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육아퇴직 파격 복지…3년뒤 같은 월급으로 돌아온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저고위) 국회 인구위기특별위원회가 13일 국회에서 개최한 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저출산 위기극복 선포식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국민은행 김재관 부행장이 저출산 극복 활동 상황을 소개했다. 연합뉴스

13일 국회에서 열린 저출산 위기극복 정책 토론회에서 국민은행의 파격적인 저출산 대책이 눈길을 끌었다.

김재관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은 이날 토론회 네 번째 발제자로 나서 ‘기업의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끈 지원책은 ‘재채용 조건부 퇴직제도’이다. 출산·육아휴직 2년을 보낸 후 육아퇴직 3년을 허용한다. 퇴직 후 재채용하는데, 이 때 별도 채용 과정이 없이 경력직원으로 입사한다. 퇴직 전과 같은 직급, 같은 급여를 인정한다. 연수 이력 같은 것도 마찬가지다.

김 부행장은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전에 퇴직해서 3년 간 자녀 양육에 집중하라는 뜻에서 도입했다. 경력 단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3년 후 재채용하되 퇴직 전의 직급으로 재채용한다”고 설명했다. 우수 인재에게 지속적으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도 있다.

현재 45명이 신청했다고 한다. 내년 1월 정기인사 때 시행한다.

김 부행장은 여성 리더 양성책인 ‘20-30-40%’ 정책을 소개했다. 부점장의 20%, 본부 팀장급은 30%, 본부 팀원은 40%를 여성으로 채우려는 것이다. 10월 기준으로 경영진의 12.3%, 부점장의 18.5%, 본부 팀장급은 16.7%가 여성이다. 2027년까지 목표치에 맞춰 끌어 올릴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다양한 일·가정 양립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출산휴가는 출산일 전후 6개월(법정 기준 90일) 유급휴가를 지원한다. 배우자가 출산 휴가로 최대 10일 쓸 수 있다. 임신한 직원은 하루 2시간 근로시간을 단축한다. 인공수정·시험관아기 시술 등의 난임 치료를 위해 1년 이내 유급 휴직을 할 수 있다. 연 3~5일 휴가를 쓴다.

육아 휴직은 여성 2년, 남성 1년 6개월 쓸 수 있다. 만 9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3학년 이하 자녀를 키우는 부모는 2~4시간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석 달 중 두 달간 출근 시간을 1시간 늦출 수 있다. 재택근무, 시차 출퇴근,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의 유연근무제도 시행하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저고위) 국회 인구위기특별위원회가 13일 국회에서 개최한 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저출산 위기극복 선포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족이 질병에 걸리거나 사고가 났을 때, 고령일 때 1년 이내의 가족 돌봄 휴직을 쓸 수 있고, 연 10일 유급휴가를 받는다. 가족 돌봄, 건강 회복, 은퇴 준비 등을 위해 하루 4시간만 근무할 수도 있다.

김 부행장은 대외적인 저출산 해소 지원책도 소개했다. 국민은행은 2018~2022년 2265개의 초등 돌봄교실이나 병설 유치원을 신설·증설하거나 리모델링했다. 여기에 750억원을 투입했다. 2023~2027년 거점형 돌봄센터 25개를 신설하거나 확대한다. 내년 상반기에 7개 시설의 문을 연다. 25개 신설(확대)에 500억원을 지원하고 교육부가 같은 금액을 내놓는다.

국민은행은 미취학 아동부터 대학생까지 단계별로 학습이나 진로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유명강사 강의를 지원하고, 코딩 교육, 진료 콘서트, IT 교육프로그램 등을 한다. 2018년 이후 13만5000명을 지원했다. 지역의 작은 도서관 116개를 리모델링해서 문을 열게 지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