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춘화 "故이주일, 두개골 함몰인데 자기 머리 밟으라고…생명의 은인" (같이 삽시다)[종합]

(엑스포츠뉴스 김수아 기자) 가수 하춘화가 죽을 뻔했던 이리역 폭발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17일 방송된 KBS 1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이하 '같이 삽시다')에서는 하춘화가 게스트로 출연해 故 이주일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박원숙이 46년 전에 일어났던 이리역 폭발 사고를 언급하자 하춘화는 "죽다가 살아난 날이라 잊을 수 없다"고 날짜까지 정확히 기억했다.

하춘화는 "공연 준비를 하고 있었다. 9시에 저녁 공연을 시작해서 오프닝 후 대기실에서 난로를 쬐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순간에 사고가 발생했다. 만약 그 상황에 난로까지 엎어졌다면 다 어떻게 됐을 거다"라고 심각했던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전쟁으로 착각했다고.

이에 혜은이는 정신이 있었냐 물었고 하춘화는 "정신은 있었다. 흙 속에 나를 집어넣는 것 같았다. 땅이 뒤집어지면서 숨을 못 쉬겠더라. 잠잠해지면서 여기저기서 신음소리가 났는데 그게 더 공포다"고 말했다.

내려 앉은 지붕 위로 별만 보였다는 하춘화는 "누구도 나를 안 도와준다 이러고 있는데 어디서 하춘화 씨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서로의 소리로 위치를 느끼며 이주일 씨가 왔다"고 당시 전속 사회자였던 이주일을 언급했다.

담을 넘어야 했는데 아래를 봤더니 도저히 못 뛰어내리겠던 하춘화에 먼저 내려간 이주일이 "내 머리를 딛고 내려오라"고 말하자 모두가 대단하다며 감탄했다.

이에 하춘화는 나중에 이주일이 현장에서 머리를 다쳐 두개골이 함몰됐었다고 밝혀 모두 충격에 빠졌다.

머리를 다친지도 모르고 그 머리를 딛고 내려왓다는 하춘화는 "나를 업고 달려가는데 가다가 넘어지고 가다가 넘어지더라. 그 상황에서도 정신은 있었는지 젊은 사람이 들어오니까 나를 업으라 하고 팔짱을 꼈다"고 덧붙였다.

공연장 근처의 숙소에 도착한 두 사람은 하춘화의 아버지까지 도착하자 겨우겨우 시동을 걸어서 국도를 갔다고. 그는 "예전에 한국 전쟁 자료에서만 보던 피난길 풍경이 보였다"라고 당시 풍경을 전했다.

이어서 군산 병원에 도착한 후 이주일 씨는 수술이 바로 들어가야 됐었다고 말한 하춘화는 "시설이 미비해서 뇌 수술은 마취도 안하고 진행했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수술 후 마취도 안하고 망치로 때리는 소리가 났다고 호소하는 이주일을 비참해서 볼 수 없었다는 하춘화. 급하게 서울로 올라가서 병원을 방문해서 하춘화는 타박상 진단을 받고, 이주일은 재수술을 했다고. 

이를 들은 혜은이는 "이주일 씨가 생명의 은인이다"고 말했고, 이에 하춘화는 "그렇다"고 동의했다.

사진=KBS 1TV

김수아 기자 sakim424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