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 무는 나쁜 상상...생각 그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일단, 명상합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생각을 합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코끼리를 떠올리는 것처럼 한 번 떠오른 생각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죠. 특히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 때는 '제발, 생각을 멈추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드는데요. 생각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생각 명상’입니다. '더 마음' 섹션에서 여러분의 마음 챙김을 위한 기초 명상 가이드 5회를 준비했는데요. 이번 편은 4회 '생각 명상'입니다. 모든 과정은 명상 교육 서비스 '마인드 트립' 이현정 명상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습니다.
누구나 생각의 패턴이 있다
'생각 명상'의 핵심은 '생각의 패턴'을 찾는 것인데요. 최근에 힘들었던 일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 예를 들어 직장 상사에게 업무 관련 경고를 받은 일을 회고해봅니다. 그리고 어떤 생각이 이어서 떠오르는지 지켜보세요. '무시를 당했다' '나는 가치가 없다' '상사가 싫다' 같은 생각이 뒤따를 수 있죠. 이어지는 생각 속에 바로 '생각의 패턴'이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습관적으로 자책을 할 수도 있고, 남 탓을 할 수도 있어요. 나만의 고질적인 생각 패턴을 알아차리는 게 생각 명상의 시작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생각의 지독한 연결 고리에서 빠져나올 수 있어요.
이제부터 연습을 해볼게요. 쉽지 않을 겁니다. 생각의 힘은 꽤 강하거든요. 영상을 보며 차근차근 따라해보세요.
생각이 많아 힘들 땐, 이렇게 빠져나오세요
Step 1. 편안한 자세로 눈을 감습니다
내게 맞는 편한 자세로 앉은 후, 눈을 감습니다. 바닥에 닿은 몸의 감각을 느껴 보세요. 바닥의 단단함, 온도, 질감을 느껴봅니다. 긴장이 덜 풀렸다고 느껴지는 곳이 있다면, 그곳을 서너차례 들썩이며 힘을 빼주세요.
Step 2. 호흡에 집중합니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순간에 집중하세요. 호흡은 몸의 ‘베이스캠프’와도 같아요. 명상을 하는 중에 힘든 생각이 휘몰아쳐 불안하다면, 생각 바라보는 걸 멈추세요. 그리고 호흡하세요. 잠시 쉰 다음 다시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힘들 때면 언제든 호흡으로 돌아와 쉬어도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Step 3. 떠오르는 생각을 지켜봅니다
이제 생각을 떠올려 봅시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을 수 있어요. ‘생각해야지’하고 억지로 재촉하지 않도록 해요. 자연스럽게 생각이 날 때까지 호흡하며 기다려 줍니다. 생각이 떠오르면 그냥 가만히 지켜보세요. TV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말이죠. 드라마의 인물과 대화할 수 없듯이, 그 상황에 직접 개입하지 않도록 합니다. 거리를 두고 지켜봅시다.
Step 4 생각에 이름을 붙여 줍니다
이제부턴 생각에 이름을 붙여보도록 할 거예요. 생각이 떠오르면 ‘~란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고 마음 속으로 말해주는 겁니다. 예를 들어 친구와 싸운 장면이 떠오른다면 ‘친구와 싸웠던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고 명명해주세요. 상사에게 혼이 난 상황이 떠오른다면 ‘상사에게 혼이 난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고 말입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그 생각에서 쉽게 빠져나오기 위해서입니다. 이름을 붙이는 순간, 이건 실제가 아니라 머릿 속 상상이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거든요. 생각에 휩쓸리지 않고, 한발짝 물러서서 관망할 수 있는 장치인 셈이죠.
Step 5 모든 생각을 동등하게 바라보세요.
생각은 수시로 바뀝니다. 하나의 생각만 붙잡고 있을 필요도, 여러 생각을 모두 다 끌어안고 있을 필요도 없어요. 언덕 위에 누워 구름의 움직임을 보는 것처럼, 생각을 흘려 보내 주세요. 하나의 생각이 끝나고 다른 생각이 이어지면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알아차리기만 하면 됩니다. 좋은 생각, 나쁜 생각은 없습니다. 쓸데없는 생각이나 잡생각이라고 판단하지 않고 모든 생각을 동등하게 대하도록 합니다.
Step 6 생각에서 빠져나옵니다
이제 생각에서 빠져나올 시간입니다. 바닥에 닿은 몸의 감각으로 주의를 가져오세요. 생각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게 힘들어 가슴이 두근두근할 수도 있고, 어지러울 수도 있어요. 그럴 땐 가볍게 심호흡을 해 줍니다. 마음의 준비가 되면 눈을 떠 주세요.
집중이 잘 되지 않을 때 한 번 읽어보세요
1. 생각이 너무 많이 떠오른다면, 나눠서 생각해 보세요
많은 생각이 한꺼번에 떠올라 무엇부터 봐야 할 지 모르겠다고요. 그럴 땐 마음 속 카테고리를 만들어 생각을 나눠봅시다. 과거의 기억인지, 미래의 걱정인지 먼저 나눠보세요. 보통은 이 두가지 생각을 가장 많이 하거든요. 긍정적인 내용인지, 부정적인 내용인지 구분해도 좋습니다. 뭉친 근육을 마사지로 풀 듯, 덩어리진 생각도 살살 풀어서 펼쳐보세요. 꽤 많은 생각들이 내 안에 뭉쳐 있었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2. 힘든 생각이 벅차다 느껴질 땐, 호흡으로 돌아오세요
감당하기 힘든 생각이 나를 짓누를 수도 있습니다. 생각만으로도 답답하고 괴로워 피하고 싶을 수 있어요. 그럴 땐 호흡으로 돌아와 쉬어 주세요. 호흡 명상(2회)도 좋습니다. 생각이 너무 빨리 바뀌어 집중하기 힘들 때에도 활용하기 좋아요. 마음을 가라앉힌 후 진정이 되면, 다시 생각을 바라봅시다.
3. 내 생각을 비난하지 마세요
생각을 바라보다 보면 원하지 않는 내 모습을 마주할 수 있어요. 질투하는 모습, 거짓말하는 모습, 이기적으로 구는 모습 말이죠. 생각 명상을 하는 이 시간만큼은 스스로에게 ‘잘못했다’고 비난하지 않기로 해요. 그저 이런 생각이 떠올랐구나 알아차려 주고, 끌어안아 주기로 해요. 내 생각과 마음이 쉴 수 있는 곳은 내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으로 유명한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은 이런 말을 했어요.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엔 내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힘이 있다." 어지러운 생각 속에서 잠깐 멈출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 공간 속에 쉬면서 나의 반응을 선택할 결정권을 갖는 것. 우리가 생각 명상을 하는 이유입니다. 힘든 생각에 휩쓸려 갈 지, 멈춰 설 지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죠.
명상은 저절로 마음의 안식을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익숙한 생각의 습관에서 벗어나 진짜 내 마음을 알아차리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 생각 패턴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분명한 건 바꿀 수 있다는 거예요. 나를 믿고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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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회 '지금'을 알아차리는 아주 쉬운 방법…몸의 기본 자세
① 명상이 필요한 순간
② 명상할 때, 어떻게 앉아야 할까
③ 기억해야 할 마음의 자세
2회 호흡만 잘해도 '욱'하는 걸 줄일 수 있어요…호흡 명상
① 호흡 명상, 왜 해야할까
② 호흡 명상이 필요한 순간
③ 호흡 바라보는 방법
3회 '칭찬' 집착하는 나, 내 마음의 소리 듣기…소리 명상
① 감각 중 '소리'에 집중하는 이유
② 내 마음의 소리, 왜 들어야 할까
③ 판단하지 않고 소리 듣는 법
5회 나쁜 감정은 없다, 나에게 친절해지기…감정 명상
① 감정 명상, 왜 필요할까
② 감정 명상이 필요한 순간
③ 지금 내 감정 알아차리기
」
선희연 기자 sun.he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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