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해진’ 송강의 ‘스위트홈2’ [D:인터뷰]
공개 당시에만 해도 크리처물은 국내에서 잘 시도되지 않던 장르였다.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크리처의 비주얼을 표현하는 것도 쉽지는 않았지만, 이를 위해 투입되는 막대한 제작비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020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은 K-크리처물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여기에 신인 배우 송강이 주인공으로 나서 작품의 흥행을 이끌면서 단번에 주목받는 스타로 거듭났다. 그리고 3년 후 ‘스위트홈2’에서는 은둔현 외톨이였던 현수도, 배우 송강도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반가움을 자아냈다.
‘스위트홈2’는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현수와 그린홈의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담는 작품이다. 또 다른 존재의 등장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들까지. 새로운 사건들도 더해졌다.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로 이목을 끌었던 ‘스위트홈’이 이제는 그린홈을 벗어나 한층 큰 스케일의 사건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송강이 연기한 현수도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에서, 무너진 세상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강인한 캐릭터로 성장했다.
“성숙함이 중요했다. 전 시즌에서는 현수를 어린아이처럼 표현을 하려고 했었다. 이번에는 반대로 했다. 최대한 감정을 누르면서 표현을 하려고 했다. 대신 표정에 신경을 썼는데, 잘 표현이 된 것 같아 좋았다. 이 부분이 전 시즌과는 가장 달라진 부분이었던 것 같다.”
괴물화가 진행된 현수의 내면을 잘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겼다. 평소 밝고, 장난기 많은 송강은 자신의 성격과는 완전히 다른 현수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촬영장 바깥에서도 차분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촬영을 할 때만 현수의 삶을 사는 게 아니라, 평소에도 현수의 감정을 달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엇을 하던 현수의 감정을 생각했다. 평소에도 늘 자제를 하려고 했다. ‘이러면 안 돼. 현장에 가면 집중을 못 할 거야’라고 되뇌면서 감정을 현수의 상태로 바꾸려고 했다. 1년도 넘게 그렇게 지냈던 것 같다.”
‘스위트홈’ 이후 3년이 흐르는 동안, 드라마 ‘나빌레라’, ‘알고 있지만’,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등 휴먼, 로맨스 드라마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한 것도 도움이 됐다. 여러 작품을 거치면서 연기에 대해 배워나간 것이 성숙해진 현수를 표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물론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지만, 현수도, 송강도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게 됐다.
“3년 동안 상대 배우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배우고, 필요성도 느꼈다. 이번에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에 집중을 했는데, 드라마가 한 사람만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조화를 이뤄야 완성이 된다는 걸 많이 그간 느꼈다. 대화가 많이 필요한 작업이라는 생각을 했고, 또 그동안 저에 대해서도 관찰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감독님도 내가 성숙해진 것이라고 느껴주신 것 같다. 이번에도 선배님께 물어보기도 하고, 대화를 많이 했다. 항상 배움의 자세를 가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줄어든 현수의 분량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송강, 이진욱, 고민시 등 전작에서 활약했던 배우들은 물론, 김무열, 진영, 유오성 등 새롭게 합류한 캐릭터들의 서사도 함께 진행이 되면서 각 캐릭터들의 분량이 조금씩 줄어들게 됐던 것이다. 그러나 송강은 ‘스위트홈’ 시리즈에 대한 애정을 강조하면서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즌1과 비교하면, 그보단 많이 안 나와서 그런 표현들을 해 주신 것 같다. 그렇지만 시즌1의 현수가 지금의 송강을 만들어줬다고 여긴다. 시즌2에서 그런 사람이 또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감독님, 작가님의 의도가 있으셨을 것 같다. 그리고 저는 나름 영향력이 있게 나온 것 같아 좋았다. 시즌2는 시즌3와 연결하기 위한 다리라는 생각도 했다.”
이렇듯 한층 커진 관심을 실감하며 더 큰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다. ‘스위트홈’ 이후 주연으로 도약한 송강은 이 무게감을 실감하며 마음가짐 또한 달리하고 있었다. 연기는 물론, 인간 송강이 가져야 할 자세를 강조하며 주연의 역할을 해 나가고 있었다.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때부터 책임감이 느껴지더라. 주연의 자리는 무게감이 더 크다는 걸 알았다. 그 부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봤다. 이번에 느낀 게 배려가 중요하다는 거다. 더 베풀고, 이기적이지 않아야 할 것 같으려 노력해야겠다.”
입대를 앞둔 송강은 약 1년 반의 공백기를 가지게 됐다. 그러나 “지금까지 여러 작품을 한 경험이 나를 만든 것 같다”고 말한 것처럼, 입대 후 경험 역시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공백기는 생기겠지만, 더 많은 것들을 보여드릴 수 있는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서 열심히 나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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