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혼밥하는 65세 이상 노인, 더 빨리 늙는다

최승우 2023. 12. 1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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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혼밥'을 하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빨리 늙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 한국보건정보통계학회에 따르면 남진영 을지대학교 의료경영학과 교수 연구팀은 질병관리청에서 2014~2019년 진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만 65세 이상 노인 9031명 설문을 분석한 결과를 학회 학술지 최근호에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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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대 연구팀 연구…“노쇠 1.4배 빨라”
“노인 혼밥은 사회적 관계의 쇠퇴·고립 반영”

매일 ‘혼밥’을 하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빨리 늙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 한국보건정보통계학회에 따르면 남진영 을지대학교 의료경영학과 교수 연구팀은 질병관리청에서 2014~2019년 진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만 65세 이상 노인 9031명 설문을 분석한 결과를 학회 학술지 최근호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노쇠의 기준으로 ▲1년간 의도치 않은 체중 감소가 3㎏ 이상 ▲근감소증 기준에 맞춘 악력 감소(남성 26㎏ 미만, 여성 18㎏ 미만으로 감소) ▲걷기에 다소 지장이 있거나 종일 누워 있어야 하는 경우 등 총 5가지 항목을 설정했다. 그중 0~2개에 해당하는 경우를 '노쇠 전 단계군', 3개 이상 해당하는 경우를 '노쇠군'으로 구분했다.

최근 국내 연구에서는 65세 이상 전체 노인 중 18.7%가 노쇠하다는 결과는 나온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도 설문 응답자 9031명 중 1590명(18.3%)이 노쇠군에 해당했다.

연구팀은 “65세 이상 노인 대상으로 혼밥 빈도와 노쇠 간 관련성을 분석, 혼밥이 노쇠의 위험 요인인지 여부를 파악하려 했다”면서 “연구 결과 노년기의 혼밥이 노쇠에 성별과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령에 따른 노쇠 유병률은 65~74세 노인 5311명 중 597명으로 11.2%에 해당했다. 또 75세 이상 노인의 경우 3720명 중 993명으로 26.7%에 달했다.

연구팀은 “회귀분석 결과 혼밥 빈도와 노쇠의 관련성은 유의하지 않았지만, 혼밥 빈도와 노쇠 관련성에서 연령과 성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만 65~74세(전기노인)의 경우 혼밥하지 않는 경우보다 세 끼 혼밥한 경우가 1.4배 더 노쇠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만 75세 이상(후기노인)에서는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성별로 보면 만 65~74세(전기노인) 중 남성은 혼밥 빈도와 노쇠의 관련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반면 여성은 세 끼 혼밥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1.5배 더 노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노년층에서는 여성 1인 가구가 남성보다 3배 이상 높고 특히 사별로 인한 1인 가구 비중이 높다”며 중년기에 남편과 함께 식사하던 여성이 노년기에 들어서 사별 등의 사유로 혼자 식사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만 65~74세(전기노인) 여성의 노쇠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진단했다.

연구팀은 현재 한국 노인이 전통적인 성역할 규범에 강한 영향을 받은 세대이므로 혼밥에 대한 태도와 인식이 성별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노인은 함께하는 식사로 인해 소속감, 사회적 지원, 사회활동으로서의 긍정적인 감정을 갖기 때문에, ‘혼밥’은 결국 노인의 사회적 관계의 쇠퇴와 고립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어 연구팀은 “연령별, 성별로 혼밥 빈도와 노쇠와의 관련성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해 사회적 지지 기반의 정책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번 연구 목적을 설명했다. 또 “노인의 노쇠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독거노인을 지원하는 정책적 개입, 지역 공동체를 중심으로 공동부엌 사업이나 노인 방문 건강관리사업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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