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 아파서 갔더니 멀쩡한 오른발 수술"…20대男 절망하게 한 정형외과

김은하 2023. 12. 1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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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유명 정형외과 병원에서 20대 환자의 수술을 해야 하는 왼발 대신 건강한 오른발의 뼈를 절단하고 철심을 박은 사건이 발생했다.

담당 의사는 "수술 당일 함께 수술에 참여한 직원이 A씨의 왼발이 아닌 오른발에 수술 준비를 해놓아 그대로 진행하게 됐다"면서 "A씨의 오른 발목도 외관상 화상이 있고 온전하지 않아 수술 부위가 잘못됐음을 바로 알기는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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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과 보상금도 합의 못 해"

서울 유명 정형외과 병원에서 20대 환자의 수술을 해야 하는 왼발 대신 건강한 오른발의 뼈를 절단하고 철심을 박은 사건이 발생했다.

병원 실수로 멀쩡한 발목뼈를 절단해 철심 3개를 박은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16일 연합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직장인 A씨(29)는 왼쪽 발목이 안쪽으로 접혀 바닥을 제대로 디딜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3월 10일 서울의 대형 정형외과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2시간여의 수술 이후 마취에서 깨어나 보니 수술이 된 발은 멀쩡한 오른발이었다. 해당 병원 의료진은 건강한 오른 발목뼈를 자르고 철심 3개를 박았다. A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해 의료과실 증거를 확보하고 다시 왼발 수술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A씨는 양쪽 다리를 모두 수술하게 돼 무려 5개월여 동안 입원해야 했다. 이후에도 4개월째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 현재는 걸을 수는 있지만, 발목이 구부러지지 않아 오르막이나 내리막길을 걷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병원은 명문대 출신 의사로 구성됐다. 수술 집도의는 TV에도 출연한 박사 출신이다. 담당 의사는 “수술 당일 함께 수술에 참여한 직원이 A씨의 왼발이 아닌 오른발에 수술 준비를 해놓아 그대로 진행하게 됐다”면서 “A씨의 오른 발목도 외관상 화상이 있고 온전하지 않아 수술 부위가 잘못됐음을 바로 알기는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피해자는 "오른발은 화상을 입기는 했지만 걷고 뛰는 데는 문제가 없어 축구, 등산 등도 즐겼다"고 했다.

병원 측은 병원비를 받지 않았고 피해자의 재활치료를 돕기 위해 병원 근처에 월세방을 제공했다. 하지만 복숭아뼈를 잘라 철심으로 연결해 발목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해 놓은 오른발은 뼈들이 굳어져 과거의 온전한 상태로 돌아가기 어려운 실정이다.

A씨는 “수술을 위해 왼발의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을 찍는 등 모든 검사를 왼발 중심으로 했는데 멀쩡한 오른발을 건드렸다. 오른발은 화상을 입었지만, 축구와 달리기도 했다”면서 “앞으로 살길이 막막하다. 오른발이 왼발을 대신해 힘이 돼주어 의지하고 일도 했는데 이제는 아무것도 못 하게 됐다는 절망감이 든다”고 매체에 말했다.

그는 “수술 후 거의 1년 가까이 방치된 느낌이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병원과 보상금도 합의하지 못했다”면서 “나의 억울한 사연이 세상에 꼭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병원 측은 “왼쪽 발목은 (오른발 수술 후) 곧바로 수술해 성공적으로 잘 마쳤다. 수술 전 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았지만, 교정 후 원활히 회복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다른 병원에서 모두 어렵다고 거절했지만, 우리 병원에서 수술한 것이다. 오른 발목은 구부리는 각도의 제한은 일부 있겠지만 향후 나사 제거 수술과 재활을 통해 경과를 더 봐야 한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이어 “이런 경우를 대비해 가입해 둔 한국의료배상공제조합에 보상을 신청해 심사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추가 보상도 피해자와 조율해 최대한 원만하게 진행하고자 한다”면서 “환자와 거의 매주 1회 점심 식사를 같이하며 병원에 대한 불만과 원하는 부분을 해결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주장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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