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2’서 잠실 박살낸 이 기술…OTT도 디지털 트윈 적용한다

네이버랩스 3D 모델링 데이터로 잠실 구현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는 서울 종합운동장 등 파괴된 잠실 일대를 배경으로 시작한다. 파괴 현장이 놀라울 정도로 실감 나게 연출돼 시청자 눈길을 끌었다.

파괴된 도심 연출에는 네이버랩스가 보유한 서울시 3D 모델링 데이터가 활용됐다. 작품의 VFX(시각 특수효과) 전반을 담당한 위지윅스튜디오가 이 데이터를 재가공해 서울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현실 세계 기계나 사물 등을 가상세계에 구현한 것)을 구축한 결과다.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에서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가 파괴된 모습. (와이엔컬쳐앤스페이스 제공)

네이버랩스는 항공사진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도시 규모까지 3D 모델링을 할 수 있는 ‘어라이크(ALIKE)’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어라이크 솔루션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찍은 광범위한 규모 2D 이미지를 아주 정밀한 3D 모델로 복원할 수 있는 네이버랩스 자체 디지털 트윈 제작 기술이다. 이 기술로 구축된 데이터는 그동안 시설물 관리나 도시 계획, 도시 환경 시뮬레이션이나 모니터링, 자율주행을 위한 고정밀 지도 제작 등 공공분야에 주로 활용돼 왔는데, 이번 스위트홈 시즌2를 통해 드라마·영화 등 영상 제작 분야에서도 디지털 트윈 기술이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네이버랩스가 제작한 서울시 3D 모델링 데이터. (와이엔컬쳐앤스페이스 제공)

그동안 국내 VFX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도시 전체를 배경으로 구현할 경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단점이 있었다. 작업자가 일일이 그려내는 기존 방식으로는 비용·시간적 한계 탓에 가까이에서 보이는 도시 일부 모습만 구현하거나, 일부 배경 디테일을 아예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의미에서 업계는 앞으로 국내 콘텐츠 제작 기술이 상당히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이 콘텐츠 제작을 효율화하고 그래픽을 고도화하는 데 유용한 솔루션이 될 수 있어서다. 스위트홈 시즌2 VFX 작업에 참여한 위지윅스튜디오 관계자는 “기존 작업 방식으로는 잠실 전경을 이 정도로 실감나게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네이버랩스의 도시 규모 3D 모델링이 영상업계에서 상용화될 수 있다는 VFX 작업 효율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은 와이엔컬쳐앤스페이스(이하 YN C&S)가 주주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추진하는 ‘버추얼 프로덕션’ 연구개발(R&D) 일환으로 진행됐다. YN C&S는 네이버, 위지윅스튜디오, 넥슨, NP, YG엔터테인먼트 5개 회사가 모여 설립한 제작 토털 솔루션 운영사로 의정부 리듬시티에 약 1만평 규모 첨단 영상 제작 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버추얼 프로덕션 R&D는 YN C&S가 2026년 하반기 단지 준공(예정)을 앞두고 국내 콘텐츠 제작진의 신기술 경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 중인 프로젝트다. 주주사 5곳과 다양한 파트너사가 참여하고 있다.

YN C&S 관계자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R&D를 통해 국내 콘텐츠 제작 환경이 기술적으로 진보하는데 기여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