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틀어막는 반군…"수에즈 못 간다" 전세계 물류대란 비상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편을 들고 있는 친(親)이란 성향의 예멘 반군 후티가 홍해에서 민간 선박들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군 중부사령부는 후티 반군이 발사한 무인기(드론) 14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으로 인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해상 운송로인 홍해의 안보가 위태로워지자 전 세계 물류 대란에 대한 경고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 중부사령부는 홍해에서 작전 중이던 구축함 카니호가 14대의 드론에 대해 성공적으로 교전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해당 드론은 예멘 후티 반군 통제 지역에서 발사됐다고 전했다. 이와 별개로 영국 구축함 HMS 다이아몬드도 상선을 겨냥한 드론 한 대를 격추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영국 해군은 공중 표적을 격추한 것은 1991년 걸프전 이후 처음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미군은 홍해 지역에서 다국적 함대를 확대할 예정이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필수적인 관문이자 국제 수로에서 자유로운 교역이 더 안전하게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며 “해양 기동부대와 관련해 며칠 내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마스를 지지하는 후티 반군은 지난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과의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자 홍해를 오가는 이스라엘 선박에 대한 공격을 선언했다. 이후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 선박이 아니더라도 홍해와 인접한 이스라엘 항구를 오가는 선박이라면 국적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공습하고 있다. 후티 반군의 미사일에 맞은 화물선 두 척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민간 선박에 대한 후티 반군의 공격에 주요 해운사들은 홍해 항로 운항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물류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프랑스 해운사 ‘CMA CGM’이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운하 통과를 중단했다. 앞서 15일엔 세계 최대 해운사인 MSC도 홍해 대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을 돌아가는 항로를 택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2위 해운사 덴마크 머스크, 5위 독일 하팍로이드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수에즈운하는 전 세계 컨테이너 화물선 물동량의 약 30%가 지나는 핵심 해상 운송로다. 이 지역이 후티 반군의 위협으로 마비되면 물류 비용과 배송 시간 지연이 불가피해진다. 실제로 수에즈운하 항로로 가지 못하고 희망봉 항로로 돌아가면, 운송 거리만 9000㎞ 가량 늘어난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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