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꼰대로 비춰질까 두려워...거울보며 ‘말하기’ 연습합니다 [오늘도 출근, K직딩 이야기]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3. 12. 1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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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로 비춰질까 봐 고민하는 직장인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40대 후반 직장인 A씨는 최근 직장에서 ‘말 꺼내기’가 무섭다. 무심코 꺼낸 말 때문에 젊은 직원들로부터 핀잔을 들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후배의 버릇을 보고 “요즘 친구들은”이라는 말을 꺼낸 게 화근이었다. 후배들은 따로 반응하지 않았지만, 주변에서 질책이 쏟아졌다. A씨의 행동을 본 같은 직급의 직장 동료가 ‘큰일난다’며 A씨를 나무랐다. 동료는 A씨의 행동이 전형적인 ‘꼰대’들이 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이 꼰대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 A씨는 깜짝 놀랐다. 다시 생각해보니 자기가 흔히 꼰대로 불리는 사람과 비슷한 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꼰대로 몰릴까 봐 자신감을 잃은 A씨는 좀처럼 회사에서 말을 못하고 있다.

많은 직장인이 자신이 ‘꼰대’처럼 보이는 것에 두려움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44.8%가 꼰대가 될까 두렵다고 응답했다. 47%는 언젠가는 꼰대가 될 것 같다며 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10명 중 6명은 꼰대로 불리지 않기 위해 자기 검열을 한다고 밝혔다. 67.4%의 성인이 조직 꼰대가 될까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어진 환경을 통제하기 어려운 만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권위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돼가는 것에 불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내 가치관이 틀릴 수도 있음을 인정하고(56%, 중복응답)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가려는 태도(45%)와 나이나 지위로 대우받으려 하지 않고(44.1%),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42.5%) 등 열린 마음으로 자신만이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는 것의 필요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이 꼰대를 거부하는 이유에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자리 잡는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대부분이 ‘꼰대’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주로 꼰대를 권위적인(62%, 중복응답) 사람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고집이 세고(58.7%), 말이 안 통하는(53.7%) 사람을 떠올리거나 참견하기 좋아한다(44.2%)는 이미지를 연상하는 등 부정적인 평가가 다수를 차지했다.

꼰대인지를 알아볼 수 있는 특징으로 굳이 안 해도 될 조언이나 충고를 하고(57.8%, 중복응답) ‘요즘 젊은 애들은~(50.7%)’ ‘그래도 옛날에 비하면~(49.5%)’이라는 말로 자신의 경험에 기반해 후배 세대를 판단하는 점을 꼽기도 했다. 주로 권위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꼰대로 정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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