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중국車, 변수 아닌 상수로 여겨야 하는 까닭

최대열 2023. 12. 1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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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전기차 굴기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의구심과 경계가 뒤섞여 있다.

의심은 내연기관 자동차나 반도체 고급 기술을 가다듬는 데 어려움을 겪었듯 전기차 역시 주도권을 가져가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남들보다 앞서 구축한 덕분에 중국의 전기차 생태계는 앞으로 위상을 더 공고히 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쪽도 있다.

전동화 차량의 성능과 직결된 배터리는 중국이 공급망을 꽉 쥔 것은 물론 배터리 교체 등 다양한 응용 기술도 앞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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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한달간 판 전기·수소차
韓서 10년 넘게 팔린 양 맞먹어
직접 만든 전기차 내놓는 등
커진 외형만큼 내실도 튼튼

중국의 전기차 굴기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의구심과 경계가 뒤섞여 있다. 의심은 내연기관 자동차나 반도체 고급 기술을 가다듬는 데 어려움을 겪었듯 전기차 역시 주도권을 가져가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수십 년간 기술을 갈고 닦은 내로라하는 선진국 메이커가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남들보다 앞서 구축한 덕분에 중국의 전기차 생태계는 앞으로 위상을 더 공고히 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쪽도 있다. 미국이나 유럽이 자유무역 기치를 내건 세계무역기구(WTO) 정신을 거스른다는 지적을 무릅쓰며 중국산을 노골적으로 차별하는 것도 그래서다.

어느 쪽에 의미를 더 부여하든 확실한 건 중국의 전기차 생태계가 현시점에선 어느 나라보다 비교우위라는 점이다. 지난달 중국에서 팔린 신에너지차(NEV)는 84만대 정도다. NEV는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차를 일컫는다. 차세대 동력원을 써 미래 이동수단으로 꼽히는 차종이다. 배터리 전기차만 따져도 55만대 넘게 팔렸다.

우리나라에 올해 10월 기준 등록된 전기차·수소차가 55만대 정도니, 거칠게 비교하면 한국서 10년 넘게 팔린 전기·수소차를 모두 합하면 중국서 한 달간 파는 물량하고 엇비슷하다는 얘기가 된다. 여기에 주변 해외로 수출한 게 20만대 정도 더 있다. 내연기관을 포함해 중국서 지난 한 달간 팔린 전체 자동차가 300만대 정도니 전동화 침투율은 35% 정도가 된다. 갓 10%를 넘는 우리나라와는 상황이 다르다.

여전히 비싼 데다 충전 인프라 등 불편한 점이 많아 우리나라나 미국 같은 곳에선 이미 수개월 전부터 성장세 둔화, 속도조절론이 불거졌다. 반면 중국은 여전히 순항 중이다. 많이 만들다 보면 잘 만들게 된다는 제조업의 기본 원리는 중국의 전기차에는 들어맞을 가능성이 높다.

외형만 큰 건 아니다. 지난 10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재팬 모빌리티쇼 취재진 사전공개행사 첫날, 가장 붐빈 곳은 자국 브랜드 도요타도 혼다도 아닌 중국 비야디(BYD)의 부스였다. 비야디는 유럽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올 한 해 유럽서 출시한 신차를 대상으로 평가해 상을 주는 올해의 차에 중국 메이커가 올라온 건 처음이다. 테슬라나 BMW, 엔비디아는 자율주행을 연마하는 무대로 중국을 택했다. 전동화 차량의 성능과 직결된 배터리는 중국이 공급망을 꽉 쥔 것은 물론 배터리 교체 등 다양한 응용 기술도 앞서간다.

애플이나 LG 같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전장 기업이 자동차를 만들 것이란 소문이 실체 없이 스러져갔다. 반면 화웨이나 샤오미는 직접 만든 전기차를 하나둘 내놓고 있다. 적잖은 업력을 지닌 르노코리아자동차, KG모빌리티는 중국 업체로부터 전동화 기술을 들여온다는 사실을 스스럼없이 알린다. 테슬라 오너 사이에선 미국 공장에서 만든 것보다 중국산이 품질이 더 낫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중국산 전기차가 겉으로 커진 만큼 내실도 잘 다졌다는 방증이다.

19세기 독일이 만든 자동차는 20세기 들어 미국에서 대중화의 길을 텄다. 20세기 중후반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두각을 나타낸 곳은 일본이다. 새로운 에너지원을 쓰고 자율주행 기술을 버무린 미래 이동수단 주도권 경쟁이 한창 치열해진 지금, 상대와 겨룰 무기를 가장 다채롭게 갖춘 곳은 중국이다. 불과 십수 년 전 거대한 시장 외에는 별 볼 일 없던 중국은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선 변변찮은 변수로 취급받았다. 이제는 중요한 변수를 넘어 상수(上手·常數)가 됐다는 걸 받아들일 때다. 버거운 상대다.

산업IT부 차장 최대열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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