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골든글로브 정조준 '패스트 라이브즈', 기세 남다르다 [D:영화 뷰]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지난 1월 제39회 선댄스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첫 선을 보인 후, 단숨에 화제작으로 급부상한데 이어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다양한 영화제를 통해 공개된 후 "의심할 여지없이 올해의 최고의 영화이자 오스카 시상식 유력한 경쟁작"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를 입증하듯 오스카 캠페인 시즌인 현재, '패스트 라이브즈'는 연일 해외 유수의 시상식 및 영화제에서 노미네이트 및 수상 소식을 전하고 있다. 현재까지 '패스트 라이브즈'는 제29회 크리스틱 초이스 어워즈 영화 부문에 작품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3개 부문에 호명됐으며, 골든글로브 시상식 5개 부문,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 5개 부문으로 최다 후보에 올랐다.
또한 오스카 주요 지표로 여겨지는 고담 어워즈 최우수 작품상, 미국영화연구소 '올해의 10대 영화'에 선정됐을 뿐 아니라, 전미 비평가 위원회, LA 비평가 협회상, 뉴욕 비평가 협회상 등 다수의 권위 있는 협회와 시상식에서 압도적 수상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 매체들도 '패스트 라이브즈'의 골든 글로브 수상과 오스카 입성에 우호적이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가 예측한 오스카 작품상 유력 후보 10편 중 '패스트 라이브즈'가 '플라워 킬링 문', '오펜하이머', '바비'와 함께 포함돼 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이 연출했으며 CJ ENM과 A24가 공동투자배급한 영화다. 어린 시절 헤어진 뒤 20여 년 만에 뉴욕에서 재회한 나영(그레타 리 분)과 해성(유태오 분) 운명적인 이틀을 그렸다.
2020년 '기생충'이 오스카에서 4관왕을 휩쓸고 OTT 플랫폼의 성장으로 K콘텐츠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할리우드에서는 미국계 한국인 창작자들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는 2021년 오스카에서 여우조연상,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으며 저스틴 전, 고코나다 한국계 감독이 공동 연출한 애플TV '파친코'는 크리스틱 초이스 어워즈 최우수 외국어 드라마상, 고담 시상식 작품상을 휩쓸었다.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이방인의 포지션을 기존 장르의 문법에서 변주해 색다른 시각으로 그려나가고 있다. 그 동안 이민자들의 삶이 영화의 변두리나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었다면 4~5년 전부터는 이민자들이 서양 사회 안에서 이해와 문화 관계 충돌, 삶 속 여러 층위를 만나면서 겪는 차별 등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피터 손 감독의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이성진 감독의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이다.
'화가 많은 한국인'이라는 이미지를 피터 손 감독은 불의 원소, 이성진 감독은 '성난 사람들'이라는 제목과도 같이 차별이나 갈등에 참지 않는 모습으로 표출하며 전 세계인으로부터 공감과 지지를 얻었다. 이 작품 모두 색다름을 주면서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도 놓치지 않았다. 어느 한 곳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이민자의 이야기로 대입해 읽어낼 수 있었다.
'패스트 라이브즈'에서도 셀린 송 감독이 이민자라서 더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자리한다. 특히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반복되는 '인연'에 초점을 맞췄다. 절친이었던 두 남녀가 어른이 되서 만난 후 계속되는 인연에 운명을 느끼고, 운명에 집착하면 관계에 대한 고찰을 담았다. 서양에서는 '인연이 이어져 있다'라고 동양식으로 해석한 두 남녀의 관계를 신선하고 흥미롭게 받아들였다. 셀린 송 감독이 이민자로서 실제 느낀 경험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오스카 작품상을 받으며 "1인치의 장벽을 넘으면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라며 전 세계인을 영화로 하나 되게 만든 바 있다. 콘텐츠를 통해 국가 간 장벽은 매년 희미해지고 있다. 영화 안팎에서 분리와 연결을 이야기하는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의 선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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