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극단적 대결 정치의 그늘… 관심 못받는 ‘영입 인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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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내년 4월 총선을 위해 공들여 인재들을 영입하고 있지만 정작 유권자들의 주목은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또 여야 모두 내년 총선에서 방향타를 잡을 지도부가 불안정한 점도 인재 영입이 관심을 끌지 못하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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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이끌 지도부 불안정도 한몫
진흙탕 싸움 속 정치판 떠나기도
근본 변화없는 한 현상 되풀이 지적
여야가 내년 4월 총선을 위해 공들여 인재들을 영입하고 있지만 정작 유권자들의 주목은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여야의 ‘극단 대치’로 인한 ‘정치 환멸’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 탓에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인재들은 정치판에서 발길을 돌린다는 것이다. 또 여야 모두 내년 총선에서 방향타를 잡을 지도부가 불안정한 점도 인재 영입이 관심을 끌지 못하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는 지난 8일 이수정 경기대학교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교수, 하정훈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등 5명을 총선을 대비해 영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1일 박지혜 변호사를, 지난 14일엔 이재성 새솔테크 고문을 1·2호 영입인재로 발표했다.
그러나 영입된 인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여야가 양극단에서 ‘비토크라시’(상대 정파의 정책·주장을 모두 거부하는 극단적 파당 정치)를 일삼는 상황 탓에 형성된 ‘정치 환멸’이 무관심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치의 근본이 바뀌지 않는 상태에서 아무리 인재를 영입해봤자 어떤 효능감도 얻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유권자들도 영입인재들을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여야 대립에 치중해야 하는 정치권 상황 탓에 양질의 인재들이 발길을 돌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는 “여야가 시대정신은 잊고, 나라가 어떻게 되든 탄핵과 거부권으로 극단적인 대치만 한다”며 “척박한 토양을 만들어 놓고 오라고 하면 인재가 모이겠느냐. ‘진흙탕 정치’ 속에서 일생 닦아온 전문성만 훼손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총선용 영입인재 출신 중 정치판을 떠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지난 21대 총선을 앞두고 영입된 홍성국·이탄희·오영환·강민정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홍 의원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후진적 정치구조의 한계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객관적 주장마저도 당리당략을 이유로 폄하받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에 영입된 하정훈 원장은 지난 8일 CBS라디오에서 “저는 정치를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에 국회의원으로 갈 마음이 없다”고 불출마를 못박기도 했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심판론’과 ‘안정론’이라는 대립 구도로 치러질 내년 총선에서는 인재 영입보다는 진보·보수 양 진영을 이끌어갈 지도 체제에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정한 양당 지도부가 어떻게 구성될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 사퇴 이후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비대위원장 인선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민주당도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대표 지도부가 물러난 상태에서 통합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극단적인 여야 대립 구도 속에서는 인재의 면면보다 지도부를 이끌 얼굴에 더 관심이 가게 된다”며 “지도 체제가 결정된 뒤에는 새로운 인재보다 여야 지도부 중 어디가 더 많은 기득권을 내려놓을지에 더 큰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환 이종선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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