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미술품 조각투자 청약…유의할 점은? [이슈N전략②]

신재근 기자 2023. 12. 1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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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신재근 기자]
<앵커> 미술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조각투자가 오늘부터 가능해집니다.

그동안 암암리로 이뤄지던 조각투자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게 된 건데요.

신재근 기자와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신 기자, 미술품 조각투자 어떤 건가요?

<기자> 미술품 조각투자는 조각투자업체가 실물 자산인 미술 작품을 선매입 한 후 미술품을 재판매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분배하는 걸 뜻하는데요. 이를 전문 용어로 ‘투자계약증권’으로도 부릅니다.

이번에 열매컴퍼니란 조각투자업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술 작품에 대한 조각투자 공모 절차를 진행하는데요. 열매컴퍼니는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대표작인 ‘호박(Pumpkin)’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투자계약증권 1만2,320주를 주당 공모 가격 10만 원에 공모합니다. 청약 기간은 오늘부터 22일까지입니다. 증거금으로 투자금의 100%를 납입해야 하는데, 청약금액이 공모금액보다 높으면 투자금에 비례해 지분을 나눠 갖게 됩니다. 다만, 기존 공모 청약과 다른 점은 청약을 증권 계좌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아트앤가이드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합니다.

앞서 이 회사는 호박을 11억2천만 원에 선매입했고, 향후 이 작품의 가격이 오르게 되면 매각 차익을 통해 수익을 내게 되는데요. 이번 공모를 거쳐 향후 거래소에 상장까지 하게 되면 우리나라도 미술품의 지분을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앵커> 적은 가격으로 11억 원에 달하는 미술 작품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소액으로 부동산에 전문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리츠'와 비슷한 것 같은데요. 투자시 유의할 점은 없습니까?

<기자>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은 투자 기간이 3년~5년으로 긴 점이 단점으로 꼽힙니다.

조각투자업체가 기초자산을 처분해야 수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한 번 투자하면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는 건데요. 어느 금융상품이나 마찬가지지만 반대로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고스란히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안정적인 투자 성향의 투자자라면 조각투자에 나서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세계 경기가 위축된 점도 미술품 가격에 부정적인 요인인데요. 미술작품이라는 것이 사치품의 일종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경기가 좋아야 작품 수요도 늘어납니다.

2021년부터 해를 거듭할수록 낙찰률은 떨어지고, 유찰률이 높아지는 점도 불안 요인입니다.

주식과 달리 미술품의 적정 가격을 따지기가 까다로운 점도 투자시 주의해야 할 점으로 꼽히는데요. 일반 공모주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과정을 거쳐 주식의 가치를 산정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조각투자는 이 부분이 생략되기 때문에 적정가격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 곧바로 상장돼 거래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증권의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각투자가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인 것은 분명한 사실인데, 향후 조각투자 시장 규모가 얼마만큼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나요?

<기자> 조각투자라는 게 고가의 미술품뿐만 아니라 음악 저작권, 와인 등 다양한 실물자산과 지식재산권을 토큰증권(STO) 형태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의 확장성이 무한하다는 평가인데요.

오는 2030년 시장 규모가 367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신종증권 시장 개설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에 공모 절차에 나서는 열매컴퍼니 말고도 수많은 기업이 조각투자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미술품 경매, 중개 사업 등을 하는 서울옥션의 자회사 서울옥션블루는 지난달 말 토큰증권 사업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케이옥션은 자회사 투게더아트를 통해 조각투자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증권 업계는 이 중 ‘갤럭시아머니트리’를 주목하고 있는데요. 조각투자라는 것이 결국 지식재산권을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중요한데, 경주마,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당야한 산업의 지식재산권을 확보해 투자계약증권 발행·유통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신재근 기자 jkluv@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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