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분명, 정말 잘할 것"…린드블럼·브리검·사도스키가 보장합니다

최원영 기자 2023. 12. 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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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한국의 슈퍼스타를 곁에서 지켜본 외국인 투수들이 입을 모았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분명 잘할 것이라고.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1억1300만 달러(약 1473억원)를 투자한 이유를 분석했다. KBO 리그 유경험자인 조쉬 린드블럼(전 두산 베어스), 제이크 브리검(전 키움 히어로즈), 라이언 사도스키(전 롯데 자이언츠)의 이야기를 전했다.

린드블럼은 2015~2017년 롯데, 2018~2019년 두산서 뛰었다. 2019년 KBO MVP, 2018~2019년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을 수상하며 이름을 떨쳤다.

린드블럼은 "이정후는 만 18세 때부터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타격 기술을 갖춘 선수였다. 정말 인상적이었다. 어린 나이에도 타자로서 균형 잡힌 선수였다"며 "어떻게든 타이밍을 뺏기 위해 노력했지만 무척 어려웠다. 설사 속였다고 해도 이정후는 팔을 뒤로 빼고 안타를 쳐냈다. 삼진 잡기 너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정후는 어떤 카운트에서도 타구를 만들어냈고, 2스트라이크에서도 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본의 대표 야구 스타인 스즈키 이치로와 닮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입성했다. 2019년을 끝으로 은퇴했다. 빅리그서 장수하며 3000안타 이상을 때려내는 등 활약했다.

이정후와 키움서 5년간 동고동락한 브리검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브리검은 이정후의 데뷔 시즌인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영웅 군단에 몸담았다.

브리검은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와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내가 처음 키움에 합류했을 때 이정후가 데뷔했다. 행운이라 생각한다. 이정후가 경기장 안팎에서 역동적인 선수로 성장하는 모습을 봤다"며 "그는 19세 때부터 선수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고 팀을 더 좋게 만들었다. 중요한 순간에 큰 활약을 펼쳤다"고 칭찬했다.

'메이저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까'란 질문에는 "아마 그럴 듯하다. 하지만 정말 잘할 것이다"며 "이정후는 올스타가 될 것이다. 그는 재능과 추진력, 열정을 갖고 있다. 1억13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난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롯데서 2010~2012년까지 선수 생활을 한 뒤 KBO 리그서 외국인 스카우트로 활동한 사도스키는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최고점을 보고 투자했다. 나 역시 그가 그 지점에 닿기를 바란다"며 "이정후는 최고의 선수는 아니지만 좋은 선수다"고 말했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사도스키는 "이정후는 지난해 호세 피렐라(전 삼성 라이온즈) 등 빅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한 선수들과 KBO MVP를 놓고 경쟁했다. 따라서 그는 더 빠른 공에도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며 "좌완 스페셜리스트들을 많이 보지 못했다는 것도 또 하나의 우려점이다"고 언급했다.

린드블럼도 이정후가 시속 90마일 후반대의 공을 때려낼 수 있는 능력을 계속해서 증명해야 한다고 짚었다. 다만 린드블럼은 "이정후의 기술을 보면 그는 다른 한국 선수들보다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첨언했다.

디애슬레틱은 한국에서 이정후를 지켜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평가도 전했다. 스카우트들은 "이정후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같은 프랜차이즈 스타라기보다는 기복 없이 매 경기 꾸준히 활약할 수 있는 선수에 가깝다"고 평했다.

한 스카우트는 이정후를 뉴욕 메츠의 중견수이자 리드오프인 브랜든 니모와 비교했다. 이정후가 니모만큼의 수비 능력을 갖추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샌프란시스코는 향후 몇 년간 이정후를 중견수 겸 리드오프로 활용할 것이라 점쳤다.

매체는 이정후가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선수라는 점도 조명했다. 브리검은 한국에서 이정후와 식사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신(God)'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지 않지만, 이정후는 한국에서 '아이콘'이었다. 수많은 팬들에게 휩싸였다. 이정후는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을 좋아했다"고 돌아봤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엔 북적거림이 필요하다. 시장성 있는 선수,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무관심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샌프란시스코는 '바람의 손자'가 신선한 공기를 불어 넣어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5일 이정후와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의 규모이며 2027시즌 종료 후 옵트 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 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했다.

이정후는 내년에 700만 달러, 2025년 1600만 달러, 2026년과 2027년 각 2200만 달러, 2028년과 2029년 각 2050만 달러를 받는다. 계약금 500만 달러는 별도로 수령한다. 구단과 자선 기부 계획도 세웠다. 내년에 6만 달러, 2025년 8만 달러, 2026년과 2027년 각 11만 달러, 2028년과 2029년 각 10만2500달러를 내놓기로 했다.

이정후의 대형 계약으로 원소속구단인 키움은 샌프란시스코로부터 보상액 총 1882만5000달러(약 247억원)를 받게 됐다. 강정호(은퇴), 박병호(현 KT 위즈),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이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네 번째 선수를 배출하며 미소 지었다.

이정후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준비해온 소감을 영어로 말하고 재치 있는 입담을 뽐내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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