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전자담배야" 미성년자 속여 합성대마 제공한 일당 중형

대마 매수해 고교생 6명에게 제공한 혐의
법원,1심서 실형 선고…“죄질 극히 불량”

미성년자들을 중독시키기 위해 합성 대마를 전자담배라고 속여 피우게 한 일당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동네 선후배 사이인 A(21)씨와 B(20)씨, C(19)군과 D(16)군은 올해 3월∼4월 마약 판매상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합성 대마를 매수했다.

이들은 고등학생 6명에게 합성 대마를 전자담배인 것처럼 속여 제공해 피우게 했고, 피해자들이 흡연을 거부하면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협박해 강제로 흡연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일당은 수사기관 조사에서 “고등학생들을 합성 대마에 중독시켜 계속 마약류를 구매하게 해서 이윤을 남길 목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상 영리 목적 미성년자 마약 제공 혐의로 기소된 A(21)씨에게 징역 10년, B(20)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C(19)군에게 징역 6년, D(16)군에게 단기 3년·장기 5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범행은 아직 신체와 정신이 발달해야 할 단계에 있고 보호받아야 마땅한 미성년자를 영리 취득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며 “피해자들에게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손해를 줄 위험이 있어 피고인들의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나름대로 범죄 계획을 세우고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을 했고, 발각 이후 증거를 인멸하기도 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범행을 통해 얻은 이익이 크지 않고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점, 사회적 유대관계가 비교적 분명한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최근 대검찰청의 ‘마약류 월간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으로 적발된 마약사범은 2만230명이었다. 국내 마약 적발 건수가 2만명을 넘은 건 관련 통계 발표 이래 처음이다. 이 중 20세 미만 마약 사범은 지난 9월 현재 988명으로 2년 전(450명)의 2배를 넘어섰다. 20대 역시 같은 기간 5077명에서 5817명으로 약 15% 늘었다.

실제 지난 4월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불특정 다수 고등학생에게 정체를 속인 채 마약이 함유된 음료를 마시게 하고 협박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사건에서 최종 확인된 피해자는 19명(미성년자 13명, 학부모 6명)에 달한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