜 짜고 와서 한동훈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미느냐"며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하면 내년 총선(승리)은 어렵다"고 반발했다.
이에 장 위원은 18일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비윤계나 비주류라고 하는 분들이 기본적으로 참 싸가지가 없다"며 "한 장관이 되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합리적으로 근거를 대고 설득하면 되는데 쓰는 단어를 보면 아바타나 김주애가 왜 나오나. 그럼 그렇게 잘난 김웅 의원이 차기 주자 1위 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해 "싸가지 없는 건 특정인과 친한 분들의 특징인 것 같다"며 "이 전 대표가 한동훈 장관에게 이렇다저렇다 하는 것은 한 장관의 대구 방문 이후 본인 신당에 대한 기대치가 뚝 떨어진 데 대해 질투하는 거로밖에 안 보인다"라고도 저격했다.
장 최고위원은 "국민들과 당원들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는 한 장관이 최우선 선택지로 거론될 수밖에 없다"며 "정치 경험이라는 이야기를 앵무새처럼 반복할 것이 아니라 새롭고 파격적인 선택의 길을 터주는 중진들의 결단과 헌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 위원의 거친 언사에 비윤계에선 비판이 잇따랐다.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은 "최고위원께서 지도부인데 당내에 다양한 목소리를 담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오로지 권력에 충성하지 않은 자 낙인만 있을 것이오'라는 것이다. 장 최고위원이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분으로 해석한다"고 비판했다.
다른 비주류 인사도 "대응할 가치가 없다"며 "네덜란드에 다녀오더니 아직도 시차 적응이 안 된 것이냐. 본인 지역이나 신경 쓰실 때"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강서구청장 선거도 대통령 의중이라 생각하고 밀어붙였다고 사고가 난 것"이라며 "지금 당에서는 계속 윤심(尹心)이구나 라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장관의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차출론은 김기현 전 대표의 대표직 사퇴 이후 꾸준히 거론됐다. 다만 일각에선 한 장관이 선거 경험이 없고 윤석열 대통령과 손발을 맞춘 경험이 많은 검사라는 점에서 야당의 비판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크리스마스인 25일을 전후로 비대위원장을 맡을 인물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 장관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이날 오후 예정됐던 외부일정인 '마을변호사 10주년 기념식' 참석을 돌연 취소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법무부는 차관이 대신 참석하는 이유는 밝히지 않으며 한 장관의 이날 다른 일정에 대해서도 "확인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행사엔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대신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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