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 풀린다지만…기업 10곳 중 8곳 허리띠 안푼다

최은경, 고석현 2023. 12. 1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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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기업 10곳 중 8곳은 내년에도 현상을 유지하거나 긴축경영에 나서는 등 ‘허리띠 조이기’를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은 내년 경영 환경에 대해 더 비관적이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7일 “조사 기업 중 17.7%만 내년도에 확대경영을 하겠다고 답했고, 현상유지(44%)·긴축경영(38.3%)하겠다고 답한 기업이 훨씬 많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11일까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30인 이상 기업 204개사의 임원을 대상으로 ‘2024년 기업 경영전망’을 조사한 결과다.

김영희 디자이너

다만 기업 규모별로 온도차가 있었다. 300인 이상 기업에서 긴축경영을 하겠다는 응답 비율은 52.3%로 지난해 조사(12.8%)보다 4배 이상으로 늘었고, 300인 미만 기업에서 긴축경영을 하겠다는 답변은 26.3%로 지난해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긴축경영을 위한 방법으로 ▶전사적 원가절감(50%) ▶인력운용 합리화(24.1%) ▶신규투자 축소(16.7%) 등을 제시했다.

내년 영업이익과 관련해 ‘올해와 유사할 것’이란 예상이 48.5%로 가장 많았고, ‘감소할 것’(27%) ‘증가할 것’(24.5%)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국내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될 시점에 대해 기업인 절반 이상은 ‘2025년 이후’(56.4%)를 꼽았다. ‘2024년 하반기’ 36.3%, ‘2024년 상반기’ 5.4%, ‘이미 회복세로 돌아섰다’ 1% 등이 뒤를 이었다.

김영희 디자이너

기업인 절반은 ‘향후 5년 내 필요인력이 부족할 것’(58.4%)이라고 우려했다. 이들 기업은 대응책으로 ‘인력운영 효율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35.3%), ‘필요인력 양성 방안 강구’(21.8%), ‘정년연장·재고용 등 계속 고용’(18.5%) 등을 꼽았다. 특히 300인 미만 기업에서는 25.4%가 계속 고용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300인 이상 기업에서는 8.3%에 그쳤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300인 이상 규모 기업에서 ‘긴축경영’ 기조가 증가한 것은 어려운 대내외 경제 환경이 내년에도 지속할 것이라는 기업들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 생활 밀접업종과 제조업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 1000명을 대상으로 경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92.5%는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42.4%)하거나 악화(50.1%)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올해 가장 큰 경영부담으로 원자재·재료비 상승 등 고물가(33.8%)를 꼽았다. 인건비 상승과 인력 수급 애로(21.8%), 고금리와 대출 상환 부담(18.3%)도 어려운 점이라고 답했다.

다만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소상공인의 82.9%가 앞으로 1년 이내 폐업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취업 곤란이나 노후 대비 등을 이유로 한 생계형 창업이 대다수(89%)라는 점을 이유로 분석했다. 특히 60대 이상 소상공인의 91.1%가 생계형으로 나타나는 등 연령대가 높을수록 생계형 창업이 많았다.

현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소상공인 지원정책 방향은 ▶금융지원 등을 통한 경영위기 극복(72.9%)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및 디지털 전환 지원(12.7%) ▶과밀경쟁 구조 개선과 폐업·재기 지원(10.4%) 순이었다.

최은경·고석현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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