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까지 스타덤…유쾌하고 당당한 이정후, SF를 사로잡다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성한 이정후(25)가 벌써 구단과 팬들, 현지 언론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17일(한국시간)까지 공식 인스타그램의 최근 포스트 9개를 모두 이정후 관련 내용으로 채웠다. 입단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환영 인사와 상세 프로필, 흰 유니폼에 이니셜(J H LEE)과 등 번호 51을 부착하는 과정, 그 유니폼이 걸린 새 라커룸, 이정후가 홈구장 오라클파크에 도착해 그라운드를 둘러보는 모습, 직접 보내는 영상 메시지 등이 빼곡하게 담겼다.
특히 이정후의 반려견 '까오'를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자세히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정후가 직접 관리하는 까오의 SNS를 태그하면서 "이정후가 '플러스 원'과 함께 온다는 사실은 미처 몰랐을 것"이라는 농담을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까오에게도 빨리 유니폼을 입혀달라" "까오가 데코이(오타니 쇼헤이의 반려견)보다 낫다" "이 사랑스러운 강아지가 우리 팀의 마스코트가 됐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을 달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정후는 이미 전날(16일)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당당하고 유쾌한 매력을 뽐내 현지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미리 영어로 준비한 소감과 감사 인사를 자신 있게 읽어내려갔고, 모든 질문에 적절한 유머를 곁들여 성의 있게 답변했다.
MLB닷컴은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모자를 쓰고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매력을 발산했다. 이어 취재진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며 "그가 허리를 굽히고 입을 열어 '핸섬(handsome)?'이라고 묻자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도 "이정후는 꽤 웃긴 상황을 연출했다"며 이 장면을 소개한 뒤 "언어의 장벽도 이정후의 반짝이는 개성을 막지 못했다. 그는 매력적이고 재치 있는 첫인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이정후는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74억원)에 입단 계약했다. 내년 연봉 700만 달러, 2025년 1600만 달러, 2026·2027년 각 2200만 달러, 2028·2029년 각 2050만 달러를 받는다. 계약금은 500만 달러다. 계약 총액 중 56만5000달러는 매년 연봉 비율에 따라 나누어 기부하기로 했다.
디 애슬레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김하성의 출전 시간을 보장했던 밥 멜빈 감독이 지금 샌프란시스코를 이끌고 있다. 이정후에게는 유리한 점"이라고 전망했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은 "이정후는 개막전부터 주전 중견수로 뛰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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