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전북 현대, 일시적 부진일까 추락 신호일까
[곽성호 기자]
▲ 리그 4위로 2023시즌을 마무리 한 전북 현대 |
ⓒ 한국프로축구연맹 |
감독 교체부터 잇따른 부진까지, 아쉬웠던 전북의 리그 레이스
지난해 전북은 실로 오랜만에 리그에서 타이틀을 따내지 못했다. 지난 2021시즌 팀에 부임한 김상식 감독의 지휘 아래 전북은 시즌 초반부터 부진의 늪에 빠지며 흔들렸다. 중반과 후반으로 갈수록 선두 울산의 뒤꽁무니를 바짝 쫓아가는 듯했으나 중요한 순간 승점 획득에 실패하며 6년 연속 리그 우승에 실패했다. 리그 우승에 실패했으나 전북은 FA 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고 부임 2년 차에 리그와 FA 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상식 감독과 재계약을 통해 동행을 선택하며 2023시즌 반전을 노렸다.
김 감독과의 재계약 이후 전북은 겨울 이적 시장 기간 선수단 변화가 큰 폭으로 이루어졌다. 전북 왕조를 함께한 이승기(부산), 이용, 최보경(수원FC), 이주용(제주), 장윤호(김포), 김보경(수원 삼성), 이범수(부천), 송범근(쇼난)과 같은 베테랑급 자원들은 팀을 떠났다. 팀의 핵심으로 활약한 김진규는 김천 상무로 군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떠났고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모두 바로우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아흘리로 떠나며 전력 공백이 발생했다. 팀의 준척급 자원들이 모두 떠나간 전북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전북은 수원FC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김건웅(제주)의 영입을 시작으로 오재혁, 이동준, 정민기, 이수빈, 하파 실바, 정태욱, 안드레 루이스, 정우재와 같은 K리그 1에서 검증된 자원들을 대거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이에 더해 지난해 울산에서 좋은 모습으로 리그 정상을 이끈 아마노 준을 임대 영입하며 방점을 찍었다. 화끈했던 겨울 이적 시장 이후 시즌 개막전에서 전북은 울산을 만났다. 전북은 울산을 상대로 송민규가 선제 득점에 성공하며 앞서나갔으나 곧바로 울산 엄원상에 동점 골을 내줬으며 후반에는 김정훈 골키퍼의 치명적인 실책으로 울산 루빅손에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 2023시즌 감독 대행으로 전북을 이끈 김두현 감독 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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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레스쿠 감독은 부임 첫 경기였던 리그 19라운드에서 광주 FC에 무기력하게 0대2로 패배를 기록하며 씁쓸한 출발을 알렸으나 이후 제주-서울-수원FC-광주를 차례로 잡아내며 클래스를 입증했다. 비록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리그 24라운드 포항 원정에서 1대2로 패배를 기록하며 아쉬운 전반기 마무리를 지었으나 부임 후 공식전 7경기에서 4승 1무 2패의 호성적을 기록하며 후반기를 준비했다. 다소 충격적이었던 전반기를 보낸 전북은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서 반전을 꿈꿨다.
주전 우측면 수비수였던 김문환이 카타르 알두하일의 오퍼를 받고 떠나간 자리를 채우는 게 우선 과제였던 전북은 겨울에 영입한 김건웅을 제주로 보내는 조건으로 국가대표 수비수로 발돋움한 안현범을 영입했다. 더불어 체코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페트라섹을 자유 계약으로 영입하며 수비진을 강화했다. 이에 더해 페트레스쿠 감독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나나 보아텡(가나)을 영입하며 중원을 강화한 전북은 전남에서 임대 생활을 수행하고 있던 이준호와 공격수 박재용을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나섰다.
전력 보강과 함께 다시 맞이한 리그 레이스에서 전북은 후반기 첫 경기, 인천과 리그 25라운드에서 2대0 승리를 기록하며 순항하는 듯했으나 이어진 리그 5경기에서 3무 2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두며 추락을 거듭하게 된다. 최하위 강원, 상위권에서 경쟁하던 대구한테까지 발목을 잡힌 전북은 정규 라운드 1개 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파이널 A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몰리며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서울과의 최종전에서 승리를 기록하며 간신히 파이널 A 막차 탑승에 성공하게 된다.
이후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한 전북은 대구와의 첫 경기에서 역전승을 기록하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권을 향한 도전을 이어갔으나 포항-인천에 무승부를 기록하며 상승곡선이 꺾이기 시작했다. 광주와의 리그 38라운드에서 2대0 승리를 기록하며 희망을 이어갔으나 이어진 울산과의 최종전에서 다시 패배를 기록했다.
▲ 전북 현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페트레스쿠 감독, 내년에는 다른 모습 보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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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컵을 놓친 전북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홍콩의 킷치 SC, 싱가포르의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 태국의 방콕 유나이티드와 한 조에 묶이며 무난히 조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은 달랐다.
전북은 라이언 시티와 방콕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잇따라 무너지며 2패를 기록했고 최종전에서 방콕에 승리를 기록한 후, 조 2위 자격으로 간신히 토너먼트 단계에 오를 수 있었다. 지난 13일, 방콕과의 최종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전북은 2023시즌 그 누구보다 힘든 여정을 치러내야만 했다. 시즌 중반 감독 교체를 맛봤으며 연이은 패배에 쉽게 무너졌다. 더불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으나 효과는 보지 못했으며 외국인 진용 또한 심각한 부진을 거듭했다.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전북이 무너졌다. 전북이 무너진 시기, 숙적 울산은 홍명보 감독 체제 아래 빠르게 리그 패권을 잡기 시작했으며 제주-포항-인천-대전-서울과 같은 팀들은 투자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2일, 과거 레알 수원이라 불리며 영원히 1부에 머물 것만 같았던 수원 삼성이 2부 리그로 추락했다. 수원의 모습을 보며 혹자들은 전북의 미래 모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무너졌던 전북의 2023시즌, 과연 일시적 부진일까 아니면 추락 신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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