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이래도 되나... 말 많고 탈 많은 뮤직뱅크 페스티벌
[김상화 기자]
▲ 지난 15일 방영된 KBS '뮤직뱅크 글로벌 페스티벌' 2부 |
ⓒ KBS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KBS <뮤직뱅크 글로벌 페스티벌>(이하 '뮤뱅 글로벌페스티벌')이 막을 내렸다. 원래 연말 특집무대로 꾸며졌던 프로그램은 <KBS 가요대축제>였다. 하지만 지난 7월 '가요대축제'의 일본 개최 보도 내용이 전해진 후 이에 대한 시청자 반발이 끊이지 않았고 이후 <뮤뱅 글로벌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일본 개최라는 특이한 방식의 특집쇼가 선보이게 된 것.
이를 두고 방송사 측은 "K-POP 시장의 성장과 해외 현지 팬들의 요청으로 인해 2023년 연말 한 해 동안의 K-POP 시장을 정리하는 뮤직뱅크 글로벌 페스티벌을 개최하고자 한다"라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결국 12월 8일 일본 녹화, 15일 한국 생방송을 합쳐 1-2부 구성의 <뮤뱅 글로벌 페스티벌>이 탄생했다.
방송 자체는 큰 탈없이 안방까지 전달되었지만 여전히 일본 개최로 인한 각종 논란,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이 프로그램은 저작권을 이유로 다시보기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까지 진행된 <KBS 가요대축제>가 각종 개별영상이 네이버 TV, 카카오TV 등을 통해 생방송 직후 공개되었고 OTT 및 IPTV로의 다시보기도 가능했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 지난 15일 방영된 KBS '뮤직뱅크 글로벌 페스티벌' 1부 |
ⓒ KBS |
MC 로운과 장원영(아이브)이 진행을 맡은 1부는 KBS홀 생방송으로 꾸며졌다. <가요대축제>의 무대로 활용되었던 장소를 올해도 사용했고 출연 가수들 역시 풍성한 내용으로 무대를 꾸몄지만 뭔가 허전하고 맥빠진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과도한 레이저 조명 사용, 어수선한 카메라 화면 구성 등으로 인해 쾌적한 감상이 어려웠으며 몇몇 가수들의 공연에선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댄스 브레이크 장면 등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 해당 그룹 팬들의 원성을 샀다. 무대 세트 구성 또한 기존 <뮤직뱅크>에 비해 별다른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 지난 15일 방영된 KBS '뮤직뱅크 글로벌 페스티벌' 2부 |
ⓒ KBS |
곧이어 진행된 2부는 지난주 진행된 일본 사이타마현에 자리 잡은 베루나 돔 공연 녹화로 채워졌다. MC 로운과 배우 고민시, 래퍼 이영지의 진행으로 시작된 일본 공연은 현지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실내 공연장으로 눈길을 끌었다. 전 출연진들의 합동 퍼포먼스에 이어 보이넥스트도어, 엔믹스 등 신예들의 열창을 거쳐 일본 그룹 앤팀과 니쥬 등이 연달아 등장해 현지 팬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뉴진스, 있지, 에이티즈, 르세라핌 등 현재 케이팝 시장의 중심에 선 팀부터 행사 마지막을 채운 박진영과 골든걸스 등 관록의 가수 등이 저마다의 대표곡으로 무대를 선보였다. 반면 이를 안방에서 지켜보는 국내 시청자는 상대적 허탈감을 느낄 법했다.
▲ 지난 15일 방영된 KBS '뮤직뱅크 글로벌 페스티벌' 2부 |
ⓒ KBS |
한편 이번 KBS <뮤뱅 글로벌 페스티벌>은 기획 단계부터 방송 종료 이후까지 끊임없는 잡음을 양산하고 있다. '국민의 세금과 시청료로 운영되는 방송사가 굳이 일본에서 연말 특집쇼를 해야 하나'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
한국 유명 가수들의 현지 콘서트 대비 고가의 입장료 책정 또한 비판을 부추겼다. 방송 종료 후에도 이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생방송을 놓친 시청자들은 합법적인 경로로 <뮤뱅 글로벌 페스티벌>을 다시 볼 수 없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어떤 형태로든 연말 특집쇼의 재시청이 가능했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렇다보니 공영방송의 한국 시청자들에 대한 역차별, 시청권 침해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역대 지상파 3사의 가요 특집 방송을 '저작권 문제'로 다시 볼 수 없는 전례는 찾기 힘들다. 과연 <뮤뱅 글로벌 페스티벌>은 누구를 위한 케이팝 축제였을까?
덧붙이는 글 |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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