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0골 가능" 극찬 들은 황희찬…훈련장선 GK 깜짝 변신→울브스 '인싸' 인증

김정현 기자 2023. 12. 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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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핵심 공격수 황희찬(27)이 이번엔 골키퍼 장갑을 끼고 동료들의 슈팅을 막았다. 

울버햄프턴이 지난 16일(한국시간)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황희찬이 훈련 중에 골키퍼로 변신한 모습을 소개했다. 

이날 모든 공식 훈련을 마친 뒤 황희찬은 절친인 조세 사를 찾았다. 그는 사의 골키퍼 장갑을 대신 착용해 훈련장 골문 앞에 섰다. 그는 앞으로 넘어지면서 공을 잡으며 본격적인 골키퍼 훈련을 시작했다. 

왼쪽에서 넘어오는 크로스를 황희찬이 앞으로 나오면서 공을 잡으려고 했지만 놓쳤다. 동료 마리오 르미나에게 슈팅을 허용하면서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그는 정확히 공을 잡고 앞으로 쓰러지면서 골키퍼로의 정석 자세를 선보였다. 

이어 동료들은 황희찬을 골키퍼로 두고 슈팅 훈련을 했다. 사사 칼라이지치가 강한 오른발 슛을 시도했고 황희찬이 몸을 날려 막아냈다. 이어서 칼라이지치가 황희찬의 키를 넘기는 로빙슛을 하자 황희찬은 뒤따라가 간신히 공을 쳐 냈다. 

황희찬이 힘들어한 건 공중볼이었다. 타이밍에 맞춰서 뛰어올라 잡았어야 하는데 황희찬은 타이밍을 잘못 맞추며 공이 한 번 바운드 된 뒤 잡아내고는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그래도 황희찬인 기분 좋게 새로운 도전을 마쳤다. 

울버햄프턴에서 3년 차를 맞이한 황희찬은 확실히 구단에 적응을 마쳤다. 사를 비롯해 절친한 동료들이 생겼고 이들과 좋은 호흡을 보이면서 경기장 안에서도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황희찬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6경기 8골 2도움으로 경기당 0.5골을 기록 중이다. 현재 리그에서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와 득점 공동 6위로 3위인 대표팀 동료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는 2골 차이다. 

이에 울버햄프턴은 곧바로 황희찬과 재계약을 준비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지난 13일 개인 SNS를 통해 "울버햄프턴이 황희찬과 새로운 계약에 합의했다. 새로운 계약은 2028년 6월까지 유효하며,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라고 독점 보도했다.

이어 "이번 계약을 통해 황희찬은 구단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 대열에 합류할 것이다. 그들의 최고의 선를 위한 울버햄프턴의 거대한 움직임이다"라며 황희찬이 구단 최고 연봉자로 등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언론인 니콜로 스키라는 "울버햄프턴은 황희찬과의 계약을 2028년까지 연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며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SNS를 통해 설명했다.

영국 BBC 또한 로마노의 보도를 인용하면서 "울버햄프턴이 황희찬과 2028년 6월까지 재계약에 합의했다"라고 소식을 전했다. 울버햄프턴 구단 소식을 전하는 몰리뉴 뉴스는 "울버햄프턴은 27세 공격수 황희찬을 최고 연봉 선수로 만드는 데 합의했다. 황희찬은 구단에 온 후 가장 훌륭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고, 울버햄프턴은 보상을 주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제 결실을 맺었다"라고 보도했다.

황희찬은 현재 울버햄프턴에서 주급 3만 파운드(약 4980만원)를 수령하고 있다. 구단 내 최고 연봉을 수령하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인 파블로 사라비아의 주급은 9만 파운드(약 1억4762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황희찬이 이번 재계약에 서명하게 된다면 사라비아와 비슷한 수준의 급료를 받게 될 예정이다.

개리 오닐 감독은 황희찬과의 재계약 소식을 직접 언급하며 협상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오는 17일 오후 11시 영국 런던에 위치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두고 14일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서 오닐 감독은 "차니와 재계약을 체결하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시즌 차니가 보여준 활약은 팀이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앞으로도 활약이 이어지길 바란다"라면서 "내가 이곳에 온 후로 그는 열심히 노력했고, 나와 코칭 스태프, 팀 동료들에게 모든 것을 줬다. 정말 중요한 골들을 넣었고, 구단이 앞으로 황희찬과 더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게 돼 기쁘다. 훌륭한 사람이다"라고 재계약 소식을 전했다.

또한 "만약 지금과 같은 경기력이 이어지고,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관리한다면 시즌 15골~20골을 기록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라면서 남은 시즌 황희찬의 활약을 크게 기대했다.

그러면서 "황희찬은 어제 나와 코칭 스태프에게 찾아와 새로운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우리가 기울인 노고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차니가 어떤 선수인지, 팀에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 많은 걸 말해준 장면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희찬은 많은 골과 어시스트 등 많은 노력해왔다. 새로운 계약으로 보상을 받게 돼 기쁘다"라면서 "이번 계약이 그의 꿈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구단이 나아가려고 하는 방향을 그에게 보여줬다"라고 황희찬을 설득한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오닐 감독은 물론 최근엔 주장인 대형 수비수 막스 킬먼도 황희찬을 극찬한 적이 있다.

킬먼은 "황희찬은 정말 대단했다. 그는 득점하지 못할 때도 항상 팀에 기여하고 도움을 주고 있으며, 이번 시즌 정말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황희찬과 황희찬한테 패스를 하려고 노력하는 쿠냐, 네투, 사라비아한테 공을 돌린다"라며 "그들은 정말 차니를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이번 시즌 차니는 경이롭다"라고 덧붙였다.

킬먼은 "게리 오닐 감독은 차니한테 좀 더 자신감을 줬다. 내 생각엔 차니는 지난 시즌 전력에서 자주 들락날락했지만 이번 시즌 그는 많은 경기를 뛰었고, 팀에 돌아왔을 때 기회를 잡았다"라며 "그는 최전방에서 훨씬 더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하고 있으며,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고, 올시즌 그의 마무리는 정말 좋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잉글랜드 마지막 발롱도르 수상자이자 과거 잉글랜드 국가대표 및 리버풀에서 활약했던 마이클 오언도 황희찬에 깊은 인상을 표시하며 그가 울버햄프턴이 꼭 잡아야 하는 공격수임을 알렸다. 오언은 황희찬이 번리전에서 득점을 올리자 "만약 (황희찬이) 일찍 슈팅을 했다면 막혔을 거다. 골문을 열어젖힐 수 있었던 건 아주 잠깐의 기다림 덕분이었다"라면서 "난 골대 앞에서 황희찬이 보여준 모습을 사랑한다. 황희찬은 항상 올바른 위치에 있으며 슈팅이 거의 빗나가지 않는다"라고 극찬했다.

아울러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득점왕이자 잉글랜드 축구를 대표하는 셀러브리티 개리 리네커도 황희찬을 호평했다.

리네커는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골 기록을 갖고 있는 잉글랜드 레전드 스트라이커 앨런 시어러와 팟캐스트에 출연한 뒤 시어러가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며 "증명할 것이 많았는데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하자 맞장구를 쳤다.

리네커는 "울브스가 VAR(비디오 판독)로 5점 가까이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울브스는 지난 리그 10라운드에서는 주심의 황당한 판정으로 페널티킥을 내주기도 했다. 전반 추가시간 황희찬이 박스 내에서 뉴캐슬의 파비안 셰어에게 태클을 거는 듯해 페널티킥이 선언됐지만 황희찬 발은 셰어에게 전혀 닿지 않았다. 그러더니 황희찬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리네커가 크게 칭찬했다. 울브스 업그레이드 중심에 그가 있다는 뜻이었다.

리네커는 "(윙어)페드로 네투가 부상을 입었지만 황희찬이 정말 잘한다"며 "골도 몇 번 넣고 도움도 기록하고 있다. 공격 여러 방면에서 잘 한다"고 크게 칭찬했다.

오언과 리네커는 잉글랜드 현대 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세계적인 골잡이 출신인데 비슷한 시기에 두 포워드의 입에서 황희찬이 언급된 것이다. 이번 시즌 들어 침착함과 골결정력을 대거 장착한 황희찬이 이제 킬러 본능이 조금 늘어난 수준이 아니라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골잡이 중 한 명으로 점점 올라섰음을 알리는 징표가 됐다.

완벽 적응에 성공한 황희찬은 오는 17일 오후 11시 런던 스타디움에서 웨스트햄과 17라운드 맞대결에서 리그 9호 골과 이를 넘어 프리미어리그 첫 두 자릿수 득점에 도전한다. 

사진=EPA/연합뉴스, 울버햄프턴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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