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 35세 연하남친과 키스…3시간 지각에도 관객 열광했다
35달러. 가수 겸 배우 마돈나가 1977년 고향 디트로이트를 떠나 뉴욕에 입성하며 갖고 있던 전 재산이다. 당시 19세 무명이었던 마돈나는 백댄서부터 던킨도너츠 매장 웨이트리스 등 아르바이트를 하며 월세를 내고 입에 풀칠을 했다. 그러면서도 무대에 서겠다는 꿈은 잊지 않았고, '팝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런 그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 브루클린의 대형 콘서트장에서 전미 투어 콘서트를 개최하면서 35달러를 흩뿌리며 등장한 건 자신의 미약했던 시작을 기억하는 의미였다. 그는 올해 66세다. 참고로, 마돈나는 그의 본명이다. 어머니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이번 투어는 연예매체는 물론 뉴욕타임스(NYT) 같은 종합일간지까지 두루 주목을 받았다. 마돈나는 지난 6월 캐나다 투어를 계획했으나 세균 중독 증세로 쓰러져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NYT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브루클린에서 무대에 오른 마돈나는 에너지가 넘쳤다고 한다. 코르셋과 검은 레이스 등으로 구성한 파격적 의상도 66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완벽히 소화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온몸으로 증명하려는 듯한 마돈나이지만, 그래도 반세기 가까이 무대에 선 그이기에 이번 투어는 자신의 커리어를 반추하는 내용으로 꾸몄다. 자신의 젊은 시절을 상징하는 여성 댄서에게 다가가 "네가 어떤 사람인지를 잊으면 안 된단다"라는 대사를 읊은 뒤 껴안아 주는 식이다. 마돈나 특유의 블랙 유머도 여전했다. 자신의 친딸인 머시와 함께 무대에 올라 사이좋게 "배드 걸(Bad Girl, 나쁜 여자애)"를 부른 게 대표적이다.
이번 투어의 시작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가 자신의 무대에 3시간 넘게 지각한 것이 시작이다. 1만4000여 명의 관객은 환불 요구 등을 거세게 했고, 마돈나는 뒤이어 "전날 다리를 다쳤기에 늦었다"며 사과문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그러나 공연 자체는 팬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NYT는 "평생을 저항과 혁신의 아이콘으로 살아온 마돈나다운 무대"(NYT) "지각한 건 맞지만 기다릴만한 가치는 있었다"(버라이어티)라는 평이 나왔다.
루머와 논란을 불러온 마돈나답게, 이번 콘서트 역시 일각에선 그가 35세 연하의 남자친구와 무대 위에서 키스를 나눈 에피소드 등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더 주목할만한 건 퍼포먼스 대가로서의 마돈나다. 그는 영국 가디언지와 2019년 인터뷰에서 콘서트 무대에 오르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첫 콘서트를 준비하는데, 무대가 광활해서 겁이 났다." 콘서트 투어로 한때 연 1억4000만 달러(약 1800억 원)을 벌어들이는 콘서트 디바 역시 첫 무대는 쉽지 않았던 셈. 그는 같은 인터뷰에서 무명 시절의 야심과 각오에 대해 "아무도 나를 모르는 상황을 바꿔서 누구나 나를 알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꿈이 이뤄진 지금, 그는 2023년 연말과 2024년 연초를 자신의 커리어를 돌아보는 투어로 채우고 있다. NYT는 "마돈나의 최고의 동력은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나 앞으로 나아가려는 에너지"라고 전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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