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얼라이브] 31년 뿌린 기도 씨앗 ‘홀로코스트 전시관’ 헤이리서 시동
“홀로코스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당한 가장 참혹한 고통과 비극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나라와 국민은 무심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홀로코스트를 알아야만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한국 최초로 홀로코스트 전시관 건립을 꿈꾸고 있는 송만석 키비(KIBI·한국이스라엘 성경연구소) 대표가 지난 8월 6일 경기도 파주 헤이리 사무실에서 밝힌 말이다. 키비는 1984년 10월 7일 온누리교회 창립과 동시에 이스라엘 회복을 꿈꾸며 설립된 선교단체로, 설립 8년 후 1992년 2월 이스라엘을 위한 중보기도 모임을 시작했다. 송 대표는 2001년 연세대 교수직에서 명예퇴직 후 22년째 성경 속에 나타난 하나님 나라의 회복을 꿈꾸며 말씀과 기도로 그리스도의 나라를 전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온누리교회 은퇴장로인 송 대표는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한남대와 연세대학교(수학 석사)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수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83년 연세대 컴퓨터 과학과를 설립한 주인공이다. 그는 ‘지금은 예루살렘 시대’(KIBI 미디어)라는 책과 ‘왜 이스라엘을 축복해야 하는가’(한·이 성경연구소)를 펴내 이스라엘 회복과 구원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던 지난 11일 경기도 파주 헤이리 키비 사무실에서 송 대표를 만나 키비와 홀로코스트 전시관 건립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 송 대표와 키비는 한국교회의 황무지인 이스라엘을 이사야 41장 2절 말씀을 기반으로 개간하고 있다. 해당 본문에 나오는 ‘동방’(東方)은 키비, ‘칼’은 ‘IBS(이스라엘 성경공부)’, ‘화살’은 ‘글로벌네트워크(GPNK기도)’라는 믿음을 품고 말이다. 매주 토요일 오전 8시30분에 열리는 이스라엘을 위한 중보기도(Global Prayer Network for the Kingdom, GPNK)를 통해 ‘호미질’하고, ‘왜 이스라엘을 축복해야 하는가’와 ‘지금은 예루살렘 시대’라는 제목으로 이스라엘 성경공부의 씨앗을 심었다.
한때 이단 시비, 거절, 냉담 등 아픈 가시들이 송 대표의 이스라엘 성경공부를 막기도 했다. 그러나 송 대표는 굴하지 않고 묵묵히 기도의 호미질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송 대표의 가르침은 대한민국 방방곡곡에서부터 민들레 홀씨처럼 퍼져나갔다. 지금은 남아공 러시아 대만 일본 중국 미국 등의 여러 도시와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까지 5대양 7대주에 걸쳐 IBS의 씨앗과 GPNK기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키비의 오랜 시간 수고의 땀으로 심어진 GPNK와 IBS는 ‘내 백성을 위로하라’라는 표제로 한국 문화축제인 ‘샬롬 예루살렘 대회’를 통해 자그마한 열매가 점차 맺혀지기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라 키비는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하나님 언약의 나무인 ‘알리야(Aliyah·흩어진 유대인들을 고토로 귀환시키는 운동)’라는 묘목을 심었다. 그 묘목은 구소련의 붕괴로 큰 파도를 일으킨 러시아 유대인들의 귀환에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송 대표는 ‘한국 에벤에셀’ 이사를 섬기면서 에벤에셀 대표 고 구스타프 쉴러 사모와 알리야의 구체적인 상황들을 논의했고, 1991년 오데사 항구에서 출항한 300명과 함께 승선해 놀라운 기쁨을 그들과 함께 나눴다고 했다. 당시 1인당 500달러의 비용으로 오데사를 출발한 알리야의 물결은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롭스크 비로비잔 모스크바 키이우 그리고 인도 므낫세 지파 알리야로 이어졌다. 현재 키비는 이스라엘 알리야 기관인 케렌 하예소드와 협력해 미국 유대인 알리야,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유럽 유대인들의 알리야를 힘차게 돕고 있다.
키비의 영향력을 통해 현재 한국교회들은 유대인 알리야의 비행기를 수십대씩 띄우는 데 필요한 재정을 돕고 있다. 송 대표는 성경에 유일하게 쓰인 ‘이스라엘이 부르는 나라’(사 55:5)를 ‘비전 555’라 명명하고 이스라엘 회복을 위한 드라마를 쓰고 있다고 했다. 더 나아가 키비는 한국교회 강단에 말씀이신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의 씨앗을 심고 있다. 그 열매가 맺히기를 기다리는 키비의 호미질은 오늘도 쉼표가 없다. 키비는 회원들의 섬김과 더불어 힘들게 살고 있는 유대인들에게 다가가 어려움과 슬픔, 기쁨을 같이 나누고 있다.
“하나님께서 소중한 키비 회원들 한 분 한 분에게 부어주신 이스라엘에 대한 감동과 이스라엘의 회복, 구원을 위한 여러분의 뜨거운 기도와 사랑의 헌신으로 인해 키비의 본론은 오늘도 쉼 없이 아름답게 쓰이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더 아름답게 쓰여 갈 것입니다.”
송 대표는 탕자가 돌아오길 기다리는 마음으로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며 이스라엘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31년 동안 ‘구하라 주실 것이요’(마 7:7)라는 말씀을 붙들고 눈물의 기도를 이어가고 있는 송 대표의 최근 관심사는 한국에 처음으로 홀로코스트 전시관을 건립하는 것이다.
송 대표는 왜 이스라엘 회복과 홀로코스트 전시관 건립에 천착하고 있는 것일까. 홀로코스트는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던 1941년부터 1945년까지 아돌프 히틀러가 이끈 나치당이 나치 독일과 독일군 점령지 전반에 걸쳐 계획적으로 유대인과 슬라브족, 집시, 동성애자, 장애인, 정치범 등 약 1100만명의 민간인과 전쟁포로를 학살한 사건이다.
송 대표는 오래전 국제기도운동의 리더로 꼽히고 있는 예루살렘 기도의 집 ‘수캇 할렐’(찬양의 장막) 대표 릭 라이딩스 목사가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온누리교회에서 전한 메시지가 생각난다고 했다. 당시 라이딩스 목사는 주님께서 보여주신 것을 선포했는데, 한국이 이스라엘 회복을 위해 기도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휴전선의 철조망이 녹아내리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주님이 한국에서 많은 청년을 공중으로 이끌어 올리시고 그 청년들이 이스라엘 쪽으로 날아가는 도중에 주님께서 청년들을 여러 군데 떨어뜨리는 선포였습니다.”
송 대표는 “라이딩스 목사를 통해 주님께서 한국 교회를 향해 선포하신 말씀에 주목한다”며서 “키비는 이스라엘 회복을 위한 기도를 오래전부터 드려오고 있으며 2000년 만에 회복된 이스라엘을 보면서 남북한 통일에 대한 소망을 품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홀로코스트 전시관을 세워야 한다는 부담감은 늘 송 대표의 가슴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던 중 2019년 5월 14일 키비 사무실을 온누리교회에서 서울 강남구 청담동으로 옮기게 된 것이 계기가 돼 홀로코스트 전시관 설립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조그마한 사무실에 홀로코스트 사진을 전시한 동영상을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담당자에게 보냈다고 했다. 송 대표는 그때 현 주한 이스라엘 대사인 아키바 토르, 전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조카 랍비 시몬 간츠, 케렌 하예소드 샘 그른 워그 대표 등 다양한 이스라엘인들에게 전시관 건립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고 자문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송 대표는 세계 몇몇 지역에 홀로코스트 전시관을 방문했고 어떻게 전시관을 만들 것인가 등에 대해 노하우를 축적해 나가고 있다. 그러던 중 홀로코스트 전시관이 들어설 공간으로 경기도 파주 헤이리가 최적지임을 깨닫고 올해 초 사무실을 청담동에서 파주로 옮겼다고 했다. 송 대표는 “홀로코스트는 인류가 겪게 될 대환난의 모형이 될 것”이라면서 “주님이 이 땅으로 다시 오시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이 환난은 하나님의 진노이며 심판이라고 했다. 키비가 한국에 홀로코스트 전시관을 세워 아직도 대체신학(Replacement Theology)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국교회에 이 신학의 결과로 빚어낸 홀로코스트의 참혹한 참상을 교육하는 구체적인 훈련장으로 삼는 것이 전시관을 세우는 첫 번째 이유라고 했다.
두 번째 이유는 이사야 55장 5절의 “네가 알지 못하는 나라를 부를 것이며 너를 알지 못하는 나라가 네게 달려올 것은 나 여호와 네 하나님 곧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를 인함이니라 내가 너를 영화롭게 하였느니라”는 예언의 말씀 때문이다. 송 대표에 따르면 이 말씀에 나오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것이다. 한국이 ‘이스라엘로 달려가는 나라’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한국교회 성도들은 성경의 역사와 이스라엘 현실을 잘 알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것이 바로 ‘달려가는 것’의 시작이며 이를 위해 홀로코스트 전시관 건립이 꼭 필요하다는 게 송 대표의 결론이다.
파주=글·사진 윤중식 종교기획위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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