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백기 흔든 인질에 사격"…자국민 오인사살 후폭풍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인질들이 이스라엘군의 오인사격으로 사살된 데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수천 명이 인질 석방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는 이날 수천 명이 시위를 열고 인질 석방을 위한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했다. 시위 참가자들 중에는 인질 가족과 하마스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휴전 없이는 아직 하마스에 억류돼 있는 120명 넘는 인질들이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인질 3명이 이스라엘군의 오인사격으로 숨진 것을 두고 더 이상의 실수는 안 되며, 인질에 대한 즉각적인 석방 합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군(IDF)은 지난 15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에서 교전 중 이스라엘군 대원이 이스라엘인 인질 3명을 위협으로 잘못 식별하면서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이스라엘 군 당국자는 이번 사건이 교전규칙에 어긋나는 것으로 최고위급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16일 성명에서 "이스라엘군과 나는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다"면서 "우리는 이런 사건이 향후 전투에서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할레비 참모총장은 3명의 인질이 이스라엘군에 자신들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은 폭탄을 갖고 있다는 의심을 사지 않도록 상의를 벗은 채 움직였고, 흰 천을 들었다. 하지만 긴장이 모든 것을 압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질에 대한 총격은 교전 규칙에 어긋난다. 흰 깃발을 들고 투항하려는 이에게 총격을 가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총격은 교전 중에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으로 인질 석방 협상 재개에 대한 압박이 커지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새로운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이 15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협상 중재역을 맡아온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를 만난 데 대한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다.
다만 자신이 협상팀에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지금 인질을 되찾아오는 것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전은 하마스를 뿌리 뽑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7일간의 휴전이 중단된 이래 이스라엘과 카타르 고위 당국자가 회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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