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까지 재계약 황희찬, 명문 구단 이적설은 '쏙'…울브스서 맹활약 선택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황희찬이 울버햄프턴과의 재계약을 사실상 마무리 지으면서 이적설이 당분간 쏙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은 지난여름엔 이탈리아 등 영국 밖에 있는 구단과의 이적설에 휩싸였다. 최근엔 소속팀 맹활약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명문 아스널과 연결됐다.
울버햄프턴은 오는 17일(한국시간) 오후 11시 영국 런던에 위치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경기를 앞두고 14일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서 울버햄프턴을 지휘하는 개리 오닐 감독은 직접 황희찬과의 재계약 소식을 언급하며 협상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오닐 감독은 "이번 시즌 차니가 보여준 활약은 팀이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앞으로도 활약이 이어지길 바란다"라면서 "그와 재계약을 체결하게 돼 기쁘다. 내가 이곳에 온 후로 그는 열심히 노력했고, 나와 코칭 스태프, 팀 동료들에게 모든 것을 줬다"라고 재계약 소식을 전했다.
또한 "만약 지금과 같은 경기력이 이어지고,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관리한다면 시즌 15골~20골을 기록하지 못 할 이유가 없다"라면서 남은 시즌 황희찬의 활약을 크게 기대했다.
황희찬은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방출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4개월 만에 180도 변신하면서 울버햄프턴의 핵심 멤버로 거듭 났다.
앞서 유럽 축구 이적시장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지난 13일(한국시간) 개인 SNS를 통해 "울버햄프턴이 황희찬과 새로운 계약에 합의했다. 새로운 계약은 2028년 6월까지 유효하며,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계약을 통해 황희찬은 구단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 대열에 합류할 것이다. 그들의 최고의 선를 위한 울버햄프턴의 거대한 움직임이다"라며 황희찬이 구단 최고 연봉자로 등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BC도 로마노 보도를 인용하면서 "울버햄프턴이 황희찬과 2028년 6월까지 재계약에 합의했다"라고 소식을 전했다.
울버햄프턴 구단 소식을 전하는 몰리뉴뉴스는 "울버햄프턴은 27세 공격수 황희찬을 최고 연봉 선수로 만드는 데 합의했다. 황희찬은 구단에 온 후 가장 훌륭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고, 울버햄프턴은 보상을 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제 결실을 맺었다"라고 보도했다.
황희찬은 현재 울버햄프턴에서 주급 3만 파운드(약 4980만원)를 수령하고 있다. 구단 내 최고 연봉을 수령하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인 파블로 사라비아의 주급은 9만 파운드(약 1억4762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황희찬이 이번 재계약에 서명하게 된다면 사라비아와 비슷한 수준의 급료를 받게 될 예정이다.
오닐 감독이 직접 황희찬과의 재계약 사실을 공표한 만큼, 구단 차원에서도 곧 공식 발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황희찬의 이번 재계약 체결은 프리미어리그 빅클럽 이적을 당분간 진행할 가능성이 적다는 뜻이기도 하다.
울버햄프턴은 지난여름 구단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황희찬을 방출할 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여름 몰리뉴뉴스는 "울버햄프턴은 최근 막대한 지출을 했다. 일부 선수들을 판매할 시점에 이르렀다. 후벵 네베스가 방출 1순위로 거론되고 있으며, 황희찬에 대한 언급도 있다. 많은 팀들이 황희찬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고 전했고,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로 떠난 네베스를 포함해 많은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현지에서는 리즈 유나이티드와 조세 무리뉴 감독의 AS로마, 독일 볼프스부르크 등을 황희찬의 새로운 행선지 후보로 거론했다. 하지만 황희찬은 이적 대신 잔류를 택했다. 목표는 명확했다. 울버햄프턴과 함께 유럽클럽대항전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황희찬은 실력으로 위기를 타파했다.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전에서 교체로 나와 시즌 첫 골에 성공했던 황희찬은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에서도 교체 투입 후 득점을 터트려 오닐 감독 체제에서 선발 멤버로 등극했다.
이후 황희찬은 5라운드 리버풀전부터 시작해 12라운드까지 리그 12경기 연속 선발 출전에 성공했다. 특히 9라운드 본머스전부터는 8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하고 있다.
시즌 개막 후 황희찬은 현재까지 리그에서만 8골2도움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리그컵에서도 한 골 넣으면서 시즌 10호골을 목전에 뒀다.
브라이턴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조금씩 출전 기회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이후 활약은 눈부혔다.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 5라운드 리버풀을 만나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6라운드 루턴 타운과의 경기에서는 침묵했지만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와 애스턴 빌라에 득점을 꽂아넣으면서 물오른 결정력을 과시했다. 특히 맨시티전에서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기도 했다. 경기 전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황희찬을 '더 코리안 가이'라고 칭한 것이 화제가 됐고, 황희찬은 본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해 울버햄프턴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과르디올라는 물론 그 경기를 지켜본 수많은 팬들에게 이름 석자를 똑똑히 새겨넣었다.
강호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환상적인 슛 페인팅에 이은 마무리로 리그 6호골을 기록한 황희찬은 울버햄프턴 팬들이 뽑은 10월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뜨거운 인기를 실감했다.
이렇다보니 황희찬을 향한 관심이 끊이질 않았다. 프리미어리그 유일 무패 우승에 빛나는 빅클럽 아스널이 황희찬을 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스페인 아스는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스널이 황희찬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울버햄프턴은 아스널 등 황희찬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팀들을 차단하고 황희찬을 붙잡기 위해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 역시 "황희찬은 이번 시즌 팀 핵심이 됐다. 구단은 황희찬의 훌륭한 경기력을 추가 계약으로 보상하고자 한다"라며 울버햄프턴이 아스널로부터 황희찬을 지키고자 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황희찬의 선택은 재계약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현 소속팀 주전을 꿰찬 만큼 당분간 익숙한 곳에서 상승세를 이어가자는 뜻이다.
사진=연합뉴스, 울버햄프턴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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