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브리온 ‘기드온’, “‘페이커’처럼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 [쿠키인터뷰]

차종관 2023. 12. 1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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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브리온 로고 앞에서 ‘기드온’ 김민성. 사진=차종관 기자

‘LoL 프로 리그(LPL)’ 부진 이후, ‘기드온’ 김민성은 지난 5월 인빅터스 게이밍(IG)과 계약을 갑작스레 종료했다. 얼마간 휴식기가 있었을까. 그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OK저축은행 브리온 소속으로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복귀를 알렸다.

소식이 없던 만큼 ‘리그 오브 레전드(LoL)’ 팬들은 그의 소식을 궁금해했다. 김민성을 14일 서울 성동 브리온 사옥에서 만났다.

김민성은 “4~5월쯤 한국으로 왔다. 쉬면서 친구, 가족들과 지냈다. 충분히 휴식기를 가지고 다시 솔로 랭크를 열심히 했다”며 비시즌 근황을 전했다. 그는 “스프링 시즌이 끝나고 IG와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종료하게 됐다. FPX에 갈 기회도 있었지만 그냥 좀 쉬고 싶었다. 심적으로 많이 지쳐있는 상태라서 한국으로 돌아왔다”며 “중국 생활이 쉽지만은 않았다. 당시 저는 한국에서 하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컸다”고 갑작스러운 휴식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꼭 한국이어야 하는 이유는 명확했다. 김민성은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이 편한 것도 있지만 식생활이나 문화 차이도 많이 컸다. 무엇보다 대화가 안 통하는 게 힘들었다. 통역사를 통해 이야기를 주고 받아야 하는데 바로바로 직역이 되는 게 아니라서 리스크가 컸다”고 전했다.

뒷심이 부족했던 것 같아서 자신에게 10점 만점에 3점을 주고 싶다는 김민성. 하지만 짧은 2023 시즌 동안 배운 점도 있었다. 김민성은 “스스로 많이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 게임 실력은 항상 자신 있어서 지금 팀원들, 감독 및 코치진과 열심히 잘 갈고 닦으면 다음 해에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휴식기 동안 월즈도 챙겼다. 김민성은 “다 챙겨보진 않았지만, 뜨문뜨문 볼 때마다 처음 LoL을 시작할 때와 같은 감동을 받았다. T1 선수단에게도 자극을 많이 받았다”며 “언제든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질 수 있는 이 세계에서 최정상을 유지하는 ‘페이커’ 이상혁이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저도 그렇게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LCK에서 다시 뛰게 된 것, 기회를 받은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여전히 자신 있고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많은 한국 LCK 구단들이 있었을 텐데 왜 OK저축은행 브리온이었을까. 김민성은 “감독님이 이제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말씀해주신 게 컸다. 같이 하자고 제안해주셔서 바로 결정했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이어 “제가 다음 해에 실력을 보여줄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 무대가 OK저축은행 브리온인 것 같아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민성은 “제 장점은 제 플레이를 중심으로 판을 잘 이끌어 나가는 것이다. 어느 팀에 가도 제 스타일대로 맞출 수 있다는 생각은 있었다”며 구단의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플레이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기드온’ 김민성. 사진=차종관 기자 

팀합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김민성은 “저희가 굉장히 밸런스가 잘 맞는 팀이다. LoL 실력은 성격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제 단점을 서로가 보완해줄 수 있다. 스크림 성적도 나쁘지 않게 나오고 있는 와중에 잘 맞춰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계속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동료들의 첫 인상은 어땠을까. 김민성은 “‘모건’ 박루한은 깊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같이 생활하면서 느꼈다. ‘카리스’ 김홍조는 그냥 많이 귀엽다. ‘엔비’ 이명준은 맏형이지만 모자란 부분이 많은 것 같아서 제가 동생이지만 챙겨주고 싶다. ‘에포트’ 이상호는 밖에서 봤을 땐 로봇 같지만 같이 지내보니 재밌어서 호감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준은 인게임에서 진짜 거침 없이 플레이를 한다”며 칭찬하기도 했다.

김민성은 “다음 해 LoL이 새롭게 바뀐다. 정글러들이 중요해지는 것 같다. 감독님도 말씀하셨지만, 팀원들이 저에게 맞춰주는 플레이로 나가는 쪽이 제일 좋을 것 같다. 그래서 팀원들도 저를 많이 배려해주고 저도 그에 맞게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2024 시즌 준비 과정도 밝혔다. 이어 “맵이 전체적으로 넓어졌고 공허 유충 등도 나와서 지형적으로 잘 싸워야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계되는 LCK 팀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모든 팀이 경계되지만, 사실 저는 저희 팀이 제일 경계된다. 저희끼리 ‘항상 의심해라’라는 말을 한다. 서로 믿지만 더 나은 방향성으로 가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김민성은 “2024 시즌은 다 같이 웃으며 추억할 수 있고 기억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잘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란 생각이다. 신인 티를 벗고 좋은 퍼포먼스로 저를 증명하는 내년을 보내겠다. 저점이 높고 기복이 없는 선수로 기억되겠다”는 2024 시즌 포부 역시 밝혔다. 이어 “스프링 시즌에서 플레이오프는 갈 것 같다. 진짜 잘한다면 월즈 진출도 가능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민성은 “OK저축은행 브리온 팬 여러분, 제가 살짝 못 미더울 수 있지만 아직 못 보여드린 게 많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증명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테니 끝까지 응원해달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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