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무시하는 금쪽이, 오은영은 '아빠'를 지목했다

김종성 2023. 12. 1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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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채널A 예능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 새끼>

[김종성 기자]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3주 동안 휴식기를 가진 채널A 예능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 새끼>가 돌아왔다. 15일 방송에서는 만 5세 아들을 양육 중인 부부가 스튜디오에 출연했는데, 그들의 고민은 '금쪽이가 엄마 앞에서만 분노를 표출한다는 것'이었다. 아빠와 있을 때나 유치원 등 다른 장소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금쪽이가 어째서 유독 엄마 앞에서만 돌변하는 걸까. 그 이유를 찾기 위해 금쪽이의 일상을 들여다봤다.

금쪽이는 장난감을 치우라는 엄마의 말을 무시하며 오히려 "말대꾸 좀 하지 마"라며 호통을 쳤다. 짜증을 내며 엄마 탓을 하기도 했다. 엄마는 자신의 말이 먹히지 않자 아빠 카드를 꺼냈다. 이에 금쪽이는 분에 못 이겨 엄마를 발로 차고, 스스로를 때리기도 했다. 둘의 대화는 누가 누구를 혼내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였고, 모자는 간단한 소통도 어려워 보였다.

"금쪽이가 엄마를 함부로 대해요. 그리고 무시하는 태도가 있어요." (오은영)

한 차례 갈등 끝에 결국 장난감 정리는 엄마의 몫이 됐는데, 그런 상황에서 엄마는 금쪽이에게 사과까지 건넸다. 자신에게 잘해주지 않는다는 금쪽이의 억지에 마음이 약해진 것이다. 오은영 박사는 금쪽이가 엄마에게 명령조로 말하며 하대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엄마가 금쪽이를 대할 때 독특한 특징이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① 훈육 현장에서 아빠를 소환
② 지나치게 많은 질문

오은영은 훈육 현장에서 "아빠 오면 혼나"같은 태도를 견지한다는 건 엄마는 지도력을 내려놓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아빠가 있을 때는 금쪽이도 일시적으로 말을 듣겠지만 아빠가 없을 때는 점점 더 엄마를 함부로 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장난감 정리는 의견 교환보다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며, 금쪽이가 질문형 말투를 그대로 배운 것이라 설명했다. 이는 엄마의 태도가 바뀌면 금쪽이도 금방 배워서 바뀔 수 있는 부분이었다.

가정 내 힘의 불균형 때문에 벌어지는 일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아빠는 엄마의 허용적인 양육 방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아이가 해달라는 걸 다 해주고,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게 못마땅한 듯했다. 엄마는 늦게 아이를 낳았기 때문인지 한없이 약해진다고 털어놓았다. 오은영은 지나치게 허용적인 환경에서 키우면 버릇없는 아이로 자랄 가능성이 높다며, 즉각적인 욕구를 참는 방법과 만족을 지연시키는 능력이 떨어져 행복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금쪽이네의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바로 싸늘한 부부 관계였다. 퇴근한 아빠는 엄마를 본체만체했다. 아빠는 너저분한 거실 상태, 잘못 닫혀 있는 창문 등을 못마땅해하며 불만을 쏟아냈다. 엄마는 전전긍긍할 뿐이었다. 식사 시간에는 엄마를 핀잔주기 바빴다. 엄마가 금쪽이에게 식사 예절과 방법을 가르치자 '잘 먹는 애한테 왜 그러냐'며 구박했다. 

"부부간에 힘의 불균형, 서열의 불균형이 그대로 드러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어요." (오은영)

금쪽이는 식사 후 젤리를 달라고 보챘고, 아빠는 그런 금쪽이를 옹호했다. 밥을 다 먹은 후에는 젤리를 주기로 약속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또, 옆에서 엄마가 금쪽이에게 맞고 있어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부자의 합심에 결국 엄마는 모든 걸 금쪽이의 뜻대로 해줄 수밖에 없었다. 오은영은 부부간 힘의 불균형을 지적하며, 부부는 나이에 무관하게 같은 위치의 서열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쪽이네의 경우처럼, 한쪽 부모에게 힘이 쏠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이가 힘을 가진 부모를 동일화하게 된다. 동일화란 동일화란 부모 등 중요한 인물의 태도와 행동을 자기 것으로 만들면서 닮는 것인데, 금쪽이는 아빠가 엄마를 무시하는 태도를 고스란히 따라 하고 있었다. 엄마에게 지시하고 명령조로 말했던 것 역시 아빠를 답습한 것이었다. 

그런가 하면 금쪽이는 또래보다 사회성 발달이 늦어진 상태였다. 실제로 친구 관계에서도 막무가내였다.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굴었다. 오은영은 아빠에게 금쪽이와 얼마나 자주 놀아주냐고 질문했다. 아빠는 거의 놀아주지 못하고 여행도 가지 못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 사회적 교류도 많이 하지 않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부분은 왜 중요할까. 

아이들은 타인과 친해지고 갈등을 해결하는 법을 부모를 보고 배우기 마련이다. 하지만 금쪽이는 아빠의 사회적인 모습을 경험하지 못했고, 부모를 통해 타인과 교류하는 경험의 폭이 좁았다. 집에서 아빠와 엄마밖에 보고 배울 사람이 없는데, 늘 티격태격하고 싸우는 모습뿐이니 사회성을 제대로 습득할 수 없었으리라. 불안한 관계를 보고 자란 금쪽이가 긍정적 관계를 맺긴 어려웠다. 

"제일 걱정이 되는 건 자기의 의견을 아주 온전히 받아주지 않으면, 자기가 싫은 걸 시키면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껴요." (오은영) 

부부의 갈등은 소소하지만 종일 이어졌다. 부부는 아이 앞에서 상반된 의견을 여과 없이 노출했다. 금쪽이는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또, 갈등에 대처할 방법을 배우지도 못했다. 한편, 금쪽이는 엄마 아빠의 싸움이 자신의 탓이라고 여기며 눈물을 쏟았고, 엄마는 행복하지 않은 자신의 삶을 한탄했다.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밖에 없고, 이해해 주는 사람은 없다며 눈물을 쏟았다. 

오은영의 처방, 가장 시급한 아빠의 변화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처방은 무엇일까. 우선, 엄마를 함부로 대하는 금쪽이의 행동은 반드시 교정이 필요했다. 오은영은 규칙과 지시를 분명하게 전달해 싫어도 할 건 하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하면 금쪽이는 금세 바뀔 거라는 희망도 전했다. 엄마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엄마는 가까운 사람과 소통해야 행복한 성향인데, 남편과 대화가 어렵다 보니 금쪽이가 유일한 대화 상태가 되어버린 상태였다. 

하지만 하지만 아이와 대화할 때와 성인과의 대화는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가장 시급한 건 아빠의 변화였다. 부부 사이에도 충분한 대화가 필요해 보였고, 아빠와 금쪽이의 소통도 활발해져야 했다. 우선, 부부 솔루션을 진행했다. 심리극 상담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아빠는 평소 자신이 아내에게 내뱉던 모진 말들을 묵묵히 들으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눈을 뜬 아빠는 "아내가 이 정도로 힘든지 몰랐다"며 고개 숙였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아본 적 없었다며, 평소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집으로 돌아간 아빠는 거울을 보고 폭풍 연습에 돌입했다. 물론 첫걸음을 떼는 건 쉽지 않았다. 서로 마주 보고 앉았지만, 아빠는 애정 표현에 여전히 힘들어했다.  

그런 아빠를 돕기 위해 애정 표현 미션을 완수해야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애정 뷔페'를 차렸다. 칭찬 한마디, '사랑해'라고 말하기, 포옹하기, '볼 맞대기 뽀뽀하기 등 미션을 통해 애정 표현을 하는 엄마 아빠의 모습을 지켜보는 금쪽이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또, 아빠는 가족 서열 정리를 통해 금쪽이에게 엄마의 위치를 설명해 주었다. 금쪽이가 제대로 이해했을까. 

다음날, 금쪽이는 식사 전에 사탕을 달라고 졸랐다. 평소와 같이 갈등이 촉발됐지만, 엄마는 이전과 달리 단호한 태도로 규칙을 전달했다. 명확한 태도로 의사를 전달하자 금쪽이도 달라졌다. 질문을 덜어내니 엄마의 훈육에 힘이 더해진 것이다. 아빠는 금쪽이에게 칭찬을 하는 등 소통에 힘을 쏟았다. 가족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기도 하는 등 조금씩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금쪽같은 내 새끼> 172회를 통해 부모가 아이의 거울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여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엄마를 무시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에게 부모에 대한 존중을 바라는 건 어불성설일 것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희망적인 것은 부모가 달라지면 아이도 변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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