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6개월 선고 받은 30년 차 공무원의 선택

김상목 2023. 12. 1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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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예술영화 개봉신상 리뷰] <리빙: 어떤 인생>

[김상목 기자]

공직사회 관료주의에 찌든 주인공에게 닥친 사건
 

우리는 쉽게 공무원을 '세금도둑'이라 성토하곤 한다. 조금만 신경 쓰면 시민들의 곤란을 해결해줄 수 있는데도 복지부동이 몸에 배긴데다 평생직장, 속칭 '철 밥통'을 차고 앉아 배짱이라는 것이다. 국회의원만큼은 아닐지언정 일 안하는 공무원 팍팍 잘라야 한다는 여론을 SNS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반대로 주민자치센터 등 현장에서 시민들을 상대해야 하는 공무원들은 극성 민원인의 '갑질'에 부르르 떠는 반응을 드러내곤 한다. 취업절벽이 심해지면서 몇 년간 원래 고졸 취업기준으로 설정된 9급 공무원 시험이 사법고시를 방불케 격심해지곤 했지만, 근래 들어 언제 그랬냐는 듯 경쟁률이 떨어지고 이직이 심화 일로라고 한다. 사기업에 비해 박봉인데다 만만한 게 공무원이라고 시달리다 보니 젊은 신입들이 못 버티고 나간다는 것이다. 이런 인식이 꼭 현대 한국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대한민국 공무원들의 민원처리 속도는 세계적으로 알아줄 만하고, '진상' 민원인들의 행패가 잊을만하면 어딘가에 올라오지만, 그래도 관공서를 불태우거나 폭동으로 뒤엎지는 않으니 말이다.

한국에서 실무직(6-9급) 공무원 중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세를 지닌 이는 아마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김선태 주무관일 테다. 대개 온라인 홍보를 위해 지자체와 공공기관이라면 여러 채널을 개설하지만 콘텐츠 부재와 사후관리 부실로 비싼 돈 들여 만들어놓고도 폐허처럼 방치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충주시 유튜브는 기초지자체 홍보공간인데도 50만이 넘는 구독자를 자랑한다. 단연 전국 지자체 중 광역/기초 가리지 않고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중이다.

성공요소를 들자면, 아무래도 관료적일 수밖에 없는 공무원 사회에서 쉽게 드러내기 힘들 'B급 감성' 폭발하는 개성이 인기의 근본이겠으나, 해당 채널에서 작심하고 리얼하게 묘사하는 공무원 사회와 관공서의 현황 역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데 이견이 없을 테다. 특히 '왜 공무원은 전화를 돌리는가?' 편은 공무원이나 일반 시민이나 모두 높은 지지를 보냈던 방송으로 기억에 남는다. 영국에서 날아온 <리빙: 어떤 인생>은 바로 해당 방송의 영국 판처럼 관객의 이목을 잡아끌며 인상적인 오프닝을 선보인다.

판에 박힌 듯 흘러가는 관공서의 시간 속에서
 
▲ "리빙: 어떤 인생" 스틸 영화 스틸 이미지
ⓒ (주)티캐스트
 
30년차 공무원인 윌리엄스씨는 '카운티'(구청 쯤 되는 영미권 행정구역) 공공사업부서 과장으로 봉직 중이다. 그의 등장은 신입직원 '웨이클링'의 첫 출근길을 통해 관객에게 처음으로 소개된다. 도시 외곽 주거지역에서 정해진 시간에 통근기차로 출근하려는 정장 입은 직장인 무리들 가운데에서 웨이클링은 자기 부서 선배들과 인사를 나누고 함께 열차에 탄다. 다음 역에서 부서장인 윌리엄스 과장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는 부하직원들과 같은 칸에 타지 않는다. 선배 직원들도 최선임 차석이 아는 척 할 뿐 감히 말을 섞지 않는다.

사무실에 숱한 민원 방문과 서류가 날아들지만 우리가 종종 겪던 것처럼 명쾌한 처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부서 사이를 빙빙 돌던 서류 중 일부는 윌리엄스 과장의 서류철 한구석에서 안식을 찾는다. 조금만 도와주면 단골 민원인들 안 봐도 되게 처리 가능할 것 같지만 늘 그래왔다는 선배들 무언의 표정을 보며 신입 공무원은 질문하기를 멈춘다. 단지 공공사업부서만의 관행이 아니라는 것을 웨이클링은 민원인 그룹을 타 부서로 안내하며 체감하게 된다. 동서고금을 초월해 관공서 업무처리의 전형은 이런 것이라는 듯 부서 간 수건돌리기처럼 이어지는 민원 미루기 과정이 너무나 인상적으로 도입부를 장식한다.

그런데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만 같던 규정과 절차의 화신, 윌리엄스 과장이 오후 이른 시간에 조퇴를 통지한다. 흔히 보기 힘든 경우라는 표정이 사무실 모두에게 감돌지만 달리 문제될 사안은 아니다. 유서 깊은 공무원 조직에서 그런 변수쯤은 소소한 일상에 불과할 테다. 그는 모자를 눌러쓰고 서류가방과 우산을 챙겨 이른 퇴근 후 총총히 발걸음을 옮긴다.

생의 위기 속에서 주인공이 겪게 되는 실존적 방황

윌리엄스는 병원 검진을 받는다. 요즘 좀 몸이 불편한 것 같아 검사한 것뿐인데 의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시한부 인생임을 선언한다. 남은 수명은 6개월, 길어야 9개월 정도라는 것. 당혹해 하며 그는 귀가해 망연자실한다. 장성한 아들과 며느리가 분가할 궁리를 하며 들어오다 불 꺼진 거실에서 멍하니 앉은 그를 보고 화들짝 놀란다. 가족에겐 당장 알려야 마땅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자신의 문제를 말할 기회를 번번이 놓치고 만다. 한집에 살지만 부자관계가 그리 살갑지 않아 보인다. 윌리엄스는 아들 내외에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망설이기만 한다. 아마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아들이 결혼한 후 부자관계는 형식적으로만 흘러온 모양새다.

다음날 윌리엄스는 출근하지 않는다. 주변에선 실종신고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술렁이지만 지난 30년간 자로 맞춘 듯 규칙적인 생활을 해왔기에 당혹해 하면서도 과장이 아무 일 없다는 듯 곧 올 거라 믿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그는 끝내 사무실에 나타나지 않는다(이후 극중에서 달력의 변화를 통해 주인공의 근태 상황이 공개된다).

교외 바닷가 휴양지에서 작가로 보이는 남자가 식당 직원과 시시껄렁한 농담 따먹기 중이다. 자신이 불면증 환자인데 권태로운 이들이 몰려드는 이 휴양지에서 불면증 약을 구할 수 없다며 푸념 중이다. 뒤에서 윌리엄스의 목소리가 들린다. 자신은 이제 필요가 없다며 약을 잔뜩 그에게 전한다. 그 과정에서 의기투합한 둘은 휴양지 환락가를 누비며 윌리엄스가 평소에 접할 리 없었던 유흥에 몰두한다. 하지만 노는 것도 놀아본 사람이 잘 놀게 마련. 결국 얼마 후 윌리엄스는 런던으로 돌아온다.

돌아오고 나서도 그는 여전히 결근상태다. 그는 길에서 우연히 얼마 전 공무원을 그만두고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부하직원 '해리스'와 만난다. 안정된 공무원 일을 그만두고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던 해리스에게 윌리엄스는 추천서를 써주고 근사한 고급식당에서 밥을 산다. 이후 장기결근 상황에서 그는 해리스와 종종 만남을 청하지만 주변에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기 시작하고 해리스 역시 나이든 이전 직장상사와의 만남이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아들 내외에게도 소문이 전해져 며느리는 단호한 대처를 남편에게 주문하지만 부자는 서로에게 끝내 속내를 전하지 못한다. 그리고 어떤 일을 계기로 마침내 윌리엄스는 몇 달간의 휴직을 청산하고 일터로 복귀한다. 그리고 사람들을 놀라게 할 일이 거듭 벌어지기 시작한다.

거장의 고전을 성실하게 재연하는 드림팀의 활약
 
▲ "리빙: 어떤 인생" 스틸 영화 스틸 이미지
ⓒ (주)티캐스트
 
이 영화는 다들 알다시피 구로사와 아키라의 1952년 영화 <이키루('살다')>의 리메이크 판이다. 영국을 배경으로 극중 시공간을 옮겼지만 원작의 시간대나 기본적인 전개, 등장인물들 간 관계 등에서는 거의 동일한 구조를 취한다. 그래서 관객은 사전조사를 조금만 해뒀다면 이야기의 결말까지 이미 통째로 스포일러를 알고 있는 상태로 영화를 만나게 될 테다. 그래서 배경지식 예습을 거친 이들이라면 이야기의 결말보다는 원작과 리메이크 판을 대차대조하며 관람하는 재미를 기대할 공산이 크다.

리메이크 작품은 70년의 시차를 두고 공개되었지만 도표를 그려 비교하고 싶을 만큼 근래 드물게 충실한 헌정의 자세를 취한다. 파격적 재해석 같은 건 찾아보기 힘들다. 그 정도로 두 영화는 닮은꼴 공통점을 짙게 가진다. 두 편 다 2차 세계대전으로 사회 곳곳이 파괴된 후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전쟁의 상흔이 남은 상태를 주변 환경으로 담는다. 여기에 관료주의 폐단이 깊숙하게 뿌리박힌 공무원 사회가 주인공의 예전 삶과 말년의 도전에 결정적 장벽으로 자리한다. 그런 배경 가운데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초로의 주인공이 겪게 되는 방황, 그리고 남은 시간을 권태롭기 짝이 없던 이전의 삶과는 다르게 보내고픈 도전과 결과로 귀결되는 이야기다.

오리지널에서 구로사와 아키라의 또 다른 페르소나 중 한명이라 할 '시미즈 다카시'가 맡았던 주인공은 <캐리비안의 해적>, <해리포터>, <언더월드> 등의 대작 시리즈물에서 인상을 남겼던 관록의 배우 '빌 나이'가 감당한다. 등장인물 관계가 원작에 판박이라 그 역할을 리메이크 판은 누가 맡았는지 챙겨보는 재미가 있다.

2편 다 1950년대 초반을 시간 배경으로 삼고 있어 극심한 변화가 달리 필요 없기도 하다. 다만 70년 전의 런던을 배경으로 하기에 원작에 비해 세트 디자인이나 시대 고증에 공들인 기색이 역력하다.

여기에 영국 특유의 사회적 특성과 지역적인 색깔이 추가된다. 런던 도심과 중산층 사무직의 주거공간인 '뉴 타운' 사이의 통근 풍경, (테리 길리엄의 '디스토피아' SF <브라질> 속 관료제 사회와 소품 몇 개 빼면 거의 동일한 질감의) 보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게 되는 카운티 각 부서 사무실 풍경, 영국 주말 가정식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셰퍼드 파이'를 각자의 그릇에 나누는 윌리엄스 가족의 식탁, 웨이클링이 연애를 시작하며 공원에서 소박하게 연인과 나누는 '피시 앤 칩스'까지 깨알 같은 '디테일'이 돋보인다. 결정타로 윌리엄스가 흥얼대는 스코틀랜드 민요 '마가목'까지 원작의 분위기를 영국으로 연착륙 하는데 충실한 장치로 가득하다.

동서양 영화와 문학이 조화롭게 연결되는 확장성의 작업
 
▲ "리빙: 어떤 인생" 스틸 영화 스틸 이미지
ⓒ (주)티캐스트
 
그런 세심한 장치와 구성에도 불구하고 고전 반열에 오른 원작 재연에 대해 고민이 어지간히 많았던 것 같다. 오리지널과 리메이크 사이에 혹시나 불협화음의 간극이 형성될까 염려했는지 제작진은 각색을 위해 낼 수 있는 최강의 카드를 선보인다. 201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일본 출신으로 영국에 귀화한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에게 임무를 맡긴 것이다. 이만하면 호사의 극치라 할 만하다. 영국과 일본사회의 미세한 결을 포착 가능한 대작가의 활약 덕분에 <리빙: 어떤 인생>은 화면 구성과 대사 하나까지 원작과의 연결성을 확보하면서도 영국적 풍미가 돋보이는 리메이크로 완성되었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 속 풍경과 <이키루>/<리빙: 어떤 인생>의 색깔도 제법 잘 어울리는 느낌이니 금상첨화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이키루>와 본 작품의 연결고리는 누구나 인지하는 사안일 것이다. 그런데 왜 굳이 70년 전 일본에서 제작된 영화를 리메이크하게 된 걸까 궁금증은 남는다. 여기에서 구로사와 아키라라는 거장의 작품세계 기원을 새삼 돌아보게 만드는 지점이 흥미롭다. <이키루>는 남부럽지 않은 조건이지만 정작 본인 자신은 권태로운 인생을 살아온 주인공이 인생의 황혼에 급작스럽게 접어들면서 자신이 살아온 길을 돌아보고 얼마 남지 않았기에 더 환하게 생을 간직하려는 도전을 다면적으로 다룬다. <리빙: 어떤 인생> 또한 그 대전제에 충실하다. 동시대의 오즈 야스지로나 미조구치 겐지 같이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다른 명감독들과 달리 원작은 세계 어디에서나 보편적으로 통할법한 이야기라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구로사와 아키라는 동시대 일본영화 거장들 중에서 가장 본인의 작품세계에 서구적인 영향이 짙다는 비평적 평가를 받는 감독이다. '일본적인 것'에 집착하기보다 구로사와의 관심사는 외국영화와 세계문학에 활짝 개방되어 있었다. 그런 그의 초기작들은 당대 영미권의 디킨스 풍 드라마를 시대극/현대극 가리지 않고 펼쳐 보인다. 시련과 고난을 주인공들이 겪지만 '쌉쌀'한 분위기로 울고 웃으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판타지 해피엔딩은 아닌) 긍정의 결말을 후기작업들에 비해 체감할 수 있다(<이키루> 또한 이런 경향의 대표작품이다).

<7인의 사무라이>나 <요짐보>로 대표되는 중반기 시대극들은 미국 당대 서부극의 그림자를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숫제 배경만 일본으로 옮겨놓았다는 평판을 들을 정도다. 중반 이후에는 셰익스피어와 도스토에프스키 같은 서구권 문호들의 작업을 리메이크하거나 해당 세계관이 영향력을 드리운 작업들을 선보인다. <란>의 경우 '리어왕'을, <거미집의 성>은 '멕베드'를 원작으로 할 정도다.

그런 구로사와의 작업 경향 가운데 <이키루>는 레프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 영향을 받았단 것이 공인된 내용이다. 톨스토이의 중단편 중 대표작에 속하는 해당 소설에서 주인공은 죽음의 문턱에 들어서기 직전까지 어떻게든 예정된 종말을 회피하려 온갖 방도를 강구한다. 하지만 죽음의 사신을 막을 길은 범용한 인간에게 불가능한 법. 마침내 죽음을 받아들이게 되자 최후의 순간 자신이 살면서 끝내 얻지 못한 안식과 환희를 '빛'으로 만날 거란 깨달음을 얻게 되는 내용이다.

시대를 초월해 인생의 교훈을 전하려는 리메이크작의 변주
 
▲ "리빙: 어떤 인생" 스틸 영화 스틸 이미지
ⓒ (주)티캐스트
 
여기에 개인적으로 상상을 덧붙인다면, 자신의 작품들만큼이나 극적인 삶을 살았던 톨스토이가 외딴 기차역 대합실에서 맞이한 최후와 <이키루>의 주인공 '와타나베 겐지' 과장이 (자신이 주도해 어렵게 완성한) 놀이터에서 맞는 죽음, 그리고 <리빙: 어떤 인생>에서 윌리엄스 과장이 오리지널과 동일하게 겪게 될 운명이 묘하게 하나의 풍경처럼 어우러지는 그림이다. 자신의 작품 속 주인공처럼 극적 최후를 맞이한 대문호와 그의 작품세계에 영향을 받은 거장 감독의 영화 속 인물의 마지막, 리메이크 작업의 결말이 19-20-21세기를 관통하는 느낌이다.

삶과 죽음에 대한 분별을 인생의 마지막에 질문 받는 주인공의 실존 드라마가 본 작품 관련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테마일 것이다. 그 부분은 굳이 미주알고주알 중언부언하기보다 직접 영화를 보고 관객 각자가 생각해볼 일이다. 대신에 21세기 한국사회에서도 변하지 않는 관료주의 문제는 개별적 감상보다는 토론으로 이어지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다. 공무원 조직에서 단체 관람하는 풍경이 무척 어울릴 영화다.

<리빙: 어떤 인생>의 결말은 그저 오리지널 장면의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 미래에 대한 의지를 강화하는 편집이 돋보인다. 주인공의 마지막 진심이 그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다음 세대가 작은 온기와 진심의 불씨를 간직하고 피워 올릴 수 있다는 교훈극으로 마무리된다. 

<작품정보>

리빙: 어떤 인생 LIVING
2022|영국|드라마
2023.12.13. 개봉|102분|12세 관람가
감독 올리버 허머너스
각본 가즈오 이시구로
출연 빌 나이(로드니 윌리엄스 역), 에이미 루 우드(마거릿 해리스 역),
알렉스 샤프(피터 웨이클링 역), 톰 버크(서덜랜드 역)
제작 스티븐 울리, 대니얼 배트섹, 토스텐 슈마커
수입/배급 ㈜티캐스트

2023 LA 비평가협회상 최우수주연상(빌 나이)
2023 런던비평가협회상 최우수영국배우상(빌 나이)
2023 팜스프링스영화제 국제스타상(빌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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