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고도비만 현역

손병호 2023. 12. 16.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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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량지수를 의미하는 BMI(Body Mass Index)는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다.

가령 키 175㎝에 체중 80㎏이면 BMI가 26.1이다.

국방부가 14일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는데, BMI에 따른 현역 판정 기준의 하한을 현행 16에서 15로 낮추고, 상한을 35에서 40으로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른 BMI가 41.5이니까 김 위원장 같은 초고도비만이 아니고선 앞으로는 다 현역으로 판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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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호 논설위원


체질량지수를 의미하는 BMI(Body Mass Index)는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다. 얼마나 홀쭉하고 뚱뚱한지를 판정하는 지수다. 가령 키 175㎝에 체중 80㎏이면 BMI가 26.1이다. 대한비만학회에선 BMI 18.4 이하는 저체중, 18.5∼24.9는 정상, 25∼29.9는 과체중, 30∼34.9는 비만, 35∼39.9는 고도비만, 40 이상은 초고도비만으로 분류한다.

국방부가 14일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는데, BMI에 따른 현역 판정 기준의 하한을 현행 16에서 15로 낮추고, 상한을 35에서 40으로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르면 지금까지 4급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은 35~39.9 고도비만 인원은 앞으로 3급 현역 판정을 받게 된다. 2년 전 국가정보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을 감량해 120㎏이고, 키는 170㎝ 안팎이라고 추정했었다. 이에 따른 BMI가 41.5이니까 김 위원장 같은 초고도비만이 아니고선 앞으로는 다 현역으로 판정될 것이다.

BMI 기준 이외 난시, 십자인대 손상, 평발의 4급 판정 기준도 높이기로 했다. 이번 개편이 얼핏 저출산으로 인한 병력자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인가 싶었더니 사정은 따로 있었다. 입법예고 공고에 따르면 이들 질환을 악용해 병역을 면탈하려는 이들이 있어 그 기준을 강화하게 됐다고 한다. 일부러 체중을 늘리거나 신체를 손상해 현역에서 빠져나가려는 이들을 막으려는 조치인 것이다.

의무복무가 빚어낸 또 다른 씁쓸한 풍경인데, 뒤집어보면 현역 복무에 따른 불편과 불이익이 여전히 많다는 뜻일 테다. 정부가 병역면탈 방지책 못지않게 현역 복무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고 혜택을 늘릴 방안을 더 고민해야겠다. 군이 최근 병사 월급을 대폭 올리겠다고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주한미군처럼 2인1실 아파트형 병영생활관은 아니더라도 프라이버시가 어느 정도 보장되는 생활관과 괴롭힘 없는 군 문화, 쾌적한 문화·체육시설, 자기개발 기회 보장 등이 수반돼야 할 듯하다.

손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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