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함부로 하지 마라" 현직 치과의사 폭로한 영업비밀
40년 경력의 치과의사가 치과 ‘업계’에 대한 내부고발에 나섰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치료 대신 비싼 치료를 권하고, 살릴 수 있는 치아도 뽑아버린 뒤 임플란트를 시키는 일이 만연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17일 책 『임플란트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할 이유』에 따르면 저자 김광수씨는 ‘다른 치과의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을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영업 비밀을 누설(폭로)하는 이유’에 대해 “일반 국민의 치아와 주머니를 보호하기 위함이고, 더는 모든 치과의사가 국민의 불신을 받는 사태까지 가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씨는 개인병원 은퇴 후 지난해부터 건강검진 치과의로 일하며 최근 신간을 냈다.
김씨는 책에서 ‘장사를 잘하는’ 치과에 가면 멀쩡한 치아가 나쁜 충치가 된다고 주장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아말감 충전 치료는 권하지 않고, 이보다 20~30배 비싼 금·인레이 치료를 바로 권한다고 한다.
특히 그는 한국이 ‘임플란트 천국’이라고 비판했다. 신경을 치료해서 치아를 살리는 것은 외면하고, 임플란트 시술을 권하면서 그냥 발치하는 경우를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책에서 “임플란트의 가장 큰 장점은 결손치의 경우 그것을 수복(修復)하는데 옆 치아를 깎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브릿지를 하지 않아도 되는데 해 왔고 살릴 수 있는 치아도 쉽게 뽑는 경향이 생겨났다. 박기 어려운 자리에도 무리하게 골이식을 하고 박다가 의사나 환자가 모두 고생하는 일도 종종 있다”고 소개했다.
‘돈이 되는’ 임플란트 시술을 배우기 위해 상당수 개원의가 주말이면 임플란트 관련 세미나를 다니고, 수천만원을 들여 해외 연수도 다녀온다고 한다. 임플란트 전문병원이 있는가 하면 치과 한 곳에 임플란트 전문의만 5명씩 있는 곳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임플란트를 하고 약 10년 뒤면 치조골이 녹아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 다시 임플란트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가능한 한 자신의 이를 살려야 한다는 뜻이다.
김씨는 임플란트를 해서 돈을 잘 벌 수 있는 시대, 치과 의원이 다른 것을 해서 돈 버는 시대도 끝났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치과의사는 예방을 잘 해주고 보건교육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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