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 맑은누리타워에 가봤습니다
[배은설 기자]
아침에는 사과와 바나나를 먹었으니 과일 껍질이 나왔고 점심에는 포장김을 먹고 나서 플라스틱 트레이를 버렸다. 중간 중간 군것질을 했으니 과자 포장지도 버렸고, 입을 닦을 때나 먼지를 닦을 때 몇 번이나 휴지를 썼다. 아! 저녁에는 짜장면과 탕수육을 포장해 와서 먹었구나.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쓰레기를 만들고 말았다.
사실 이건 지금 바로 생각나는 것만일 뿐이고, 이밖에도 일일이 나열할 수 없는 작은 쓰레기들까지 다 합해보자면... 단 하루만 해도 내가 버린 쓰레기는 과연 얼마나 될까. 매일같이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만들고 있으며, 이 많은 쓰레기들은 어디로 가서 어떻게 처리될까를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나는 있었던가 싶다.
우연히 경북도청신도시에 위치한 맑은누리파크(안동시 풍천면)의 수영장, 찜질방, 실내스크린골프연습장과 같은 주민편의시설이 오는 12월 18일 월요일부터 2024년 1월 5일까지 무료 시범 운영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맑은누리파크는 경상북도에서 운영하는 생활폐기물 처리시설이라고 한다. 무려 안동, 예천, 영주, 문경, 상주 등 경북 북부지역 11개 시군의 생활폐기물과 음식물폐기물을 처리한다고 한다. 의외로 쓰레기 처리장은 내가 사는 곳에서 30~40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있었다.
생활폐기물 처리 시설에 위치한 탁 트인 전망대
▲ 생활폐기물 처리시설이자 자원회수시설인 맑은누리파크에 위치한 맑은누리타워 |
ⓒ 배은설 |
▲ 경북북부지역 11개 시군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는 맑은누리파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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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맑은누리파크 홈페이지에도 들어가 봤는데, 이에 따르면 이곳은 단순 소각장과 다른 자원회수시설이었다. 매립하기 전 단계에서 소각처리(중간처리)함으로써 매립물의 부피를 줄여 매립지의 수명을 연장하고, 폐기물을 850℃ 이상의 고온으로 연소분해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소각열은 회수하여 전력을 생산하고, 다이옥신 등 소각 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은 첨단 방지시설을 통해 최소화한다고 한다.
이렇게 대략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아본 뒤 전망대로 향했다. 전망대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자 굴뚝에서 나오는 하얀연기 '백연'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백연이란 쓰레기를 소각하면서 발생되는 따뜻한 수분이 외부의 찬 공기와 만나 수증기가 연기처럼 보이는 현상을 이른다고 했다.
▲ 맑은누리파크 홈페이지 (맑은누리파크.kr) 캡쳐 |
ⓒ 배은설 |
그렇게 잠시 후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푸른 하늘과 산을 담은 탁 트인 전망이 한 눈에 들어왔다. 전망대 1층에는 풍경을 더 가까이 관찰할 수 있는 망원경 및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별자리 알아보기 등이 마련돼 있었다.
▲ 유리전망대를 비롯해 쾌적한 공간으로 꾸며진 맑은누리타워 |
ⓒ 배은설 |
▲ 하늘을 담은 탁 트인 전망이 돋보이는 맑은누리타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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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해야할 일, 쓰레기 줄이기
▲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사진 전시 |
ⓒ 배은설 |
무엇보다도 진지하게 이런 생각을 하게끔 만든 건 직관적으로 눈앞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였다. 통창 너머로는 앞서 엘리베이터 내부 안내문에서 접했던 백연이 실제로 전망대 위로 끊임없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수많은 쓰레기들이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소각되고 있는 것일 터였다.
▲ 맑은누리타워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가 만들어낸 그림자 |
ⓒ 배은설 |
가볍게 나들이 온 이곳에서 생각지 못하게 생각이 많아졌다. 많아진 끝에 내린 결론은 그랬다. '쓰레기부터 줄이자' 진부하지만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건 그거였다. 아니, 할 수 있다가 아니라 마땅히 그래야 하는 거였다. 말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지금 이 순간부터.
덧붙이는 글 | 위 글은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tick11)에도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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