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추워서 낙서 잘 안 지워져”… 경복궁 복구 난항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들이 17일 서울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적힌 낙서를 확인하고 있다. 윤웅 기자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서울 경복궁 담벼락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되면서 복구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한파로 인해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1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부터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 처리 전문가 등 20명이 투입돼 세척 및 복구 작업을 재개했다. 이날 작업은 경복궁 서측의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주변에서 함께 이뤄졌다. 영추문의 좌측은 3.85ｍ 구간, 우측은 2.4ｍ 구간에 각각 스프레이 낙서가 있는 상황이다. 박물관 주변의 경우, 좌·우측을 합쳐 38.1ｍ에 이르는 구간이 훼손돼 있다.

낙서로 훼손된 경복궁 담장. 연합뉴스

문화재청은 화학 약품 처리, 레이저 세척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세척에 나설 계획이다. 붉은색과 푸른색의 스프레이 자국이 굳어 석재 표면에 스며들기 전에 작업을 마칠 수 있도록 영추문 일대와 국립고궁박물관 일대에서 동시에 작업할 예정이다. 스프레이 흔적을 지우는 데는 최소 일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스프레이가 석재에 일부 스며들어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새벽 경복궁 담장 일대에는 누군가 스프레이를 이용해 ‘영화 공짜’ 문구와 함께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는 문구 등을 낙서하는 일이 벌어졌다. 문화재청은 이번 스프레이 낙서가 어떠한 허가 없이 문화유산 보존에 심각한 영향을 준 행위로 보고 관련 법률과 처벌 기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용의자가 2명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CCTV 화면 분석, 휴대전화 위치 측정 등을 통해 용의자를 쫓고 있으나 추적이 시간이 걸리고 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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