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SF 공식 입단…라이벌 일본도 주목 "이치로 동경, ML서도 51번 사용"

김지수 기자 2023. 12.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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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일본 언론이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입단식을 치른 '바람의 손자' 이정후의 행보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입단식에 참석한 이정후의 가족과 이정후의 등번호까지 집중 조명했다.

일본 매체 '닛칸 스포츠'는 16일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계약 기간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474억원)의 조건에 입단했다. 금일 샌프란시스코의 홈 구장 오라클파크엥서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이정후는 2017년 휘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데뷔 시즌부터 정규리그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24(552타수 179안타) 2홈런 47타점 12도루 OSP 0.812로 맹타를 휘두르고 신인왕에 올랐다.

이정후는 매년 무섭게 성장했다. 특히 2021 시즌에는 123경기 타율 0.360(464타수 167안타) 7홈런 84타점 10도루 OPS 0.959로 리그를 평정했다. 타격왕 타이틀까지 손에 넣으면서 아버지 이종범(1994 시즌 MVP, 타율 0.393 196안타 19홈런 77타점 84도루)과 함께 한미일 프로야구 최초로 부자(父子) 타격왕이라는 멋진 역사를 썼다.

2022 시즌에는 더 무시무시한 타자가 됐다. 142경기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5도루 OPS 0.996로 2년 연속 타격왕에 정규리그 MVP에 등극했다. 꼴찌 후보로 꼽혔던 키움은 이정후를 앞세워 창단 후 3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의 위업을 이뤄냈다. 

이정후는 2022 시즌을 마친 뒤 원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에게 일찌감치 2023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 동의를 얻었다. 올해 후반기 발목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는 불운을 겪었지만 빠르게 재활을 마치고 10월 10월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대타로 출전, 홈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이정후는 11월 중순 미국으로 건너가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에게 포스팅 협상을 맡겼다. 수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이정후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던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했던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품는 데 성공했다.

이정후는 입단 기자회견에서 영어로 미리 준비한 소감으로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계약을 도와준) 보라스코퍼레이션에 감사하다. 이기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왔다. Let's go Giants!"를 말하며 각오를 밝혔다.

이정후의 입단 기자회견에는 아버지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와 어머니 정연희 씨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정후는 행사를 마친 뒤 홈 구장에서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면서 평생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닛칸 스포츠'는 "이정후는 일본 나고야에서 (1998년)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주니치 드래건즈에서 뛰었던 이종범"이라며 "2022 시즌 2년 연속 타격왕과 타점 타이틀을 차지,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고 소개했다.

이종범 코치는 현역 시절 1997 시즌 해태 타이거즈(현 KIA)를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뒤 일본 프로야구(NPB) 주니치에 진출했다. 4시즌 동안 통산 311경기에서 타율 0.261, 286안타, 27홈런, 53도루의 기록을 남겼다. 1999 시즌에는 주니치의 센트럴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레전드 중 한 명인 이종범 코치는 이제 '이정후 아버지'로 불리는 일이 자연스럽다. 올 시즌 LG 트윈스 1루 작전주루코치로 팀 우승에 힘을 보탰던 가운데 내년에는 미국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닛칸 스포츠'는 그러면서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등번호 51번을 달게된 부분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이정후는 신인 시절 2017 시즌 41번을 사용했지만 이듬해인 2018 시즌부터 51번으로 등번호를 바꿨다.

51번은 이정후가 존경하는 선수 중 한 명인 일본 야구의 전설 스즈키 이치로의 현역 시절 백넘버다. '닛칸 스포츠'는 "이정후는 어렸을 때부터 동경했던 이치로가 달았던 51번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용할 등번호로 정해졌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매체 '베이스볼 킹'도 "'한국의 이치로'라고 불리는 이정후는 키움에서 사용하던 51번을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달게 됐다"며 "한국의 안타 기계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들은 LA 다저스와 계약기간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240억 원)라는 역사를 쓴 오타니 쇼헤이 만큼은 아니지만 이정후의 소식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스포츠 호치'는 샌프란시스코 구단 공식 SNS 계정에 올라온 이정후의 입단 기자회견 영상에 달린 현지팬들의 긍정적인 댓글을 하나씩 소개하기도 했다.

'스포츠 호치'는 이와 함께 "이정후는 두 차례나 KBO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7년 연속 3할 타율 이상을 기록해 '한국의 이치로'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정후는 2019 WBSC 프리미어12, 2021년 도쿄 올림픽,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일본을 상대로 강렬한 인상을 남겨왔다. 일본 언론, 야구팬들이 이정후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도쿄 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일본이 자랑하는 특급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상대로 2루타를 쳐냈다. 올해 WBC에서는 다르빗슈 유우를 상대로 적시타를 때려내 자신의 진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EPA/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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