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상승세, 인천 UTD 김동헌의 놀라웠던 2023시즌
[곽성호 기자]
지난해 인천은 구단 역사상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리그 4위를 기록한 인천은 이번 시즌 구단 역사상 첫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했고 플레이오프 단판 경기에서 베트남 하이퐁 FC를 제압하며 아시아 무대를 누볐다. 만년 강등권에 안착하며 매해 강등 위기가 도사렸던 인천이었으나 2020시즌 중반 팀에 부임한 조성환 감독 지휘 아래 상위권이 더욱 익숙한 팀으로 변모했다.
이번 시즌 역시 인천은 느렸지만 강했다. 개막 후 리그 10경기에서 3승 3무 4패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쉽지 않은 출발을 알렸다. 여기에 더해 리그 20라운드까지 5승 8무 7패의 성적을 기록하며 하위권에 머물렀던 인천이었으나 후반기 잠재력을 폭발하기 시작했다. 무뎠던 공격력이 서서히 폭발하기 시작했으며 팀의 에이스인 에르난데스와 제르소는 빠른 주력을 통해 상대 골문을 폭격했다. 이에 더해 박승호, 최우진, 박현빈, 김민석, 홍시후와 같은 젊은 엔진들 역시 잠재력을 보여줬다.
20라운드부터 인천은 시즌 최종전까지 리그 19경기에서 10승 6무 3패의 호성적을 기록하며 리그 5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에 더해 처음 출전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요코하마 F.마리노스(인천), 산둥 타이산(중국), 카야 일로일로(필리핀)와 한 조에 묶였던 인천은 카야와 요코하마에 전승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세웠으나 산둥에 2연패를 기록, 4승을 기록하고도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하는 아쉬움을 겪었다. 비록 아쉬운 시즌이 됐던 인천이었으나 이 과정 속, 인천은 빠르게 성장한 수문장을 발견하며 시즌을 마무리 지었다.
▲ 인천 유나이티드 김동헌 골키퍼 |
ⓒ 한국프로축구연맹 |
바로 1997년생이자 구단 유스 출신으로 지난 2019시즌을 앞두고 팀에 입단한 김동헌 골키퍼다. 프로 입단 첫해 김동헌은 팀의 쟁쟁한 경쟁자인 정산(대전), 이태희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프로 리그 데뷔전을 치르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프로 데뷔 이듬해, 전 세계에 퍼진 신종 코로나(COVID-19) 감염증으로 인해 리그 경기가 축소 운영(38→27)되며 김동헌에 돌아가는 경기 출장 횟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이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가며 자신의 가치를 알리게 된다.
직전 시즌과 마찬가지로 정산, 이태희, 김유성과 함께 주전 경쟁에 돌입한 김동헌은 프로 데뷔전을 FA 컵을 통해 치르게 된다. 수원 FC와의 FA 컵 경기에 출전하며 연장전까지 활약한 김동헌은 아쉽게 승부차기에서 무너지며 울었으나 이 경기 이후 리그 데뷔까지 성공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리그 12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홈 경기에서 리그 데뷔전을 치른 김동헌은 후반 막판 이승기(부산)의 왼발 슈팅에 실점을 허용했으나 경기 내내 전북의 공격을 온몸으로 방어하며 팀의 귀중한 승점 1점을 획득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프로 데뷔전에서 화끈한 모습을 보인 김동헌은 이후 13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에서도 1실점을 허용했으나 안정감 있는 모습을 선보이며 활약을 이어갔고 15라운드 성남과의 경기에서도 활약을 이어갔으나 이후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2020시즌, 리그 3경기와 FA 컵 1경기 출전에 머물러야만 했다. 프로 데뷔전을 맛본 이후 2021시즌에 돌입한 김동헌은 전반기 자취를 감췄으나 후반기 이후 맹활약을 펼치며 인천 팬들에게 이름 세 글자를 완벽하게 각인하는 데 성공했다. 리그 15라운드가 되어서야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동헌은 이후 완벽하게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포항-전북-서울-수원을 상대로 연이어 좋은 모습을 선보인 김동헌은 여름 이후 약간의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으나 부상 복귀 이후 다시 주전 수문장 자리를 꿰차는 데 성공, 2021시즌 리그 13경기 출전 9실점을 기록하며 0점대 실점률을 선보이며 화려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듬해 김동헌은 출전 시간을 더욱 늘려가며 대체 불가한 존재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2022시즌 수원 삼성과의 개막전부터 선발 출격한 김동헌은 초반 리그 10경기에서 무실점 경기를 무려 4차례나 선보이며 존재감을 뿜어냈고 이 활약은 시즌 말미까지 이어졌다.
▲ 인천 유나이티드 김동헌 골키퍼 |
ⓒ 한국프로축구연맹 |
광주 원정 이후 이태희, 민성준에 주전 자리를 헌납하며 잠시 자취를 감췄던 김동헌은 이후 절치부심하여 다시 주전 수문장 자리를 꿰차는 데 성공한다. 16라운드 대전과의 경기에서 선발 출장한 이태희는 대전의 거친 공격을 온몸으로 틀어막으며 단 1실점만을 허용했으며 수원 삼성-강원-울산으로 이어지는 경기에서 완벽한 활약을 펼치며 팀의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23라운드 대전과의 경기에서 무실점 경기를 펼친 김동헌은 기세를 몰아 24라운드 서울과의 경기에서 나상호의 페널티킥을 선방하며 팀의 승리 달성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에 더해 리그 34라운드 포항전에서는 제르소의 골을 도우며 도움까지 기록한 김동헌은 명실상부 인천 최고의 수문장 자리에 올라서게 됐다.
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에서도 주전 수문장 자리를 차지한 김동헌은 1차전 요코하마와의 경기에서 비록 2실점을 허용했으나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는 완벽한 선방을 펼쳐 보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계속해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도 주전 수문장 자리를 지킨 김동헌은 6경기에 나와 9실점을 허용했으나 중요한 고비마다 환상적인 선방을 선보이며 활약했다. 2023시즌 김동헌은 24경기 출전 26실점을 허용하며 0점대 실점률이 깨졌으나 한 단계 더 성장한 활약을 선보이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내년부터 군인 신분, 김동헌의 활약은 어디까지
김동헌은 186cm의 신장으로 골키퍼로서 다소 불리한 신체 조건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를 상쇄하는 환상적인 반사 신경과 안정적인 후방 빌드업으로 최후방을 지휘한다. 특히 킥의 정확성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현대 축구 전술에 있어 후방 빌드업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김동헌의 정확한 킥 능력은 팀의 다양한 전술 선택지를 제공한다.
향후 국가대표 골키퍼 세대교체가 언급되고 있는 만큼 환상적인 선방 능력과 정확한 킥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김동헌은 팬들 사이에서 1순위로 언급되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는 김동헌은 이제 다음 시즌부터 익숙했던 인천 유니폼을 잠시 반납하고 국방의 의무를 해결하기 위해 김천 상무로 떠나야만 한다.
무서운 상승세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급 골키퍼 자원으로 성장한 김동헌의 성장세는 어디까지일까. 2023시즌 놀라운 선방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김동헌, 다가오는 2024시즌 김천 상무에서 보여줄 그의 활약상은 어떠할까. 리그 최고 골키퍼로 발돋움한 김동헌, 그를 주목해보자.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류희림 방심위의 정치 심의, 행정소송하면 100% 진다"
- 나라 팔아먹은 임금의 형... 이완용보다 5배 더 받았다
-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렸던 앤디 워홀이 40대에 깨달은 것
- 갑자기 '은둔형 외톨이'가 된 청년들, 그들의 속마음
- 믿고 보는 유재석-신동엽, 유튜브가 주목한 이유
- "거부권 남발, 군사독재정권이냐"... 한파 뚫은 '윤석열 거부' 함성
-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서 일어난 이상한 일들
- "위안부 확정 판결 인정 않는 일본, 국제법 무지 드러내"
- 모두 '돈돈'하는 시대, 가난한 이야기는 왜 들어야 할까
- 주말 한파에 정전·나무 쓰러짐 등 피해 속출…대설특보 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