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꺼내느냐 아끼느냐…국민의힘, 오늘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서 결론 시도

정도원 2023. 12. 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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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
당내 주류는 '한동훈 추대론'에 공감대
주말휴일간 우려·회의론도 만만찮아
연석회의 논의 과정·결과에 시선 모여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권한대행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김기현 전 대표의 사퇴로 촉발된 지도체제 공백 수습 방안, 구체적으로 비상대책위원장을 누구로 선임할지의 문제를 논의한다. 당내 주류 사이에서는 '한동훈 추대설'로 공감대가 모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반대와 우려·회의의 기류도 만만치 않아 논의 과정과 결과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18일 오후 2시 국회본청에서 윤재옥 당대표권한대행 주재로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연다. 이날 의제는 차기 비상대책위원장 선임 논의다. 지난 15일 비상의원총회에서 의원들 사이에서 총의를 모으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총선에 나설 후보군인 원외당협위원장들까지 모아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당내 주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이루고, 이날 연석회의에서 다시 한 번 추대론으로 총의를 모으는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지금 위기의 여당에 필요한 것은 여의도 문법이나 정치 경험이 아니다"라며 "정치권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적인 선택, 국회의원 기득권을 타파하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정당정치 경험이 전무한 한 장관을 봉대하자는 주장으로 읽힌다.

앞서 김성원 여의도연구원장과 김석기 최고위원도 지난 15일 비상의총에서 한 장관 추대론을 펼쳤다. 특히 김 원장은 "위기를 뚫고 나갈 수 있는 분은 한동훈 장관 뿐"이라며 "한 장관을 삼고초려해서 모셔와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류의 일원으로 총선 국면에서 핵심 직책을 맡고 있는 국민의힘 한 의원은 주말휴일간 동료 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 일부에게 연락을 돌려, '한동훈 비대위'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연석회의에서 찬성 입장을 취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원외당협위원장은 현역 국회의원보다 공천에서 취약한 지위에 있어, 당내 주류의 공감대 형성이 확인된다면 이같은 '그림'에 쉽사리 반대할 수 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그동안 '홍위병'처럼 동원됐던 초선 의원들이 지난 김기현 전 대표 사퇴 국면에서 '나경원 연판장 시즌2'라고 비판받으면서 공천을 앞두고 '혁신 대상'으로 지목돼 몸을 사리게 되자, 이번에는 원외당협위원장들을 동원해 여론몰이를 해보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한동훈 추대론'에 '대안부재론' 겹쳐져
원희룡 "당원으로서 기꺼이 따를 생각"
'선대위원장 카드 왜 벌써 쓰나' 우려도
"지금 등판은 자칫 제2황교안 될 수도"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권한대행(사진 왼쪽)과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데일리안

'한동훈 추대론'의 또다른 강력한 근거는 '대안부재론'이다. 그동안 한 장관과 함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유력한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명됐으나, 김 위원장은 본인이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원 장관도 '한동훈 비대위'에 동의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이다.

원희룡 장관은 전날 서울 송파구 뉴홈 위례 홍보관에서 열린 청년영상 공모전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추대론'과 관련해 "당원으로서 전적으로 따를 것이며, 잘될 수 있도록 어떠한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어떤 어려운 일이든지 헌신하겠다는 자세이기 때문에 (비대위원장 인선) 결과를 기꺼이 따를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휴일간 당내 일각에서는 '한동훈 추대론'에 대한 반대 의견과 우려·회의론이 지속해서 제기되는 등 총의는 쉽사리 모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들의 의견은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 부적격자라는 게 아니라, 총선 국면에서 선대위원장으로 크게 써야할 카드인데 왜 앞당겨서 작게 쓰느냐는 것이라 한 장관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나뉘는 분위기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정치력이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온갖 풍상을 다 맞아야 하는 비대위원장 자리는 한 장관을 조기에 소진하고 총선에도 도움이 안 될 수 있다"며 "복잡한 정치국면엔 정치력이 확인된 사람이 비대위원장을 하고 한동훈 장관에겐 선대위원장을 맡기는 것이 본인과 당 모두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이라고 밝혔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도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한동훈 장관은) 선대위원장을 하면서 비례대표를 받아 총선 때 전국 선거 지원에 활용하는 방안이 더 낫지 않겠느냐. 지금 등판하면 자칫 '제2의 황교안'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총선을 눈앞에 둔 이번 비대위원장 인선에 있어서는 보수의 울타리를 깨서 완전히 새로운 판을 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범여권의 정치 스케쥴은 내주인 오는 27일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위한 탈당이 예고돼 있고, 당헌·당규상 공천관리위원회는 내달 10일까지 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새로운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명되면 상임전국위와 전국위에서 의결해야 하는데, 이같은 작업이 이 전 대표 탈당 전에 이뤄져야 파급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또 이후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을 지명하는 절차도 고려해야 한다.

윤재옥 권한대행은 전날 전국여약사대표자대회 개회식 축사를 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의) 역할과 책임이 워낙 큰 상황"이라며 "매우 중요한 시기이기에 충분한 논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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