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논평 삭제에 국힘 "공당 기본자세 안 되어 있다"

곽우신 2023. 12. 1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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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네덜란드 순방 성과 두고 충돌... 역공 가하는 여당 "외교 성과 인정, 그렇게 어렵나"

[곽우신 기자]

"팩트체크조차 하지 않고 비난에 급급한 것은 공당으로서의 기본자세가 안 되어 있는 것이다."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 성과를 비판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앞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논평을 내어 놓았다가, 일부 사실 관계가 틀렸다는 용산 대통령실의 지적을 받고 이를 철회했다. 그러자 여당은 이를 빌미로 적극적으로 역공을 취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 대통령실 반박 나오자 오류 인정 후 논평 삭제

발단이 된 것은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의 지난 15일 논평이었다. 그는 "ASML의 한국 R&D 센터 건설은 윤석열 대통령이 만든 성과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ASML은 이미 2021년 화성시, 경기도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업무협약을 했고, 지난해 11월 기공식을 가지고 해당 R&D 센터 건설에 착수했다"라는 지적이었다.

이어 "삼성, 하이닉스 등 민간기업의 노력과 경기도와 화성시의 지원으로 이뤄낸 성과를 '글로벌 반도체 동맹 완성'이라며 대통령 순방 성과물로 포장하고 가로채다니 기가 막히다"라며 "대통령실은 양심을 어디다 팔아먹었느냐. 정말 양심불량 대통령"이라고까지 날을 세웠다.

그러자 다음날인 16일, 대통령실이 직접 반박에 나섰다. 출입기자들에게 공지를 통해 "이번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방문에서 성사된 ASML-삼성 간 1조 원의 R&D 센터 건립은 기존의 투자 프로젝트와는 전혀 다른 별개의 사안"이라며 "민주당의 논평은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잘못된 것으로, 대통령 순방 성과를 정치적으로 폄훼하려는 의도까지 보인다"라는 것.

그러자 최 대변인은 17일 "바로 잡는다. 제가 지난 15일 발표했던 브리핑은 사실과 달라 삭제 조치하겠다"라고 알렸다. "대통령실의 해명을 납득하고, 사실과 달랐음을 인정한다"라며 "민주당은 '바이든', '날리면' 식의 해명은 하지 않는다. 책임있는 대한민국 제1야당으로서, 잘못된 점이 있다면 겸허히 수용하고 바로 잡겠다"라고 밝혔다.
  
 (벨트호벤=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소재 ASML 본사를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가운데)과 함께 방문해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오른쪽)의 안내를 받고 있다. 2023.12.13 [공동취재]
ⓒ 연합뉴스
 

다만 "피드백이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라며 "국민께서 대통령실의 답과 해명을 요구하는 사안들이 아직 한가득 쌓여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덜란드 순방 당시 과도한 의전을 요구해 주네덜란드 한국 대사가 초치 당한 데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은 무엇인가?" "엑스포 개최지 투표 나흘 전 윤석열 대통령이 파리에서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 모아 한가로이 폭탄주를 즐긴 데 대한 해명은 무엇인가?"라고 날을 세운 것.

그 외에도 대통령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는 이슈들을 열거하며 "대통령실의 물음에 민주당은 답을 했다. 이제 국민과 민주당의 물음에 대통령실이 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유리할 때만 입을 열고 불리하면 숨어버리는 무책임한 태도에서 벗어나 국민의 물음에 답하시기 바란다"라고도 덧붙였다.

"대통령 외교 성과 조금이라도 인정해주는 것, 그게 그렇게 어렵나?"

하지만 반응은 용산 대통령실이 아니라 여당에서 먼저 나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계기로 성사된 ASML과 삼성전자 간의 R&D센터 설립 프로젝트에 대해 민주당이 허위 논평을 내놓았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아무리 뛰어난 외교 성과를 올려도 민주당이 결코 정당한 평가를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팩트체크조차 하지 않고 비난에 급급한 것은 공당으로서의 기본 자세가 안 되어 있는 것"이라며 "정쟁은 국경 앞에서 멈추는 것이라고 하지만 민주당은 오히려 외교 분야에서 더욱 이념적 협소함과 편향성을 보이며 정쟁을 부추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외교에 대한 민주당의 과거 평가들도 언급하며 "1980년대 운동권이 갖고 있었던 친소·친중 의식이 여전히 민주당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는 것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라며 "그와 같은 시대착오적 인식 세계에다 이제 팩트 체크마저 하지 않고 함부로 비난을 일삼으니 G7에 근접한 나라의 책임 있는 제1야당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직격했다. "대통령이 외교 성과를 내면 조금이라도 인정해주는 것,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는 볼멘소리도 함께였다.

강사빈 상근부대변인 역시 "민주당의 뻔뻔스러움이 근거가 명확해야 할 당 공식 논평에서도 보였다"라며 최민석 대변인의 이후 대응에 대해서도 "가짜뉴스 선동을 하고도 반성은커녕 도리어 큰소리친 셈"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의 잘못된 주장은 극성 친야 성향 팬카페에서 비롯된 가짜뉴스였다"라며 "거대 야당의 '입'인 대변인단부터 사실관계 파악도 전혀 하지 않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헛소문'을 그대로 정당의 '공식 입장'인 논평으로 작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떻게든 정부를 힐난하고 국민을 상대로 거짓 선동을 일삼는 민주당의 행태에 국민께서 어떻게 바라보실지 심히 우려스럽다"라며 "민주당은 가짜뉴스 선동을 멈추고, 비난에 눈먼 이 같은 행태를 반성하기 바란다"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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