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설에…"정치 한번 안해본 사람이" 갑론을박

김기현 대표의 사퇴 후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면서 신임 비대위원장을 두고 당내에서 갑론을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여당 차기 대선주자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유력한 비대위원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경험이 부족한데다, 야당의 '검찰공화국' 프레임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지금 윤석열 정부를 두고 검찰공화국 얘기를 야당이 많이 하는데, 그런 상태에서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어떤 평가가 나올지'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일단 그런 (검찰공화국) 리스크는 안고 들어가야 된다는 걸 감안해야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조희대 대법원장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한동훈 비대위'로는 야당이 제기하는 '검찰공화국' 비판을 피해가기 힘들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 역시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야당의 선거프레임에 걸릴 수 있다"며 "그렇지 않아도 검찰 출신에 대한 그런 국민적 여러 가지 비판 여론이 많거든요.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비대위원장까지 검사 출신을 모셔오는 이 부분은 아무래도 선거프레임으로 좋지 않다"고 했다.

한 장관이 윤석열 장관의 측근이라는 점 때문에 '윤석열 아바타' 논란을 피해갈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당내 토론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딸인 '김주애'를 한 장관에 빗대며 '윤석열 대통령과 너무 겹쳐 보인다'는 취지의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서 "한 장관이 대통령한테 아바타 같은 역할을 하라고 그러면 그분이 그런 걸 역할을 하겠나?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지만, "이렇게 좋은 (정치적) 자원이 너무 일찍 등판을 해서 야당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지 않겠나, 그러면 상처가 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 장관이 정치인으로서 경험이 부족해 비대위원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새로운선택' 창당대회서 "그 사람이 정치를 한 번도 안 해봤던 사람인데 그 사람이 갑자기 비대위원장을 와서 뭘 할 수 있겠느냐"며 '한동훈 비대위'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하지만 정치적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반드시 부적격 사유로 작용할 수는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서 "지금 우리 당에 필요한 건 여의도 문법이나 정치 경험이 아니다"라며 "일부 중진이나 비주류에서 정치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렇게 정치 경험 많으신 분들이 그럼 왜 이때까지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에서 한 장관 근처에도 못 가는 것인가"라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