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꽃과 열매, 국민 행복 만드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D:로그인]
농업인 소득 높이고 안전한 농산물 공급
“경쟁력 중요…정확하게 현장문제 해결”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세계적 육종학자 “우장춘 박사를 아시나요?”
우리나라 최초의 포기 배추를 개발한 ‘우장춘 박사’. 우 박사는 육종학과 농업기술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1950년대 생명공학 불모지였던 한국에 씨 없는 수박을 선보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기 제2의 우장춘을 꿈꾸는 박사들이 한 군데 모여 연구에 매진하는 국가 기관이 있다. 바로 원예특작산업 발전과 국민 행복에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다.
농촌진흥청 소속 원예특용작물 연구기관인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채소, 과수, 화훼 등 원예작물과 인삼, 약초, 버섯 등 특용작물을 연구한다. 품종 개발부터 생산, 저장, 유통기술 등을 개발하고, 기능성과 치유농업 등 가치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한마디로 농업인의 소득을 높이고, 국민에게는 맛있고 건강한 원예 특작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술을 개발·보급하는 곳이다.
농업의 미래를 여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세계적인 육종학자인 우장춘 박사를 초대 원장으로 1953년 부산 동래에서 중앙원예기술원으로 출범했다. 이후 1962년 설립된 농촌진흥청 소속 원예시험장, 원예연구소 등을 거쳐 2008년 현재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으로 개편됐다.
광복 후 무, 배추, 고추 등 주요 채소 종자의 자급을 이끌었고, 비닐하우스에서 신선 채소를 연중 생산할 수 있는 백색혁명을 이뤘다. 특히, 외국산 과일에 맞선 우수한 품종과 노동력 절감 기술개발, 인삼‧약용작물의 기능성 발굴, 기후변화 대응 연구에서 눈부신 진전을 보였다.
원장을 비롯해 총 337명(연구직 242명, 지도직 7명, 연구지원 88명)이 근무 중이다. 본원은 전북 완주군에 있다.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본원은 채소, 과수, 화훼 품종 개발과 보급, 재배법, 원예작물을 활용한 도시녹화, 생활원예, 치유농업 등을 연구하는 원예작물부와 수확 후 관리기술을 연구하는 저장유통과, 기술지원 부서 등이 있다.
충북 음성에 있는 인삼특작부는 인삼‧약초‧버섯의 품종 육성과 보급, 재배 방법 개선, 디지털 농업기술 연구, 기능성 소재 기초기반‧이용기술 개발, 산업화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제주도에 위치한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연구, 경남 함안 시설원예연구소는 시설재배를 통한 생산성 향상과 경영비 절감 기술 연구를 추진 중이다.
사과연구소(대구 군위), 배연구소(전남 나주), 감귤연구소(제주 서귀포), 파속채소연구소(전남 무안)는 품종 개발뿐 아니라, 미래 대응 연구, 작목에 대한 산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과일, 꽃, 인삼, 버섯… 품종은 곧 작품
품종 개발은 ‘종자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장 선점을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간편 소비, 기능성, 내재해성 등 소비자와 농업인의 수요를 반영하고, 재배 전문가 평가를 통해 우수한 품종을 선발하고 있다.
채소는 병해충에 강하거나 재해에 강한 계통, 경쟁력 향상에 필요한 독특한 특성을 갖는 계통 등을 중간 모본으로 선발하고 육종기술과 함께 보급 중이다.
과수는 편의성, 건강, 안전을 중시하는 소비자 기호에 맞춰 당도가 우수하면서도, 먹기 편하고, 모양과 크기, 색깔이 다양한 품종, 저장성이 우수한 품종, 익는 시기(숙기)가 다양한 품종을 개발했다.
사과 ‘아리수’·‘골든볼’, 배 ‘신화’·‘그린시스’, 포도 ‘스텔라’·‘슈팅스타’, 복숭아 ‘옐로드림’·‘이노센스’, 감귤 ‘하례조생’·‘윈터프린스’, 단감 ‘감풍’·‘봉황’ 등이 대표적이다.
화훼는 세력이 강한 거베라, 사계절 생산이 가능한 국화, 수송성이 우수한 장미,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선인장, 난 등 소비자와 수출국 맞춤형 품종을 제공하고 있다.
인삼은 이상고온과 저온에 강한 품종을 육성 중이며 약용작물은 종간교잡 감초 ‘원감’, 기계화에 알맞은 지황 ‘한방애’ 등을 지역특화작목과 연계해 보급하고 있다.
버섯은 현재 61% 정도인 종균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양송이, 팽이버섯 외에 기능성을 강화한 영지와 맛을 개선한 느티만가닥버섯 등을 공급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한발 앞서는 연구
이상기상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기후 온난화가 가까워지면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기후변화 적지를 점검해 제시하고 열대 아열대 작목 품종 육성과 적응성 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에 따른 병해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예방, 진단, 치료 기술 개발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소재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버섯은 뿌리 부분에 해당하는 균사체의 생물학적 장점을 활용해 한 번 사용한 버섯 배지를 친환경 포장재와 가죽 소재로 개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기술은 농가와 산업체와 손잡고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 개발…문제 신속 해결
시장개방 확대로 국산 농산물의 비중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우리 농산물 해외시장 진출은 중요하다.
오는 2024년 항공 수출 물류비 중단에 맞서 신선 농산물을 선박으로 장거리까지 신속하게 수송할 수 있는 CA 컨테이너 적용 기술을 개발했다. CA 컨테이너는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해 농산물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수출용 컨테이너다. 물류비를 효과적으로 절감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최근 시설원예의 화두 중 하나인 순환식 수경재배 품목별 재배 기술도 개발했다. 우리나라는 작물 재배 중 배출되는 배액, 즉 사용 후 남은 비료액(배액)을 다시 사용하지 않고 버리는 비순환식 수경재배 면적이 전체의 95% 정도를 차지해 환경오염과 자원 낭비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었다.
개발 기술을 적용하면 수확량과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배액 배출량은 최소화해 환경은 지키면서도 자원은 크게 줄일 수 있다. 예컨대 딸기 등 4품목 수경재배 면적인 4386㏊의 10%를 순환식으로 전환하면 약 2만2000t의 탄소를 해마다 줄여 국가 탄소중립 정책에 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나무 216만 그루가 한 해 흡수하는 탄소량과 맞먹는 규모다.
스마트한 농업…온실 종합관리 플랫폼 ‘아라’
스마트농업 연구는 노지와 시설로 나눠 진행 중이다. 먼저 노지에서는 여름배추, 양파, 마늘 등을 중심으로 채소 재배 전 과정에 자동화, 기계화, 디지털화 등을 위한 요소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과수는 사과를 중심으로 양·수분 관리, 수확량 예측, 기계 꽃솎기·가지치기, 무인 자동예찰, 방제 연구 등 스마트 과원 조성을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시설에서는 데이터에 기반한 차세대 온실 종합관리 플랫폼인 ‘아라’를 구축해 편이성과 재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일사량 등에 기반한 차광, 천창, 측창, 안개분무 냉방 등 온실 환경 제어 알고리즘과 운용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품종 육종도 전통 방식의 육종 기술에서 디지털 육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특히, 육종 효율성을 높이고자 표현체 데이터의 디지털 연구를 역점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통에서는 농산물 유통환경 변화에 맞춰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표준모델과 통합지원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
김명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혁신과 소통으로 원예특작산업 발전 이끌 것”
김명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1993년 농촌진흥청에 들어와 배연구소장과 사과연구소장, 과수과장, 인삼특작부장, 원예작물부장 등을 거친 원예분야 전문가다.
김 원장은 원예특작산업이 농업계에서 갖는 미래가치로 종자산업, 디지털 농업기술 등을 꼽았다.
김 원장은 “종자 경쟁력은 시장 가치가 무한하고 산업에서 필요한 근본 전환도 종자가 주도한다”며 “정보통신기술(ICT), 사물인터넷(IoT), 빅테이터 등을 이용한 디지털 농업기술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원예특작산물은 기술경쟁력이 중요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라며 “농산물 시장개방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우리 농산물의 생산기반과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빈번한 이상기상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농가 경영 측면에서의 어려움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며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연구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우리 기관이 성장하기 위해선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야 하고 현장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어야 한다”며 “조직과 개인 역량을 개발하고 정책과 현장에 필요한 정답을 찾도록 구성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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