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예수님이 밝히시면 누구도 밤을 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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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낮이고, 무엇이 밤일까요.
보통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이 떠오르면 낮, 달이 왕 노릇 하면 밤이라고 생각하지만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예수님은 낮과 밤을 이렇게 사용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둡다고 밤이 아니라 예수님이 없는 것이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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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낮이고, 무엇이 밤일까요. 보통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이 떠오르면 낮, 달이 왕 노릇 하면 밤이라고 생각하지만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느 실력 좋은 재단사가 한 치의 오차 없이 옷감을 곧게 잘라내듯 누구도 낮과 밤을 자로 잰 듯 자른 적이 없습니다. 해가 뜨는 시간도 매일 다르고, 달의 모양도 하루하루가 다릅니다. 인도의 시인 타고르가 ‘동방의 등불’이라 예찬한 대한민국의 낮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이 밤의 품에 안기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제가 어린 시절 시골집에 갔을 때 할머니는 화장실에서 신문지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친절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어떻게, 또 얼마만큼 비벼야 부드러워지는지 직접 시범까지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왜 화장지가 아니라 신문지를 사용하냐”고 물었고 할머니는 “시골에서는 모두 그렇게 한다”고 답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신문지를 닦는 데 쓰지 않고 읽는 데 사용했다면 그 마을이 그렇게까지 가난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모두가 한다고 그것이 옳은 방식은 아닙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낮과 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낮과 밤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요. 우리가 느끼고 원하는 대로 사용하지 맙시다. 예수님은 낮과 밤을 이렇게 사용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세상에 있는 동안에는 세상의 빛이로라”(5절) 예수님이 빛이시니 예수님과 함께할 때가 낮인 것입니다.
제자들은 율법주의에 사로잡혀 날 때부터 맹인된 자를 특별한 죄인으로 몰아갔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맹인이라면 그것은 부모의 죄 때문인지 아니면 자기의 죄 때문인지 제자들은 오로지 그것이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둘 중 무엇이 되었든 제자들의 모습에서는 죄가 맹인을 만들었다는 율법주의적 믿음이 엿보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달리 말씀하십니다. “이는 누구의 죄 때문도 아니고, 하나님의 일을 나타내고자 날 때부터 맹인으로 태어났다.”
그 하나님의 일이 무엇입니까. 빛이신 예수님을 밝히 드러내는 일입니다. 맹인은 장애가 있어서 밤을 산 것도 아니고 남보다 가난해서 밤을 산 것 또한 아닙니다. 그렇다고 특별한 죄를 지어서 밤을 산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주의 말씀대로 그가 예수님을 드러내기 위한 맹인이었다면 그는 오히려 그를 정죄했던 다른 사람보다 밝은 낮을 살았던 인물이 아닐까요.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기에 어둡다고 밤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밝히시면 누구도 밤을 살 수 없습니다.
이제 곧 동지가 찾아옵니다. 일 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은 가장 긴 날입니다. 음의 기운이 넘치고 양의 기운이 쇠락한 날이라 하여 우리 조상들은 이날에 날뛰는 귀신놀음을 막기 위해 팥죽을 끓여 먹었다고 합니다. 팥죽은 맛있으니까 잘 끓여 드셔도 이런 생각에 동참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생각이 바로 보이고 느끼는 대로 밤을 사용하는 생각입니다.
꼭 기억하십시오. 어둡다고 밤이 아니라 예수님이 없는 것이 밤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예수님과 동행하는 성도는 동지를 살아도 하지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시간을 살아도 24시간 내내 대낮인 백야를 사는 중입니다.
안세진 테바교회 목사
◇테바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소속 교회로 서울 구로구에 소재한 작은 연주홀을 대관해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테바(Tebah)는 방주 갈대상자 언약궤라는 뜻을 가진 히브리어입니다. 인간의 의지와 뜻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인본주의 신앙이 범람하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에 의해 둥둥 떠다니길 소망하는 ‘신본주의 공동체’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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