쵸비 네버 기브업

윤민섭 2023. 12. 1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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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쵸비’ 정지훈 인터뷰
LCK 제공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젠지 연습실에서 만난 젠지 ‘쵸비’ 정지훈은 전보다 심지가 굳어보였다. 1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덤덤하게, 그러나 솔직하게 2023년을 톺았다. 무엇이 기뻤고 무엇이 아쉬웠는지, 자신만의 게임 이론을 어떻게 세웠는지를 무엇하나 더하거나 빼지 않고 털어놨다.

-월즈 이후 처음으로 만난다. 스토브리그 동안 젠지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월즈 일정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휴식이 필요하긴 했지만 이런 식으로 쉬고 싶진 않았는데 아쉽다’는 생각이 들더라. 오프시즌 동안 외부 일정 소화를 제외하곤 거의 집에서만 쉬었다. 사실 재계약이라는 게 나에게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모든 것을 고려해봤을 때 팀을 옮길 때보다 잔류할 때 얻는 이점이 더 많다고 생각했다.”

-젠지는 멤버 변화가 예정돼 있었는데, 팀 미래의 불확실함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
“멤버 구성 때문에 선수의 기량이 줄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커리어 초반에 몇 번의 이적을 거치면서 그런 종류의 걱정은 하지 않게 됐다. 동료들의 기량이 뛰어나면 당연히 나도 잘해야 하지만, 팀원들이 당장은 부진하더라도 감을 되찾을 때까지 잘해야 하는 것도 맞다. 내가 있는 곳은 어느 상황, 어느 순간이든 늘 잘해야 하는 자리다.”

-‘기인’ 김기인, ‘캐니언’ 김건부, ‘리헨즈’ 손시우의 합류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다들 실력 좋은 선수들이어서 내가 따로 할 말은 없다.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2023년에는 국내 리그를 2번 우승하지 않았나. 내년엔 그보다 높은 기대치를 충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라인업인 만큼 무거운 부담감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다. 자신감은 있다. 감정 기복만 줄인다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2023년을 되돌아보자. 정 선수에게 올해 어떤 일들이 있었나.
“스프링 시즌을 우승할 땐 좋았다. 상상도 못 했던 결과니까. 보는 분들도 재밌으셨을 텐데 결과를 내는 입장에선 더 재밌지 않았겠나. 서머 시즌엔 팀 경기력의 완성도가 높아서 자신감에 차 있었다. 3번째 우승이다 보니 1·2번째 우승보단 여운이 오래 가진 않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선수 개인으로선 아시안게임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마지막 대회인 월즈의 결과가 아쉬웠다.”

-스프링 시즌 우승은 업셋으로 평가받는다. 젠지의 우승을 예상했나.
“솔직하게 우승을 바라볼 순 있지만, ‘젠지가 우승 후보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확답할 자신은 없었다. 팀의 전력은 대체로 투자 수준과 비례한다. 올해는 젠지보다 큰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팀들이 꽤 있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김수환이 뛰어난 선수로 인정받지만, 2023시즌 개막 전에는 신인 선수에게 그 정도로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김수환이 신인임에도 좋은 활약을 해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스프링 시즌을 우승한 뒤로는 팀워크도 잘 맞아서 잘할 자신이 있었다.”

LCK 제공


-언제쯤 젠지가 우승할 수 있겠단 확신이 들었나.
“사실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 당시 내 플레이는 우승권 수준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팀을 우승 후보로 여기지 않은 것도 있었다. KT 롤스터와 최종 결승 진출전을 치르면서 젠지가 우승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세트를 패배하긴 했지만 그 이후 경기부터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졌다. 그 당시 연습에서도 소통이 잘 됐다.”

-서머 시즌부터는 팀이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다.
“솔직히 정규 리그보다는 플레이오프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플레이오프 기간에 젠지의 팀워크가 잘 맞았고, 팀 차원에서 쓸 수 있는 카드도 다양했다. 카드들이 포함된 구도의 이해도와 승률도 높아서 자신감에 차 있었다. 연습에서 단순히 이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대로 설계하고 실행으로 옮겨서 승리를 거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전제에 임할 때 딱히 걱정되는 점이 없었다.”

-정규 리그와 다전제 경기를 치를 때, 마인드셋에 차이를 두는 편인가.
“프로게이머 커리어 초창기에는 단순히 두 세트를 따내느냐, 세 세트를 따내느냐의 차이라고만 생각했다. 최근에는 생각이 달라졌다. 다전제에서 더 적극적으로 플레이하려 한다. e스포츠는 사람끼리 붙는 종목이다 보니 적극적으로 할 때 더 큰 리턴이 따라오더라. 그만큼 리스크도 커지지만, 그래도 평소보다 적극적으로 플레이하고 있다.”

-많은 것이 걸린 경기일수록 소극적으로 변하기 마련인데.
“리그 오브 레전드는 한 판에 자원이 한정돼 있다. 선수가 적극적으로 임해야 더 많은 자원을 얻을 수 있다. 플레이가 실패했을 때 내가 잃게 되는 것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지만 거기에 속으면 안 된다. 10개의 챔피언이 놓인 전장에서 최대한 정답에 가까운 플레이를 실행해야 한다는 본질에 집중해야 하더라.”

LCK 제공


-언제쯤부터 자신만의 다전제 필승 이론을 정립했나.
“작년 서머 시즌부터였던 것 같다. 스프링 시즌부터 적극적인 플레이를 시도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서머 시즌부터 원했던 바를 이뤄냈다. 밴픽으로 약간이나마 앞서나갈 순 있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는 결국 양 팀이 0대 0으로 시작하는 게임이다. 0에서 어디까지 숫자를 키우는가는 선수의 기량에 달려 있다. 고득점을 위해선 위험을 동반하는 플레이를 해내야 한다.
과거에는 내가 뭔가 시도하려다가 ‘이건 상대가 반응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룬 장면이 꽤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큰 경기에서 더 공격자가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경기일수록 생각할 게 많아지니까 기습에 대처하기 어렵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뒤로 더 적극적으로 플레이하게 됐다.”

-혼자서 터득한 것인가, 혹은 누군가로부터 영감을 얻은 것인가.
“혼자 고찰한 것도 있고, ‘페이커’ 이상혁 선수와 붙어보면서 느낀 것도 있다. ‘페이커’ 선수는 옛날부터 다전제나 큰 경기에서 왜 평소보다 돋보이고 잘하는 것인지를 생각해봤는데, 그가 그런 무대에서 플레이하는 걸 보면 리스크 짊어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솔직히 경기 중후반 단계에서는 ‘좋은 각’이 보이면 누구든 실행으로 옮길 수 있다. 하지만 ‘페이커’ 선수는 큰 경기에서 붙어보면 라인전 단계에서부터 평소보다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런 플레이를 통해 상대에게 더 많은 생각을 하게끔 유도한다. 거기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

-여름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1달간 금메달 사냥에 나서기도 했다.
“사실 이미 연구했던 13.12버전으로 대회를 치러서 메타 정립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정해진 티어 리스트와 정립된 구도 내에서 디테일만 갈고 닦으면 되는 거여서 게임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다. 오히려 오후에 기상하는 평소 루틴과 달리 항저우에서는 새벽 6시에 기상하는 등 생활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훗날의 나에게 전부 도움 되는 일이라 생각했다.”

-‘제우스’ 최우제, ‘페이커’ 이상혁 등 다른 팀에 속한 수준급 선수들과 한솥밥을 먹었다.
“국가대표 팀원들과 함께해서 좋았다. 뛰어난 선수들도 게임 내에서 놓치고 있는 것들이 있는데 코치나 다른 선수들이 그걸 캐치해줬다. 함께 생활하는 게 재밌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의 순간들은 재밌고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결과도 좋았지만 그걸 만들어나가는 과정도 즐거웠다.”

-결승전보다 ‘사실상의 금메달 결정전’이던 중국과의 준결승전이 더 긴장됐을 듯하다.
“솔직히 경기를 치르는 동안 부담감을 많이 느끼진 않았다. 결국 정해진 구도 내에서 게임하는 거여서…못하면 내 잘못인데, 많이 준비했으니까 못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김정균 감독님께서 ‘지면 감독 탓해라’라고 말씀하시기도 했고(웃음). 내가 못해서 질 것 같진 않아서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치렀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당시 니코, 아지르, 르블랑, 트리스타나, 탈리야 등이 메타 픽이었다.
“솔직히 트리스타나는 챔피언이 단순하고 상대법도 쉬워서 무섭지 않았다. 르블랑과 니코의 티어가 높아서 걱정이 됐다. 하지만 두 챔피언은 아지르의 숙련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린다면 상대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아지르 쪽이 잘하면 잘할수록 버티기 쉬우니까, (미드에서 1티어 픽을 내주더라도) 다른 라인에 좋은 픽을 주면 게임이 쉬워질 거로 생각했다.”

-우승 후 ‘쵸비의 시대가 아닌 대한민국의 시대’라고 해서 화제가 됐다.
“나만 잘한 게 아니라 국가대표팀 모두가 잘해서 만든 성과인데 그런 자리에서 나만 주목받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아시안게임은 국가대표로 나선 대회인 만큼 선수 개인보다 국가의 위상 높이기가 최우선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팀 해산 후 바로 월즈 준비에 돌입했다.
“미리 메타 분석을 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 대표팀에서 젠지로 돌아오자마자 바로 월즈 대비 연습을 시작했는데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기도 했다. 복귀 후 한 2주 동안은 눈에서 쌍꺼풀이 사라지질 않더라. 스스로도 몸이 피로하다는 게 느껴졌다. 그래도 열심히 임했고, 연습 결과도 좋았는데…결국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아쉬울 따름이다.”

-BLG의 8강전, 젠지는 무엇을 준비했고 무엇이 기대대로 이뤄지지 않았나.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일단 아지르 대 오리아나 구도에서 아지르를 할지 안 할지부터 검토해볼 것 같다. 다시 아지르를 한다면 칼날비와 정복자 룬 중에 어떤 걸 들지도 고민해볼 것 같다. 연습에선 아지르로 오리아나를 잘 상대했고, 내가 우위를 점하기도 했다. 8강전에선 그게 잘 안 됐다. 플레이의 문제인지, 라인전에서 힘이 빠지는 정복자 룬 때문에 우위를 점하지 못한 건지 고민해봐야 한다.
사실 1·2세트는 아지르 대 오리아나 구도가 핵심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아지르로 우위를 점해도 힘들었을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1세트 때 우리가 챔피언을 잘못 골랐다는 생각이 든다. BLG의 칼리스타·레나타 상대로 우리는 아펠리오스·탐 켄치를 뽑았는데 게임을 하면서 탐 켄치가 붕 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부분이 미흡했던 것 같다.
5세트에선 내 스킬샷 적중률이 많이 아쉬웠던 것 같다. 하지만 스킬샷 적중률의 아쉬움은 내 개인적인 감상이고, 그 전에 팀으로서는 스킬샷이 좋지 않아도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했다. 그런 상황을 만들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아지르 대 오리아나 구도에서 젠지나 정 선수가 기대했던 상황이 펼쳐지지 않았나.
“연습에서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아지르가 할 만한 구도라고 생각한다. 아지르가 6레벨 이전에 고전하는데 그때까지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으면 이후부터는 아지르 쪽에서도 할 말이 생긴다. 게임 후반에 오리아나라는 1티어 픽 상대로도 꿀리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도 픽의 이유가 생긴다. 미드에서 살짝 불리한 정도를 유지하면서 다른 라인에서 밴픽 이득을 볼 수 있다면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구도를 열심히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아쉽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2세트 이후 아칼리나 요네로 선회한 판단은 옳았다고 보나.
“사실 그 판단보다는…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오리아나를 밴하자고 팀에 강하게 어필했을 것 같다. 아지르가 조금 잘 풀리면 오리아나를 상대할 만하다. 그런데 아칼리 대 오리아나 구도에선 라인전은 할 만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초조함을 느꼈다. 아칼리는 몸이 들어가야 하는 챔피언이다. 오리아나 쪽이 잘만 한다면 아칼리 대처가 어렵지 않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차라리 오리아나를 자르고 니코 대 아칼리 구도를 한 번 더 유도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정 선수도 오리아나의 달인이다. 젠지가 오리아나를 고르는 선택지는 없었나.
“내가 오리아나를 하는 선택지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오리아나를 고르면 상대가 무조건 신드라·자르반 4세, 니코·자르반 4세를 할 거라고 생각했다. 오리아나 대 신드라 매치업만 놓고 보면 버프를 받은 오리아나로 충분히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신드라에 자르반 4세가 보태지면 플레이 난도가 높아진다.
오리아나의 밸류는 게임이 길어질수록 빛이 나지만 내가 초중반에 힘을 쓰지 못할 거로 여겼다. 양 팀의 전력을 분석했을 때 내가 이 타이밍에 힘을 쓰지 못하면 좋지 않다고 봤다. 오리아나를 내주더라도 내가 힘을 쓸 수 있는 방향이 더 낫다고, 오리아나를 내주고 다른 픽을 가져가는 게 낫다고 당시에는 생각했다. 사실 아지로로도, 아칼리로도 오리아나를 잘 상대할 수 있는 건데…결국 인 게임에서 못해서 진 거라서 할 말이 없다.”

-젠지도, 대표팀도 정 선수에게 불리한 4대6 구도의 미드 밴픽을 맡겼다는 평가도 있다.
“그런 밴픽을 많이 한 것 같기는 하다. 내가 그런 밴픽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6대4로 유리한 구도에서 기대만큼 리드를 점하면 그게 기본값이지만, 내가 4대6으로 불리한 구도에서 그걸 뒤집거나 한다면 상대의 기댓값을 깨부술 수 있어서다.
우리가 이유 없이 4대6으로 불리한 픽을 하는 건 아니지 않겠나. 미드가 불리하면 그만큼 다른 라인에서 유리한 밴픽을 만들어낼 수 있고, 조합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그런 밴픽을 통해 게임을 진행시킬 수만 있다면 나는 좋다고 생각한다.”

-6대4를 7대3으로 만들 수도 있는데, 그보다 4대6을 5대5로 만드는 게 낫다고 보나.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예전에 나는 ‘라인전은 잘하는데 게임을 못 이긴다’는 평가를 받지 않았나(웃음). 나도 라인전은 솔직히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성장 기대치가 있는 챔피언으로 라인전 단계를 넘겼을 때 후반에 어느 쪽 조합이 더 좋은지를 중요시한다. 내가 (불리한 구도에서 라인전 승리를) 해내지 못한다면 패배하겠지만, 해낸다면 더 큰 리턴이 온다.”

-본인만의 밴픽 이론이 있나.
“큰 경기일수록 버티는 픽, 밸류 높은 픽을 가져간 쪽이 유리하다. ‘페이커’ 선수처럼 강심장을 제외하면 결국 큰 경기에선 더 소극적으로 플레이하기 마련이다. 경기를 치르다 보면 느껴진다. 솔직히 많은 프로 선수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굴리는 쪽은 잘 굴려야 한다. 5세트쯤 가면 실수를 안 하기가 힘들다. 사람이 하는 것이다 보니 1세트와 5세트의 플레이가 같을 수는 없다. 똑같은 픽과 조합을 선택해도 다른 결과가 나온다. 아니, 사실 1세트와 2세트만 해도 다르다.”

-정 선수가 국제전에 약하다는 평가가 ‘프레임’이라고 생각하나.
“앞으로도 국제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그런 평가는 프레임이 아니라 사실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주변의 평가를 의식하지 않는다. 만약 그런 영양가 없는 얘기에 휘둘린다면 휘둘린 나 자신에게 화가 날 것 같다. 그럴 시간에 나의 플레이, 앞으로 팀원들과 맞춰나갈 것들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또한 프로는 결과로 증명하는 곳이다. 나 개인한테는 과정이 남겠지만 역사에는 결과만 남는다. 좋은 결과를 낸다면 모두 해결될 문제다.”


-2024년의 젠지는 어떤 팀이 됐으면 하나.
“리그에서는 유연하게 대처하는 게임을 했는데, 국제대회에서는 변수가 발생했을 때 플레이가 굳어버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솔직하게 국내 리그에서는 내년에도 잘할 것 같다. 팀원들의 활약 여부까지는 내가 평가할 수 없지만 나는 잘할 거로 예상한다. 이제 국제대회에서도 변수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선수와 팀이 되고 싶다.”

-끝으로 인터뷰를 통해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올해는 전보다 마음이 편안하다. 흔들리지 않는 법을 배웠다. 최근 SNS 다이렉트 메시지를 확인했다. 많은 팬들께서 응원과 걱정의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감사하다. 물론 가계정으로 욕을 보내는 분들도 계신데(웃음). 팬분들께서 온라인 커뮤니티 같은 걸 보실 때 상처받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제 정신 건강은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 아, 신체 건강은 좀 걱정해주셔도 된다. 건강 관리를 열심히 하는 편인데도 이번엔 독감 후유증이 오래간다. 하하.”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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