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공격의 기술
2023. 12. 18. 00:02
〈32강전〉 ○ 신진서 9단 ● 왕싱하오 9단
장면⑥=흑▲의 공격에 백1 벗어난다. 여기서 왕싱하오의 손이 멎는다. 직감적으로 공격이 힘들다고 느낀다. 흑이 머리를 눌러도 백이 A로 나가면 다음이 없다. 왕싱하오는 흑2, 4를 선수하며 거듭 망설이다가 끝내 6으로 달려가고 말았다. 6은 확실한 이득을 보장하는 곳. AI 이전 인간 고수들의 복기라면 6의 한 템포 늦춘 전략에 “침착한 수법”이라며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지금은 AI 시대. AI 그래프는 흑6에서 내려가더니 신진서가 백7 밀자 쭉 상승한다. 6은 기회를 놓친 수였다.
◆AI의 판단=AI의 판단은 흑1 공격이었다. 백이 2, 4, 6으로 탈출하면 더 이상의 공격은 없다. 하지만 흑3이 오는 순간 좌변을 살리는 수단이 생긴다. 13 살고 15로 넘어가면 흑은 백의 턱밑까지 추격하게 된다. 어려운 기술이다.
◆실전진행=흑▲를 본 신진서는 지체없이 백△ 자리를 밀었다. 상변 백을 버리더라도 대마의 안전이 더 긴요하다고 본 것인데 이 판단은 정확했다. 흑1은 아깝지만 이 정도. 흑3으로 상변을 잡았는데 아직 뒷맛이 있다. 백은 4, 6으로 안전을 확보하며 여유 있게 앞서간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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