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부동산 담보대출 국민주택채권 매입 비용 1800억 환급

본인 소유 부동산 담보대출 신청 72만명 대상
인당 평균 25만원꼴 환급 예정
은행은 전 영업점에서, 상호금융은 대출받은 지점서 신청

금융권이 소상공인 약 72만명이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으면서 불필요하게 부담한 국민주택채권 매입 할인비용 1800억원가량을 돌려준다.

17일 금융감독원은 금융권이 앞으로 이같은 비용을 오는 18일부터 환급한다고 밝혔다.

국민주택채권은 정부가 국민주택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발행한 채권이다.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르면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고 부동산 저당권설정등기를 신청하려면 국민주택채권을 의무로 매입해야 한다. 매입 즉시 매도 되는데 채권할인율에 따라 매입액이 결정된다. 이때 본인 소유 부동산을 담보로 할 경우 국민주택채권 매입의무가 면제된다.

하지만 고객 신청이 원칙인데다, 금융사나 법무사가 법령을 제대로 인지 못 하는 등의 이유로 불필요한 매입 할인비용을 부담해왔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금융권에서 환급하기로 한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본인 소유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은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는 최근 5년간 국민주택채권 총 72만3000건(2조6356억원)을 매입하면서 1437억원의 할인비용을 부담했다. 금융권은 이 금액에 경과이자를 더해 오는 18일부터 1796억원(건당 평균 25만원)을 환급한다.

환급액 비중은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상호금융권이 52.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은행(32.2%), 저축은행(9.2%), 여신전문금융사(6.4%), 보험(0.3%) 순이었다. 업종 별로는 ▲부동산업(20.9%) ▲도·소매업(20.6%) ▲건설업(8.3%) ▲숙박 및 음식점업(7.1%) ▲제조업(5.2%) 순서다.

환급 대상은 최근 5년 내 사업 용도로 본인 소유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개인사업자 또는 중소기업이다. 다만 국민주택채권 만기(5년)가 지났어도 대출일로부터 10년 이내면 환급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당시 매입을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과 국민주택채권 매입 영수증 등을 제출해야 한다.

대출을 취급한 금융사는 이달 18일부터 대상 고객에게 문자메시지 등으로 일괄 안내할 예정이다. 또한 전담 상담센터도 마련해 고객 문의를 받기로 했다.

환급받으려는 차주는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 은행은 모든 영업점에서 환급신청이 가능하나, 상호금융은 당초 대출을 취급한 조합(금고)에 신청해야 한다. 신청하면 대상 여부와 예상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안내 문자를 받지 못한 고객도 신분증과 국민주택채권 매입 영수증 등 증빙을 제시하면 신청할 수 있다. 환급금은 5영업일 내 고객이 요청한 계좌로 입금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원활하게 환급되도록 진행 상황을 주시하고 환급 실적 등을 지속 점검할 예정"이라며 "금융사도 재발방지를 위한 내부절차를 개선한 가운데 고객 불편함이 없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