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린 한국여자골프…LPGA 투어도 반등 조짐 [2023 스포츠 결산]
LPGA에서는 고진영 2승 및 유해란 신인왕 등극 성과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재탈환 이뤄낼지 관심
한국 여자골프가 국내에서는 총상금 규모가 계속 커지는 등 계속해서 몸집을 불리는 가운데 해외파 선수들도 다시 한번 세계 정복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023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총 32개 대회가 개최됐고 총 상금 317억 6213만원의 상금이 선수들에게 고루 분포됐다.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KLPGA 투어는 2019년 252억 4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2.56%의 상금이 증가했으나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단축 시즌으로 진행된 2020년 30% 감소된 175억원의 총상금이 책정됐다.
하지만 다른 프로 종목들에 비해 빠르게 회복한 KLPGA 투어는 2021년 270억원의 총상금이 매겨졌고, 지난해 283억원, 그리고 올 시즌 역대 최대 규모인 317억원으로 12.23%의 증가세를 보였다.
꾸준한 상금 증가로 인해 이제 어엿한 세계 4대 골프 투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위상을 갖게 됐다. 2023시즌 기준으로 미국 LPGA 투어가 약 1억 130만 달러(약 1200억원)로 가장 많은 가운데 유럽 투어(LET)가 3500만 유로(약 477억원), 일본 JLPGA 투어가 44억엔(약 420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300억원을 돌파한 KLPGA의 덩치도 어느덧 이들과 견줄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간 것이다.
스타 플레이어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점도 한국 여자 골프의 미래를 밝게 한다.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이예원은 올 시즌 국내 첫 개막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매 대회 꾸준한 모습을 보였고, 시즌 3승과 함께 약 14억원 상금을 벌어들이며 새로운 대세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슈퍼 루키 3인방’이라 불린 방신실, 황유민, 김민별도 확실한 자기 색깔을 내비침과 동시에 프로 1년 차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완성된 기량을 선보이며 많은 팬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1부 투어 잔류가 불투명했던 ‘장타자’ 방신실은 시즌 초반 일찌감치 우승을 따내며 시드권을 확보하는 드라마를 썼고, 황유민은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비거리와 장애물을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함으로 매력을 어필했다. 여기에 신인상을 차지한 김민별은 비록 우승에 손이 닿지 못했지만, 가장 안정된 모습으로 첫 승이 멀지 않았음을 알렸다.
해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도 한국 골프의 높은 기량을 알렸다.
2010년대 한국 여자골프는 미국 무대를 휩쓸며 골프 최강국이라는 수식어를 얻는 데 성공했으나 ‘여제’ 박인비의 장기 공백과 선수들의 전체적인 기량 하락, 여기에 태국 등 골프 신흥 강국들의 약진으로 우승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유지했던 고진영이 모처럼 승전보를 전한데 이어 ‘루키’ 유해란은 물론 김효주, 양희영까지 우승자 대열에 합류하며 5승 합작으로 시즌 마무리에 성공했다.
특히 국내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KLPGA 투어의 대표적 강자였던 유해란은 미국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점을 입증했고, 이에 자극받은 선수들이 대거 LPGA 투어에 도전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시즌이 끝난 현재, 국내 다승왕 임진희를 비롯해 이소미, 성유진 등이 Q-시리즈를 통과, 내년 시즌 LPGA 투어 시드권 확보에 성공하며 꿈의 무대에 진출했다.
‘지존’ 신지애는 일본 JLPGA 투어 무대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해 선택과 집중 전략에 임한 신지애는 22개 대회에만 나섰고 2승 포함, 톱10에 15번이나 진입하는 괴력을 선보인 것.
그 결과, 대상에 해당하는 메르세데스 랭킹에서 2위, 시즌 상금 3위, 평균 타수 3위, 탑10 피니쉬율 1위 등 ‘골프 타짜’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지애가 일본 무대 정점에 서 있으면서 후배들도 도전의 길을 따르고 있다. 특히 2021년 KLPGA 신인왕인 송가은은 JLPGA 퀄리파잉 토너먼트(QT)에서 수석을 차지, 내년 시즌 일본 투어 풀시드권을 확보하며 새로운 전설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여자골프는 다가올 2024년 또 한 번 중요한 기로를 맞이할 전망이다. 세계 최고라는 타이틀을 놓고 각축을 벌일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골프는 지난 2016년, 116년 만에 부활한 올림픽 골프 종목에서 박인비가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정상에 등극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미국의 넬리 코다가 우승한 가운데 한국은 고진영과 김세영의 공동 9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2024년, KLPGA가 또 한 번 몸집을 불리고, 해외파 선수들의 선전, 그리고 파리 올림픽 금메달까지 한국여자골프가 제2의 전성기를 알릴지 골프팬들의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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