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인줄 알았는데 희귀질환…엉덩이 괴사에 대수술 받은 여성

병원서 괴사성 근막염 진단
피부 통해 균 감염되면 발생

독감에 걸린 줄 알았던 네덜란드의 50대 여성이 신체에 괴사가 발생한 걸 뒤늦게 발견, 엉덩이를 20㎝나 도려낸 일이 전해졌다.

최근 뉴욕포스트, 더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에 거주하는 여성 트레이시 에글린(59)은 독감 증상을 앓다가 5일 뒤 갑작스럽게 쇼크를 일으켜 병원에 이송됐다. 에글린이 일으킨 쇼크 증상은 패혈증 쇼크로, 위험할 정도로 낮은 저혈압 때문에 내부 장기에 혈액이 거의 공급되지 않는 증상이다.

병원에서 에글린은 독감이 아닌 '괴사성 근막염' 진단을 받았다. 또 그의 왼쪽 엉덩이에는 커다란 검은 혹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검사를 하며 살펴보니 엉덩이 왼편이 괴사로 검게 변해 있었다"며 "이미 괴사가 많이 진행돼 생존율이 10%밖에 안 되는 위급 상황"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의료진은 에글린을 9일간 잠들게 한 뒤, 총 3번의 수술을 통해 괴사한 조직과 근육을 도려냈다. 에글린은 매체에 "깨어났을 때 엉덩이 왼편 20㎝가 잘려 나간 상태였다"라고 전했다.

에글린은 수술 부위에 추가 감염이 생기지 않게 8개월 동안 카테터(복강, 소화관 등 내용액 배출을 위해 사용되는 관)를 부착하고 생활해야 했다. 또 평생 인공항문을 달고 살아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괴사성 근막염은 박테리아 감염으로 인해 근육의 겉면을 싸고 있는 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희귀질환이다. 주로 피부 상처를 통해 균이 유입되면서 발생한다. 또 벌레 물림, 수술 등으로 인한 균 감염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빨리 치료할수록 회복하기 쉽다. 증상 초기에는 항생제 투여만으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조직이 괴사할 정도로 증상이 심해지면 이를 제거해야 하는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사지마비, 패혈증 쇼크, 사망 등에 이를 가능성이 커진다.

에글린이 앓은 근막염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의료진은 과거의 상처, 혹은 피부 속에 갇힌 털을 통해 감염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괴사성 근막염을 예방하려면 평소 상처 관리를 통해 감염을 막아야 한다. 상처가 생길 경우 그 크기와 상관없이 반드시 소독하고 밴드를 붙여야 하며, 상처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는 수영하지 않는 게 좋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