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선박 노리는 예멘반군… 전 세계 물류대란 우려

송태화 2023. 12. 1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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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겨냥한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의 공격이 잇따르자 주요 해운사들이 홍해를 통한 운항을 중단하고 있다.

후티는 전날 홍해와 아덴만 사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라이베리아 선적 화물선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홍해에서 후티의 공격이 계속되면 석유, 곡물, 소비재 가격 급등이 초래될 수 있다"며 "팜유와 곡물 등 식료품과 컨테이너선으로 운송되는 전 세계 대부분의 제조품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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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반군, 홍해서 잇따라 선박 공격
주요 해운사들 홍해 운항 중단 선언
물류 비용 급등… 인플레이션 우려↑
영국 해군 군함 HMS 다이아몬드에서 16일(현지시간) 예멘 반군세력 후티가 홍해 상공에 쏜 드론을 격추하기 위한 미사일이 발포되고 있다. AP연합뉴스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겨냥한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의 공격이 잇따르자 주요 해운사들이 홍해를 통한 운항을 중단하고 있다.

이에 전 세계적 물류 대란 우려도 커지는 중이다. 미국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해상 교역 요충지인 홍해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해운 물류 동맥 틀어쥔 후티

AP통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미군 중부사령부는 “구축함 칼빈슨호가 후티 반군이 발사한 드론 14대를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군함 HMS 다이아몬드가 홍해에서 상선을 노린 후티 드론 1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는 후티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이후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을 공격해왔다. 최근에는 이스라엘과 무관한 선박도 홍해상에서 무차별 공격하겠다고 경고한 뒤 실행에 옮기고 있다.

후티는 전날 홍해와 아덴만 사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라이베리아 선적 화물선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14일에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던 홍콩 선적 화물선이 후티의 표적이 됐다. 미 해군 구축함 메이슨호는 13일 홍해를 지나던 마셜제도 선적 유조선의 요청으로 후티의 드론을 격추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와 이어져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30%, 상품 무역량이 약 12%를 차지한다. 후티가 해운 물류 동맥을 틀어쥐고 민간 선박을 볼모로 협박에 나선 것이다.

후티는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 국민과 연대하는 차원에서 이스라엘이 저지른 살인, 파괴 행위에 항의하고자 최근의 공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예멘 반군세력 후티의 대변인인 흐야 사리가 15일(현지시간) 수도 사나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집회에 참석해 홍해를 지나던 민간 선박 2척을 공격한 것과 관련해 군사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벌벌 떠는 해운사들… 수에즈 운하 포기

후티의 공격에 해운 업계의 공포감은 극에 달한 상태다. 세계 2위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는 15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할 예정인 모든 선박의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선박들은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 노선으로 우회할 예정이다. 1위 해운사인 스위스 MSC와 독일 하팍로이드, 프랑스 CMA CGM도 수에즈 운하 통과를 일시 중단했다.

수에즈 운하가 아닌 희망봉으로 우회하면 유럽·아시아 항로는 9000㎞가량 늘어난다. 통항 시간과 비용이 급증하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홍해에서 후티의 공격이 계속되면 석유, 곡물, 소비재 가격 급등이 초래될 수 있다”며 “팜유와 곡물 등 식료품과 컨테이너선으로 운송되는 전 세계 대부분의 제조품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美, 연합국 함대 구축해 대응 나서

미국은 영국·프랑스 등 동맹과 연합국 함대를 구축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방책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조만간 이 해역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함대 확대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연합국 해군 태스크포스(TF)가 출범했지만 향후 후티의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불분명하다”며 “백악관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확전될 가능성을 우려해 광범위한 군사행동을 경계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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