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스타] 거미손 본능 보여준 '코트 위 사령관' 한선수...대한항공 정상 궤도 진입

안희수 2023. 12. 1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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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야전 사령관 한선수(오른쪽)이 정지석의 플레이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사진=KOVO

흔들렸던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이 정상 궤도에 복귀했다. 그 중심에 '야전 사령관' 한선수(38)가 있었다.  

한선수는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3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 소속팀 대한항공의 세트 스코어 3-0(26-24, 25-17, 25-16) 승리를 이끌었다. 1세트 막판, 승부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인 블로킹 2개를 해냈고, 주 임무인 공 배급도 노련했다. 시즌 10승(6패)째를 거둔 대한항공은 승점 31을 기록, 삼성화재(승점 28)을 끌어내리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대한항공은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며 1세트를 잡았다. 한선수의 '거미손 본능'이 빛났다. 대한항공이 19-23, 4점 차로 밀리며 1세트를 내줄 위기에 있었던 상황에서 현대캐피탈 주포 허수봉의 퀵오픈 공격을 블로킹 해냈다. 한선수는 22-24에서도 상대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홍동선의 오픈 공격까지 블로킹하며 1점 차 추격을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이후 김규민이 상대 리시브를 흔드는 날카로운 서브를 연달아 해내며 상대 연속 범실을 유도, 25-24로 역전했다. 현대캐피탈 아흐메드 이크바이리의 백어택 공격이 다시 라인을 벗어나며 기어코 1세트를 따냈다. 

대한항공은 2세트 초반부터 점수 차를 벌렸다. 한선수의 공 배급은 장내를 뜨겁게 달궜다. 1-1에서 측면과 후위 공격이 현대캐피탈 블로커들에게 4번 연속 막혔지만, 미들블로커(센터) 조재영을 활용한 속공을 시도해서 득점을 만들어냈다. 11-6에서는 리베로 정성민이 몸을 날려 올린 공을 네트 앞까지 쇄도, 균형이 무너진 자세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임동혁에게 정확하게 보냈다. 다시 득점. 대한항공의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2연승을 거두며 2위를 탈환한 대한항공. 사진=KOVO

한선수는 12-7에서 현대캐피탈 세터 김명관의 패스 페인트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넘어지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홈 관중 응원 속에 일어섰고, 다시 팀 공격을 이끌었다. 그는 17-10, 점수 차가 꽤 벌어진 상황에서도 몸을 달려 디그(상대 스파이크를 받는 수비)를 해낸 뒤 바로 블로킹에 가담하는 투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2세트를 가볍게 잡은 대한항공은 3세트 초반 고전했다. 한선수는 대한항공이 6-9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네트 오른쪽 구석으로 흐른 공을 끝까지 따라가 밀어 넣어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어진 수비에서는 유효 블로킹을 해내며 대한항공이 공격권을 되찾는 데 기여했다. 대한항공은 다시 세트 중반 이후 역전했고, 3세트도 큰 점수 차로 잡았다. 

대한항공은 2라운드 6차전이었던 지난달 30일 우리카드전부터 3라운드 2차전이었던 10일 KB손해보험전까지 3연패를 당하며 흔들렸다.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가 허리 부상으로 이탈했고, 1·2라운드 내내 잘 해주던 신예 공격수 정한용도 흔들렸다. 그사이 삼성화재에 2위를 내줬다. 

대한항공은 13일 수원 원정에서 8연승을 노렸던 한국전력에 3-1로 승리하며 반등했다. 임동혁은 링컨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고,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에스페호도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한선수는 이날(17일) 기세가 좋았던 임동혁과 에스페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김규민과 조재영 두 센터를 활용한 중앙 속공도 자주 시도하며 다양한 공격을 보여줬다. 이날 측면 공격수와 센터 총 5명이 6득점 이상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특정 선수 득점력에 의존하지 않는 배구로 최근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해냈다. 한선수의 지휘 아래 모처럼 강점을 되찾았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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